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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9살, 남자는 12살이면 결혼?…터키정부 해석에 ‘조혼 조장’ 비판

중앙일보

입력

세이브더칠드런이 지난해 6월 내놓은 '어린 시절의 끝 2017' 보고서 중 조혼에 대해 경고한 부분 . 보고서는 아동 노동, 조혼, 질병 예방 미흡, 교육의 기회 박탈 등이 아동의 삶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아이답게 자랄 기회도 박탈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포토]

세이브더칠드런이 지난해 6월 내놓은 '어린 시절의 끝 2017' 보고서 중 조혼에 대해 경고한 부분 . 보고서는 아동 노동, 조혼, 질병 예방 미흡, 교육의 기회 박탈 등이 아동의 삶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아이답게 자랄 기회도 박탈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포토]

터키 정부가 여자는 9세부터 결혼할 수 있다는 이슬람 율법해석을 공식 홈페이지에 올려 큰 논란이 일자 이를 삭제했다. 이슬람교 사무를 관할하는 터키 정부기관 디야네트(종교청)는 최근 이슬람법에 따른 결혼 최저연령을 여자 9세, 남자 12세로 해석한 글을 공식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같은 사실이 터키 현지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여성ㆍ아동권리 보호단체 등 시민사회와 야당은 ‘우려하던 일이 일어났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현재 터키 민법상 결혼 가능 연령은 18세이며 특수한 사정이 있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 16세 이상 남녀는 결혼할 수 있다. 하지만 농촌 등 터키 내 보수적인 지역에서는 불법 조혼이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11월 터키 여당 주도로 관공서뿐 아니라 공무원 신분의 이슬람 성직자 ‘무프티’도 혼인증서를 줄 수 있도록 법을 개정, 조혼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슬람 성직자가 실정법이 아니라 이슬람법에 따라 조혼을 눈감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종교청 웹사이트에 ‘9세 이상 여자는 결혼할 수 있다’는 내용이 실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조혼 현실화 논란이 커진 것이다.

비판이 거세지자 종교청은 문제의 글을 삭제하고,  “문제의 글은 이슬람 율법을 해설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조혼을 인정하지도 않고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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