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를 무는 UAE 특사 방문 의혹, 군사협정 공방으로 번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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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특사로 UAE 왕세제 만난 임종석 비서실장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대통령 특사로 UAE 왕세제 만난 임종석 비서실장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방문과 관련한 의혹이 한 달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9~12일 임 실장의 특사 파견 직후 원인철 합참 군사지원본부장(공군 중장)이 UAE군(軍) 특전사령관을 면담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은 “국방부에 따르면 원 본부장이 12월 15일 전후 UAE에서 특전사령관을 만나 아크부대와 청해부대, UAE 특전사 간의 연합 훈련 확대 방안을 협의했다”며 “이는 군사협력을 둘러싼 갈등 진화가 그만큼 급했다는 의심을 낳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혹이 계속되면서 이제는 지난 정부 시절에 UAE와 채결한 군사협정 공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5일 한국·UAE 간 군사협력 협정이 이명박 정부가 아닌 노무현 정권 때 체결됐다는 보도에 대해 국방부가 “맞는 사실”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는 양국 간 군사협력에 문제가 있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UAE 방문했다는 주장과 배치된다.

앞서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용 국방위원장도 “UAE와의 군사협정은 이명박 정부가 아닌 노무현 정부 시절 체결됐고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체결한 MOU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체결한 협정을 강화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임 실장의 특사 파견이 이명박·박근혜정부 시절 UAE와 체결한 잘못된 양해각서 때문이라는 주장을 해온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양국 정부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11월 군사협정을 체결했고 이를 바탕으로 UAE 파병을 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UAE 군사협력은 원전이 아니라 고등훈련기 T-50 수출 등 항공·방위사업에 국한됐고, 그 합의마저 이명박 대통령 초기인 2008년에 완전히 깨져버렸다”고 설명했다.

상충된 주장이 연이어 나오자 5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야3당 공조 하에 국정조사를 포함해 국회에서 모든 역량을 갖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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