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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당불기’ 영상 나왔다” 질문에 홍준표 “MBC가 참 이상해졌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척당불기(倜儻不羈·뜻이 있고 기개가 있어 남에게 얽매이거나 굽히지 않는다)’라는 사자성어가 적힌 액자가 2010년 그의 의원실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영상이 나온 데 대해 즉답을 피했다. 홍 대표는 이날 “‘척당불기’ 액자가 2010년 의원실에 있었다는 영상이 발견됐다”는 질문에 “MBC가 참 이상해졌네”라고 말했다.

[사진 MBC 방송 캡처]

[사진 MBC 방송 캡처]

앞서 이날 한 매체는 ‘성완종 게이트’의 진실을 밝혀줄 핵심 키워드인 ‘척당불기’ 액자가 2010년 홍 대표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던 당시 그의 의원실에 걸려있었음을 증명하는 영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2011년 6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홍 지사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측근 윤모씨는 “돈을 전달하던 날 홍준표 의원실에서 ‘척당불기’란 글자가 적힌 액자를 봤다”고 재판 과정에서 진술했으나 홍 대표 측은 이 액자를 의원실이 아니라 당 대표실에만 뒀었다며 반박해왔다.

[사진 MBC 방송 캡처]

[사진 MBC 방송 캡처]

의원실에 ‘척당불기’ 액자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영상은 2010년 8월 4일 MBC가 촬영한 영상이다. 이와 관련해 26일 MBC는 “의원실과 당 대표실 두 곳에 걸렸던 ‘척당불기’ 액자의 한자는 정확하게 같다. 대표실의 액자는 의원실에 있던 걸 옮겨 걸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22일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하면서 홍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연루 혐의를 완전히 벗었다. 대법원은 무죄를 확정하면서 윤씨가 돈을 전달했다는 시기에 범행 장소라는 국회 의원회관이 공사 중이었던 점 등에서 의원실에서 돈을 줬다는 윤씨 진술에 모순이 있는 점을 지적했었다.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척당불기’ 액자가 2010년 당시 홍 대표 의원실에 있었음을 증명하는 영상이 발견된 것이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척당불기(倜儻不羈) 적당불가(適當不可)”라며 “적당히 넘어갈 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란
‘성완종 리스트’ 사건은 2015년 4월 자원개발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성 전 회장이 정치권 인사 8명의 이름과 오고 간 금품 액수로 추정되는 숫자가 적힌 쪽지를 남긴 채 목숨을 끊으면서 불거졌다. 이후 성 전 회장이 목숨을 끊기 직전 한 언론사와 인터뷰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정치권 로비 의혹으로 번졌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당시 특별수사팀을 맡아 수사를 이끌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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