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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이 무서워 한 무인기 프레데터 내년 여름에 퇴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세대 무인기 MQ-1 프레데터가 퇴장한다.

MQ-1 프레데터. [사진 미 공군]

MQ-1 프레데터. [사진 미 공군]

31일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 공군은 내년 여름부터 프레데터를 퇴역할 계획이다. 더 빠르고 더 많은 폭탄을 실을 수 있는 MQ-9 리퍼가 프레데터를 대신한다.

프레데터는 1980년대부터 개발에 착수해 95년부터 배치한 1세대 무인기다. 처음엔 정찰기로 만들어져 RQ-1이란 제식명을 받았다. R은 정찰(Reconnaissance)를 뜻하며, Q는 무인기에 붙는다. 엔진 소음이 마치 잔디 깎기처럼 들린다고 해서 ‘하늘의 잔디 깎기(Lawnmower in the Sky)’란 별명이 붙었다.

1998~99년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NATO)이 코소보 독립을 억압한 유고슬라비아를 공습한 코소보 전쟁 때 처음으로 실전에 참가했다.

프레데터가 거듭난 건 2001년 9·11 테러 때문이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2001년 2월 프레데터에 무장을 다는 연구를 시작했다. 2001년 4월 프레데터는 공대지 미사일인 헬파이어(AGM-114)를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그해 9월 11일 9·11 테러가 벌어진 뒤 프레데터는 바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바로 투입돼 첫 전과를 거뒀다. 그래서 제식명이 RQ-1에서 MQ-1로 바뀌었다. M은 다목적(Multi-role)이란 의미다.

이후 프레데터는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서 늘 선봉을 섰다. 그리고 테러집단 지도자나 제3세계 군벌들을 소리 없이 제거하면서 포식자(프레데터)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해냈다. 예컨대 아프가니스탄에서 은신 중인 알카에다 핵심 인물인 알카타니는 지난해 10월 23일 프레데터의 공습으로 숨졌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생전  ‘드론 포비아(무인기 공포증)’에 빠졌다고 한다. 북한은 2011년 지대공 미사일로 상공의 무인기를 격추하는 훈련까지 진행했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북한의 경호 담당자들이 당시 거의 공황상태에 빠져 있던 징후가 감지됐다”며 “북한 지도부는 ‘최고 존엄’(김정일)도 미국 드론에 의해 제거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김정일이 관계된 행사 날짜를 일절 보도하지 않는 등 신변보호에 안간힘을 썼다”고 전했다.

프레데터는 명성과 함께 ‘학살자’란 오명도 갖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기간 중에만 프레데터는 파키스탄·소말리아·예멘에서 563번의 공습에 참가했다. 부시 행정부 동안의 공습은 57번이었다. 그러나 오인 사격으로 벌어진 민간인 피해가 따랐다. 부시~오바마 행정부 동안 프레데터의 공습으로 1000명이 넘는 민간인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포식자’ MQ-1 프레데터
-길이: 8.22m
-높이: 2.1m
-날개 길이: 16.84m
-적재량: 1t
-최대 속도: 117노트(시속 217㎞)
-항속거리: 1100㎞
-주요 무장: 헬파이어 미사일 2발

▶‘죽음의 사신’ MQ-9 리퍼
-길이: 11m
-높이: 3.81m
-날개 길이: 20m
-적재량: 1.7t
-최대 속도: 260노트(시속 482㎞)
-항속 거리: 1852㎞
-주요 무장: 헬파이어 미사일 4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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