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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국방 “MB 군사협력 바꾸려다 UAE 반발해 임종석이 방문”

중앙일보

입력

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 오른쪽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통령 특사로 UAE를 왕세제 만나는 모습 [사진 뉴스1, 청와대]

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 오른쪽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통령 특사로 UAE를 왕세제 만나는 모습 [사진 뉴스1, 청와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최근 정치권 인사 A를 만나 “현 정부가 이명박(MB) 정부 때 아랍에미리트(UAE)와 체결한 군사 관련 양해각서(MOU)를 수정하려다 UAE로부터 문제제기를 받았다”며 “이를 수습하기 위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UAE를 방문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송 장관은 A에게 “지난해 11월 3일 (내가) UAE를 방문해 ‘2009년 체결된 MOU에 절차상 문제가 있고 국내법상 국회 동의를 거치거나 내용을 변경해야 한다’고 밝혔다”며 “이를 UAE 측이 거부했다”고 설명했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송 장관은 이 자리에서 “귀국 후 UAE 측의 반발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이 문제를 덮어둘 수만은 없다고 판단한 대통령이 임 실장을 특사로 파견하기로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송 장관은 또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11월 UAE와 체결된 군사협정이나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12월 체결된 상호군수지원협정(MLSA) MOU는 임 실장 특사 파견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송 장관과 A의 대화에서 문제가 된 MOU의 내용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MOU는 김태영 전 장관이 2009년 11월 UAE를 두 차례 방문해 체결한 비밀 MOU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MOU 체결은 이 전 대통령이 UAE와 정상회담을 갖고 47조 원대 원전 수주를 확정 짓기 한 달 전에 이뤄진 일이다.

여기엔 한국과 UAE의 유사시 군사적 지원 및 방산기술 교류, 군 교육훈련 협력, 군 고위인사 교환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군사적 지원 분야에 대한 내용 변경을 송 장관이 언급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당시 국회 추궁에도 해당 MOU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송 장관은 3일에도 국회 국방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을 만나 UAE 관련 대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방부는 관련 대화가 없었다며 공식 부인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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