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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학교에 청소년 위한 콘돔 비치한다

중앙일보

입력

편의점에 진열된 콘돔. 김영주 기자.

편의점에 진열된 콘돔. 김영주 기자.

내년 초 발표할 예정인 서울시의 ‘인권정책 기본 계획(2018~2022)’ 초안에 청소년에게 콘돔을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초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학교·보건소 등에 청소년을 위한 콘돔을 비치할 예정이라고 28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정책 박람회에서 나온 시민 의견을 반영했다”며 “청소년이 원치 않는 임신을 하지 않도록 돕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 보건 사각지대를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또 공공기관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콘돔 자판기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2013~2015년 실시한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성관계 경험률은 5.3%다. 성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성관계를 시작한 평균 연령은 13세로 2005년부터 해온 조사 결과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그러나 피임 실천율은 낮았다.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피임 실천율은 2015년 48.7%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초 강남, 이태원, 광주 등에 ‘청소년을 위한 콘돔 자판기’를 설치한 이브콘돔 박진아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섹스를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피임은 청소년도 예외 없는 인간의 권리”라고 말했다. 그는 “콘돔을 부끄러워하는 우리의 잘못된 인식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장애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안전한 사랑을 위해서는 피임이 누구에게나 당연한 권리라는 사실을 모두가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톨릭계 성교육 연구소인 ‘사랑과 책임 연구소’ 이광호 소장은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피임 교육이 아니라 책임 교육”이라며 “책임을 피할 수 있는 콘돔을 나눠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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