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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틀 연속 강경한 반응 "여러가지 형태로 한일관계 큰 영향"

중앙일보

입력

“(합의 이행을 하지 않으면) 여러가지 형태로 한일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 부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표명에 대해 이틀 연속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전날 “한일관계가 관리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상의 경고에 이어 ‘위안부 합의 준수 및 이행’이라는 기존 일본 정부의 입장을 강하게 어필한 것으로 풀이 된다.

관방 부장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압박 #주일대사관에도 "합의 유지 외 정책적 선택지 없다" #아베 총리 '골포스트' 이어 "1mm도 안움직인다" #내달 초 한국 정부 조치 앞두고 예의주시

니시무라 관방 부장관은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이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 “일본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밝힌 데 대해 반박하는 형식을 취했다. ‘최종적, 불가역적 합의’이며 국가간에 정상적인 협상 과정을 거친 국가간 합의임을 강조한 것이다.

'위안부 소녀상'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중앙포토]

'위안부 소녀상'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중앙포토]

일본 정부는 주일 한국 대사관측에도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구국장은 “한일 양 정부에게 있어서 합의를 유지하는 것 외에는 정책적인 선택지는 없으며, 일본 정부의 입장은 일관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구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한국 측이 추가적인 대응을 요구하더라도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합의의 파기나 재협상은 물론이고 추가적인 조치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못박으려는 일본 정부의 의도로 풀이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오태규 위안부 합의 검토 TF 위원장이 27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에서 보고서를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실로 향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오태규 위안부 합의 검토 TF 위원장이 27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에서 보고서를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실로 향하고 있다.

실제 일각에서 ‘재협상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총리의 사죄의 편지 등 보완적 조치도 검토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으나, 일본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TF 활동과 관련해 “1mm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위안부 합의를 가리켜 “골 포스트는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라며 수정이나 재협상 의지가 전혀 없음을 밝혀왔다. 또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죄의 편지를 보낼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털끝만큼도 생각 안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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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들도 TF 결과 발표를 보도하면서 ‘한국 불신’ 등 과격한 단어를 사용하며 비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사설에서 “문 정권이 합의를 휴지로 만들면 한국의 신용은 떨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전 정권 시대의 약속을 파기하는 사례가 버젓이 이뤄진다면 한일은 신뢰관계를 쌓을 수 없다”며 “한국 측이 재협상 등을 요구하면 재연되는 것은 한국 불신”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본 정부도 과도한 반응은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한일관계 관리 불가능” 등 강도높은 단어로 대응한 만큼 앞으로 한국 정부가 취할 조치를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읽혀진다. 오쿠조노 히데키 교수(시즈오카 현립대)는 “일본이 너무 강경한 반응을 보이면 한국 여론도 덩달아 강경해질 수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운신의 폭도 좁아질 수 있다. 그런 상황을 잘 아는 일본 정부가 일단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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