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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자영업에 지친 중년, 돈받으며 직업훈련해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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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박영재의 은퇴와 Jobs(12)

김현석(55) 씨는 8년 전 중견기업 총무부장으로 명예퇴직했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 퇴직금과 모아둔 자금으로 당시 유행하던 편의점을 창업했다가 결국 2년 만에 폐업했고, 이 과정에서 하루 18시간씩 편의점을 운영하며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많은 금전적인 손실도 보았다. 그 후에도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신용카드 상담사, 보험설계사, 대출 상담사 등 여러 가지 일을 해 봤으나 그 일이 본인의 적성에 맞지 않고, 수입도 신통치 않았다. 아이들이 재학 중이기 때문에 학비와 생활비가 항상 부족했다. 노후를 대비해 마련했던 오피스텔과 살던 집을 처분해 지금은 반지하에 전세로 살고 있다. 가족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기 시작했고 아내와의 관계는 최악이다. 우연히 TV를 시청하는데, 100세 시대를 조망한 특집방송이 눈에 띄었다. 이제 겨우 55세로, 100세까지 산다면 앞으로 45년을 더 살아야 한다. 그 긴 시간을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뼈아픈 창업 실패의 경험 때문에 창업은 생각하기도 싫고, 재취업이 대안이지만 쉽지 않고, 기술도 없고….  점점 두려워진다.

노동부의 사회취약계층 위한 '취업성공패키지' #취업상담·직업훈련 등을 금전 제공하며 진행

취업을 앞둔 고교생부터 중장년에 이르기까지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들로 행사장이 붐비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취업을 앞둔 고교생부터 중장년에 이르기까지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들로 행사장이 붐비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양극화 심화 등으로 중간층 비중은 줄고, 생계가 어려운 저소득층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체 가구의 3분의 1이 빈곤위험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어서 빈곤문제가 사회통합의 중대 걸림돌로 대두하고 있다. 빈곤층으로 진입하거나 탈퇴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근로소득의 증감이다. 즉 저소득 가구에서 근로 능력자의 취업상태는 빈곤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직업을 찾고 있는 저소득 취업 취약 계층에 대해 개인의 취업 계획 수립부터 실행, 훈련, 구직활동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종합 취업지원프로그램이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총 4단계로 구성돼 있다. 개인의 취업 역량과 취업 계획에 따라 각 단계의 기간은 유동적으로 조정되고 최대 1년 동안 취업성공패키지가 진행되며, 취업서비스 제공 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지원도 함께 제공된다.

취업 역량 따라 4단계로 진행

1단계는 진단, 경로 설정의 단계로 상담사를 배정받고 1 대 1 상담을 통해 개인의 특성과 직업 역량에 대해 알아보는 단계다. 최종적으로 개인별 취업지원계획 (IAP : Individual Action Plan)을 세우게 되는데, 본격적인 취업 준비에 앞선 자신을 점검하는 사전단계이다. 직업심리검사 및 해석과 상담사와의 상담이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의 특성과 취업 역량에 대해 더 잘 이해할 기회가 제공된다. 개인별 취업활동계획을 수립한 참여자에게는 식비와 교통비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최대 20만원의 참여수당(취업성공패키지Ⅰ의 경우 25만원)이 지급된다.

2단계는 취업 알선의 단계로서 직접 구인 공고를 확인해 보고 지원도 해보는 등 구체적인 취업활동을 통해 자신의 희망분야와 해당 분야에서 요구하는 역량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직무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탐색하는 단계다. 이 과정에서 상담사로부터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다.

3단계는 직업능력, 직장 적응력 향상 단계로 개인별 취업활동계획(IAP)에 따라 취업의욕 향상 및 근로 능력 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집단상담, 직업훈련,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내일배움카드'를 통한 직업훈련(학원 수강), 국가기간 전략산업 직종훈련, 중소기업인턴제 등 자신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선택해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직업능력개발 내일배움카드제’를 통한 직업훈련의 경우는 취업성공패키지Ⅰ 참여자는 본인 부담금이 전혀 없이 최대 300만원까지(취업성공패키지Ⅱ 참여자는 19~39%의 본인부담금 있으며, 최대 200만원)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특히 직업훈련 참여 중 훈련 기간 생계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해서 훈련참여수당을 지급하는데, 월 최대 40만원까지 지원한다.

충북일자리지원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일자리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충북도]

충북일자리지원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일자리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충북도]

4단계는 취업이 가능하도록 집중적으로 취업을 지원하는 과정이다. 상담사로부터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 구직서류에 대한 클리닉과 더불어 다양한 취업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다. 특히 ‘동행면접’ 실시 등의 방법으로 참여자의 취업을 위한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취업알선을 집중적으로 제공한다. 이러한 준비 과정이 혼자면 외롭고 힘들지만, 상담사와 함께할 수 있어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구직활동을 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방문참여자에게 최다 6만원의 참여 수당을 지급한다.

취업성공패키지 지원 대상자는 취업성공패키지Ⅰ유형의 경우는 만18~64세(단 위기청소년의 경우 만15세~만24세)로 생계급여수급자, 중위소득 60%이하 가구원, 여성가장, 장애인, 위기청소년, 니트족, 북한이탈주민, 결혼 이민자 등이 대상이다.

취업성공패키지 Ⅱ유형은 만18세~64세 이하의 사람 중 고등학교 이하 졸업(예정)자 중 비진학 미취업 청년, 대학교(전문대 포함) 졸업 후 미취업 청년, 고교 및 대학 등 마지막 학년 재학 중 인자, 영세자영업자(연간매출액 8000만원 이상 1억5000만원 미만인 사업자)가 대상이다.

서울 광진구청 취업정보센터에서 구직상담을 하는 한 구직자의 모습.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서울 광진구청 취업정보센터에서 구직상담을 하는 한 구직자의 모습.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중장년층 참여대상자는 만35∼64세 이하로서, ①중위소득 100% 이하의 가구원으로서 실업급여 수급 종료 이후 미취업자, 고용보험 가입 이력은 있으나 수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미취업자, 고용보험 가입 이력이 없는 자 및 ②영세자영업자 (연간매출액 8000만원 이상 1억5000만원 미만인 사업자)가 대상이다.

지원 대상자의 개인별 취업역량 등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토대로 최장 1년 기간 내에서 단계별로 체계적인 취업 지원을 한다.

취업지원프로그램 이용은 국민의 권리

위에 언급된 김현석 씨의 경우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반퇴세대들의 자화상이다. 김현석 씨의 가장 큰 잘못은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한 점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는 납세의 의무이다. 김현석 씨도 그렇고 대부분의 반퇴 세대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성실하게 납세의 의무를 다한 사람들이다.

취업성공패키지는 내가 낸 세금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성실하게 납세의 의무를 다한 내가 이러한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다.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내가 낸 세금으로 운영하는 다양한 정부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자. 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도움도 받고, 다른 참여자로부터 생생한 정보도 획득하고, 또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 지원금을 활용하도록 하자.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tzang1@naver.com

우리 집 주변 요양병원, 어디가 더 좋은지 비교해보고 싶다면? (http:www.joongang.co.kr/Digitalspecial/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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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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