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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 한 해 1000만 명 몰리는 ‘여수 야경’의 화룡점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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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달 28일 오후 전남 여수 돌산공원 내 해상 케이블카 전망대. 쌀쌀한 날씨 속에 야외 옥상에 오른 관광객들이 “와~” 하는 감탄사를 쏟아냈다. 여수 앞바다에 뜬 케이블카 20여 대가 현란한 야경을 배경으로 비행을 하듯 오가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져서다.

‘여수 밤바다’ 누비는 케이블카 #2014년 개통 국내 첫 해상 케이블카 #돌산·거북선대교, 다도해 섬 등 조망 #바닥 투명해 바다 경관 볼 수 있어 #여수 대표 관광 콘텐트 자리매김

관광객들은 날렵한 모양의 캐빈(객실)이 50여 가지 불빛을 내뿜는 거북선대교 상공을 오가는 광경을 찍기 위해 연신 스마트폰의 셔터를 눌렀다. 전망대 한쪽에서는 돌산대교 뒤편으로 펼쳐진 형형색색의 야경을 넋을 잃은 듯 바라보는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황석안(44·경북 경주시)씨는 “바다 위를 횡단하는 짜릿함과 여수의 소문 난 야경을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는 명소”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운행된 해상 케이블카가 해양도시 여수를 대표하는 관광 콘텐트가 됐다. 캐빈 안에 앉아 국립공원인 오동도나 남해의 풍광을 체험하려는 연인·가족 단위 관광객이 매년 늘고 있다.

전남 여수 앞바다를 오가는 해상 케이블카. 남해 바다 일대의 야경을 배경으로 운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여수 앞바다를 오가는 해상 케이블카. 남해 바다 일대의 야경을 배경으로 운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014년 12월 여수 앞바다에서 운행을 시작한 케이블카는 36개월 동안 610만8000여 명이 체험했다. 민간사업자가 360억원을 들여 5인용과 8인용 캐빈 50대를 운행하고 있다. 전체 캐빈 중 10여 대는 바다 경관을 내려볼 수 있도록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을 도입했다. 발 아래로 푸른 바다와 건물들, 선박들이 오가는 아찔한 경험을 할 수 있어 바닥이 막힌 일반 캐빈보다 스릴이 있다.

이 케이블카는 여수 앞바다부터 다도해의 섬 등을 두루 볼 수 있는 조망권을 갖췄다. 여수 돌산과 도심을 잇는 돌산대교부터 케이블카가 오가는 거북선대교 일대를 90~100m 상공에서 감상할 수 있다.

거북선대교 상공을 지날 때면 ‘하멜전시관’ 건물과 붉은색 ‘하멜등대’가 나타난다. 조선 효종 때 제주도 앞바다를 표류하다 붙잡혀온 네덜란드 선원 하멜이 고국으로 탈출한 곳에 세워진 등대다. 2012년 10월 개관한 하멜전시관에는 하멜이 쓴 『하멜보고서』(하멜표류기)사본과 2007년 하멜의 고향인 네덜란드 호르큼(Gorcum)시에서 기증한 하멜 동상 등이 있다.

하멜전시관 뒤편 언덕에는 알록달록한 색칠을 한 옛 주택들이 관광객의 시선을 잡아끈다. 30~40년 이상 된 허름한 주택들의 지붕과 벽을 붉은색과 노란색·분홍색 페인트로 칠해 70~80년대 향수를 자극한다. 케이블카가 자산공원 언덕을 넘어서면 멀리 오동도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린 여수 신항 일대의 전경이 탑승객을 맞이한다.

케이블카를 탄 어린이가 거북선대교 상공을 지나며 즐거워하는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케이블카를 탄 어린이가 거북선대교 상공을 지나며 즐거워하는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여수 케이블카는 연간 1000만 명 이상이 찾는 여수의 밤 풍경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돌산공원과 자산공원까지 1500m를 오가는 케이블카가 여수 일대의 불빛들과 만나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남해안에 새롭게 조성된 관광 콘텐트가 기존 여수 시내와 바다 곳곳을 수놓았던 야경을 완성한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된 것이다.

원래 여수는 돌산대교와 인근 장군도, 하멜등대, 이순신광장 등의 야경이 좋기로 이름난 곳이다. 시내 곳곳에 설치된 가로등과 형형색색 조명이 바닷물에 반사된 광경은 이국적인 경관을 연출한다. 여기에 2012년 6월 거북선대교 개통에 이어 해상 케이블카까지 운행되면서 여수의 야경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여수는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1421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15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여수의 경우 2012년 세계박람회 효과로 1525만명이 방문한 후 2013년 1041만명, 2014년 988만명, 2015년 1358만명, 2016년 1316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와 세계박람회 개최 과정에서 입소문을 탄 밤의 풍경을 체험하기 위한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주철현 여수시장은 “한 해 1000만명 이상이 찾는 수려한 야경과 풍부한 수산자원을 바탕으로 한 ‘여수 해양문화’의 힘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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