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국방부 차관을 지낸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3년 12월 10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상호군수지원협정(MLSA)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UAE의 요구로 대외비로 분류했다”고 말했다.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1/05/27f24b35-f3d2-4f8f-a3e9-039b8dc6bfc2.jpg)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 [중앙포토]
백 의원은 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제가 국방부 차관으로 있을 때 MLSA가 체결됐지만 특별한 내용이 없어서 뚜렷하게 기억나지 않아 국방부에 확인을 해봤다”며 이같이 밝혔다. 백 의원은 2013년 3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국방부 차관을 맡았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군 고위 당국자를 지낸 인사가 UAE와 군사 비밀 양해각서를 체결했음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백 의원은 다만 “국방부 장·차관 등 고위급이 참여한 게 아니고 국장급 수준에서 체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백 의원은 “UAE와의 MLSA는 다른 국가와 맺은 협정과 내용은 거의 같다”면서 “UAE 측 요구로 비밀로 했을 뿐 특별한 내용이 있어 숨긴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MLSA는 양국 군대가 평시와 전시에 각종 군수 물품·용역을 지원하는 협정으로,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가 중동지역 분쟁에 자동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켰다.
백 의원은 그러나 MLSA가 이명박 정부의 UAE 원전 수주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가 2009년 UAE 원전을 수주하면서 이면계약을 맺었고, 그 여파로 박근혜 정부가 비밀 MOU를 체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UAE 방문과 관련해 ‘원전게이트’로 규정하고 국정조사를 주장해왔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학용 의원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한·UAE 군사협정 체결에 따라 아크부대 파병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파병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12월 UAE 원전 수주 후 약 1년 만인 2010년 11월 발표됐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