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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 뉴 9-5 에어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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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cellpadding="0" cellspacing="0" border="0"><TR><TD colspan="2" valign=top style="line-height:20px;"><table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align="left"><tr><td><img src="http://auto.joins.com/picture/car_ride/200603074584200_article.jpg" border="0"></td></tr></table>7년만에 모습을 바꾼 사브의 고급 중형 세단 뉴 9-5 에어로가 등장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스파이샷들이 나돌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역시 디자인의 변화가 가장 큰 이슈다.

새로운 9-5 역시 3가지 모델로 구성이 되는데 2.0리터 엔진을 베이스로 150마력의 출력을 내는 리니어(Linear), 2.3리터 엔진으로 185마력을 발휘하는 아크(ARC)와 동 배기량에서 260마력을 발휘하는 에어로(Aero)가 그것들이다.

시승차를 대하고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프론트 마스크. 최근 유행하는 블랙톤의 헤드램프를 적용시켜 강인함을 표현해냈다. 사브 측은 뉴 9-5에 대해 북국에서 온 맹수와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실제로 차를 대할 때 전면의 공격적인 분위기가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측면의 바디라인은 기존 모델과 큰 차이점이 없어 옆면에서 뉴 9-5를 볼 경우라면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후면은 램프의 디자인이 변화가 포인트이며 이로 인해 디자인의 변경을 누구나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실내로 들어서도 변화는 계속된다. 사실상 기존 9-5의 인테리어가 너무 클래식(?) 했던 것에 반해 세련된 이미지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먼저 발표된 9-3와 맥을 같이 하는 디자인이 기본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산뜻함과 심플함을 고루 살려냈다. 특히 계기판 부분이 깔끔하게 다듬어진 것이 가장 눈에 띈다. 과거와 달리 화이트 톤으로 마무리 되어 있고 타코미터를 비롯한 각종 게이지와의 조화도 뛰어나다.

더욱 스포티하게 다듬어진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 수동 변속 조작 버튼도 뉴 9-3 시리즈와 같이 엄지 손가락으로 누를 수 있도록 만들어져 편의성을 살렸다. 센터페시아는 인테리어 변화의 중심이다. 심플하지만 편리하도록 만들어진 버튼들과 다이얼의 구성이 무척 돋보이기 때문이다. 각각의 조작 버튼 및 다이얼에 대한 공부(?)없이도 바로 작동 시킬 수 있다는 점은 최근 단순한 조작을 복잡하게 구사하도록 한 일부 모델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보여진다.

<b>이제부터 시승에 나서보자. 시승모델은 고성능의 에어로.</b>

이전 모델은 이미 여러 차례 시승을 해 봤지만 그때마다 느껴졌던 강력한 엔진 파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전 모델은 2.3리터 터보 엔진을 베이스로 250마력의 출력과 35.7kg.m의 토크를 발생시켰다. 새로운 에어로는 토크는 같지만 마력이 10마력 가량 늘어난 것이 차이점. 낮은 rpm부터 꾸준히 토크를 발생시키는 점 역시 사브다운 구성이다. 2.3 터보 엔진의 연비는 리터당 8.9km로 아크와 같은 수준이다.

엔진과 매칭을 이루는 변속기는 사브의 5단 센트로닉 트랜스미션. 자동과 수동을 지원하며 스포츠 모드를 사용할 수 있어 오너가 원하는 변속 스타일에 맞춰 운전을 할 수 있다.

고속도로에 올라 고속 주행능력을 체감했다. 기본 변속모드는 D레인지에 셀렉트 레버를 고정시킨 채 가속 페달을 깊숙히 밟았다. 기어 변속과 더불어 약간의 터보 랙이 느껴진다. 이후 치고 나가는 능력은 다분히 에어로 다운 맛을 느끼게 한다. 다양한 수입 브랜드들에서 널리 사용하는 추세인 6단 자동변속기는 아니지만 각 기어의 비율이 좋아 뉴 9-5의 성능을 체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서스펜션도 이전 모델보다 안정되어 있어 고속주행시 불안감을 느끼기도 어렵다. 약 200km/h를 오르내리는 순간에도 원할 때마다 충분한 가속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역시 고성능 모델다운 면모를 느끼게 해준다. 고속을 달리다가도 브레이크를 통해 속도를 제어하면 원하는 만큼의 제동력이 나온다는 점 역시 무척 마음에 든다.

이번 테스트는 가감속이 심하게 반복되며 급격한 코너링이 많은 와인딩 로드 주행. 매뉴얼 모드로 바꾸고 차체 자세 제어 장치인 ESP를 Off시켰다.

1단에 기어를 고정한 채 가속페달을 밟자 약하게 슬립음을 발생시키며 뛰쳐나간다. 2단으로 변속. 가속감이 절정에 이르고 에어로는 하늘을 향해 질주하는 전투기처럼 박진감 넘치는 달리기를 만들어낸다. 3단으로 이어지자 가속감은 약간 주춤하는 듯 하지만 일반 세단들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폭발적인 가속력으로 차체를 밀어붙인다. 가속페달에 발이 계속 얹혀있는 상태라면 터보랙이 전해지지 않아 가속을 즐기는 동안 상당한 만족감을 전해준다.

눈앞에 첫번 째 코너가 나타났다.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이는 제동능력을 이미 체감한 바 있기 때문에 최대한 코너에 근접한 후 빠른 브레이크를 구사했다. 물론 감속도 동시에 시도. 타이어의 마찰음과 더불어 원하는 포인트에서 속도가 맞춰진다. 하지만 이때 변속기는 필자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약간의 아쉬움이 발생한 부분이다. 저속 코너를 대비하기 위해 어느 정도 감속된 타이밍에서 2단으로 기어를 유도했음에도 엔진 보호 프로그램으로 인해 기어 변속기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예상대로였다면 레드존을 중심으로 약간의 rpm이 여유가 있었을텐데...

문제는 다음부터다 CP이후 가속을 위해 페달을 밟았을 때 3단 기어로는 치고 나가기에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낮아진 rpm에서 다시금 에어로의 가속력이 절정에 달하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 문제는 저속코너에서 발생되는 문제다. 이보다 속도가 높은 코너에서는 3단 기어로도 충분한 가속이 이뤄지기 때문에 빠른 주행이 가능했다.

코너링시 롤은 어느 정도 발생하는 편. 롤을 강하게 억제하면 코너링에서 유리하긴 하지만 세단에 있어 무작정 하드한 서스펜션 및 스테빌라이져를 채용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런 맥락으로 볼 때 적정한 선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데 뉴 9-5 에어로 역시 기존 모델처럼 승차감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 크다. 물론 기존 모델보다 강해진 서스펜션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어 비율이 맞아 떨어지는 코너를 탈출할 때 강력한 토크가 타이어를 스핀시키며 일시적으로 구동력을 확보시키지 못할 정도의 성능을 보였던 것을 생각하면 약간 더 하드하게 조여 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소프트한 서스펜션으로 인해 승차감은 뛰어나다. 하지만 에어로 정도를 선택하는 오너라면 녀석의 주행 성능에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성능 향상을 제공시켜 주는 옵션을 늘려줄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스티어 특성은 약한 언더스티어. 물론 오버스피드로 돌입한다면 언더스티어가 커지긴 하지만 무리를 하지 않으면서 정석에 맞춰 주행을 펼쳐나간다면 약 언더스티어가 기본이 된다. 단, 강력한 토크가 일시적으로 몰릴 경우 한시적으로 트랙션을 상실하며 뛰쳐나가기 때문에 이 부분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 에어로를 빨리 운전하기 위한 포인트는 부스트 압력의 유지다. 최근 터보엔진들은 고압축의 저부스트를 많이 셋업하고 있는데 이때의 장점이라면 자연흡기 엔진과 같이 꾸준한 출력 향상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반면 과거 터보엔진과 같이 저압축에 고부스트를 사용할 경우 약간의 터보랙이 발생하며 이후 폭발적인 힘으로 차를 밀어 붙인다는 점이 다르다. 사브 뉴 9-5 에어로는 후자에 속한다. 물론 방식이 전통적인 터보엔진과 맥을 같이 한다고 엔진 성능이나 스펙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2.3 리터급에서 이 정도의 출력을 내는 차는 흔치 않으니까 말이다.

사브 측에 따르면 뉴 9-5 에어로의 2.3리터 터보엔진은 낮은 rpm부터 높은 토크가 발생시킨다고 말하고 있다. 맞다. 하지만 터보랙은 있다. 결국 부스트 압력이 떨어질 경우 다시 압력을 올리는 시점까지 약간은 멍하게 있다가 치고 나간다는 것이다. (물론 1~2초 내외지만 운전자는 이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진다.) 따라서 에어로의 운전자는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부스트 압력을 유지해주기 위한 운전을 구사해야 한다.

코너링의 경우라도 진입속도보다는 탈출에서의 가속에 비중을 두는 것이 좋다. 결국 여유있게 코너를 들어가서 계속 가속페달을 밟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후 유지된 부스트압력을 베이스로 재가속을 하며 터보엔진의 장점을 발산시켜야 한다는 것. 보통의 자연흡기 차에 익숙한 경우 이 절차가 까다롭다고 느낄 수 있지만 코너 진입시 참았던 파워를 탈출시점에서 폭발시킬 때의 만족감은 자연흡기 엔진에서 누릴 수 없는 감동을 전해준다. 단, 주의할 것은 코너링 중 가속페달을 너무 많이 밟으면 차가 불안정하게 뛰쳐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심한 가속페달의 조작이 몸에 베어야 에어로를 빠르게 탈 수 있게 된다.

사실 어떤 차라도 모든 조건에서 강하게 달릴 수는 없다. 뉴 9-5 역시 강력한 가속력을 가졌지만 저속코너에서는 기어비율이 맞지 않아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결국 자신의 차의 성능에 맞춰 어느 정도 운전 기술을 다듬어야 차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게 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사브 9-5 에어로. 디자인의 변화는 사실 너무나 필요했던 요소인 만큼 만족감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내 부분의 변화 역시 타사의 모델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성능은 역시 에어로다. 서스펜션이 다소 소프트 하긴 하지만 고속도로에 올라 폭발적인 가속력을 과시하며 도로를 질주하는데 있어 에어로와 같은 마약이 또 있을까? 이러한 가속병은 웬만해서 잊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터보엔진이 전해주는 짜릿한 희열을 잠재워 줄 백신이 있다면 모르지만...

사브 뉴 9-5 에어로. 다른 차들과 같이 장단점이 교차하긴 했지만 존재의 가치가 충분한.. 매력적인 차임을 다시 한번 체감하게 한 시간이었다.</TD></TR></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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