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위, 공소유지 변호사제·형사상고심의위 도입 등 권고

중앙일보

입력 2017.12.26 15:38

법원의 직권 결정으로 재판에 넘겨진 형사 사건에 대해 변호사가 검사 대신 재판에 참여하는 ‘공소유지 변호사’ 제도 도입이 추진된다. 검찰이 독점한 기소권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재정신청 사건에 변호사가 재판서 검사 역할
5·18 민주화운동 등에 직권 재심 신청 확대
전문가 참여해 1·2심 무죄사건 상고 엄격히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는 26일 "재정신청을 통해 공소제기가 결정된 사건의 공소유지를 담당할 ‘공소유지 변호사'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재정신청은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사건의 관계인이 법원에 직접 기소해 달라고 신청하는 권리 구제 제도의 하나다. 법원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이면 검사가 기소하지 않아도 재판이 시작된다. 이런 경우에도 기소권을 가진 검찰이 공소 유지를 맡고 있어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하는 데 검찰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송두환 검찰개혁위원장(왼쪽)과 문무일 검찰총장. [연합뉴스]

송두환 검찰개혁위원장(왼쪽)과 문무일 검찰총장. [연합뉴스]

개혁위가 권고한 공소유지 변호사 제도는 검사 대신 변호사가 재정신청 사건의 공소유지를 맡아 피해자나 고소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다. 개혁위는 이 제도가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견제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보고 논의해왔다.

1‧2심에서 무죄가 난 사건에 대한 상고 요건도 엄격해진다. 검찰은 각 고등‧지방검찰청에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형사상고심의위원회’를 설치해 하급심이 무죄 판결한 사건의 상고 여부를 심의하도록 했다. 무분별한 상고로 사건이 장기화하는 부작용을 막겠다는 취지다.

개혁위는 또 과거사 사건의 검사 직권 재심 청구를 확대할 것도 권고했다. 과거사 사건 재심을 통해 무죄가 확정된 경우 빠른 배상이 이뤄지도록 손해배상책임 여부와 위자료 산정 기준을 검찰이 자체적으로 수립하고, 소송도 이 기준에 맞춰 조기에 마무리하는 ‘국가배상 패스트 트랙’ 제도를 도입할 것도 권고했다.

개혁위는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 신군부의 쿠데타 이후부터 비상계엄이 종료된 1981년 1월 24일의 기간 중 일어난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나 비상계엄 반대 활동 등으로 처벌을 받은 사건을 직권 재심 청구 대상으로 제안했다. 개혁위 관계자는 “전두환 신군부가 들어선 뒤 일어난 일련의 행위는 대법원이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어 그에 대한 반대 행위는 재심사유가 인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헌정질서 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하는 행위는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라며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개혁위는 지난 9월 19일 발족해 그동안 4차례에 걸쳐 개혁 권고안을 냈다. 개혁위는 기소법정주의를 보완하기 위한 ‘사법협조자 형벌 감면제도(플리바게닝)’ 도입 여부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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