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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투구로 정상...미국 최고 꿈꾸는 '스무 살 프로볼러' 시몬센

중앙일보

입력

21일 안양 호계체육관 볼링장에서 열린 한국볼링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투구하는 앤서니 시몬센.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21일 안양 호계체육관 볼링장에서 열린 한국볼링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투구하는 앤서니 시몬센.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21일 경기도 안양 호계체육관 볼링장. 제12회 스톰ㆍ도미노피자컵 한국볼링선수권대회 TV 파이널(결승전)에 나선 미국 볼러가 독특한 투구 폼으로 볼링핀을 여러 차례 쓰러뜨렸다. 여자 선수와의 성(性)대결에서도 힘있는 '두 손 투구'로 마침내 정상에 선 이 선수, 미국 프로볼링의 세대교체 선두 주자, 앤서니 시몬센(20·미국)이다.

 한국을 포함해 총 9개국 24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한 이 대회는 한국프로볼링협회(KPBA)의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였다. 시몬센은 이 대회 정상에 우뚝 섰다. 그는 여성 프로볼러이자 올 시즌 KPBA 3승을 거둔 윤희여(32)를 결승에서 268-223으로 눌렀다. 두 손으로 투구하는 독특한 자세를 선보인 시몬센이었지만 볼링핀이 쓰러질 때 경쾌한 소리가 날 만큼 보는 사람도 힘이 느껴졌을 정도였다. 결승에선 7개 연속 스트라이크를 치는 능력도 과시했다. "개인 첫 국제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시몬센은 "특별한 우승이다. 지난해 삼호코리아컵에서 준우승을 했는데 이번에 우승했다.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우승 상금은 3000만원.

21일 안양 호계체육관 볼링장에서 열린 한국볼링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투구하는 앤서니 시몬센.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21일 안양 호계체육관 볼링장에서 열린 한국볼링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투구하는 앤서니 시몬센.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한 손으로 투구하는 게 일반적인 볼링에서 두 손으로 공을 잡고 던지는 시몬센의 자세는 독특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두 손 볼러가 극소수인 것은 아니다. 전 세계 볼러의 10% 가량이 두 손 볼러로 알려져 있다. 시몬센이 두 손으로 볼링을 치기 시작한 건 세 살 때다. 볼링장을 자주 드나들던 부모님을 따라 자연스럽게 볼링을 접한 그는 원래 한 손으로 공을 던졌다. 그러나 당시 어린 나이에 공이 무거워 두 손으로 던졌던 게 18년째 이어졌다. 시몬센은 "난 늘 두 손으로 쳐 왔다. 한 손으로 공을 던질 이유는 따로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몬센은 미국프로볼링협회(PBA)에서도 떠오르는 샛별로 주목받고 있다. 17세에 PBA에 입문한 그는 2015년 12월 PBA 2인조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이어 지난해 2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USBC 마스터스에서 개인 첫 개인전 우승까지 거뒀다. 그동안 PBA 개인전에서 우승을 거둔 건 세 차례. 또 지난해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선 2인조, 4인조, 마스터스 등에서 3관왕까지 차지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프로볼러론 개인 첫 국제대회 정상까지 차지했다.

21일 안양 호계체육관 볼링장에서 열린 한국볼링선수권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는 앤서니 시몬센.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21일 안양 호계체육관 볼링장에서 열린 한국볼링선수권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는 앤서니 시몬센.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두 손으로 공을 던지는 것을 독특하게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시몬센은 "두 손 투구가 볼에 회전이 많고 스핀을 내는 특징은 있다"면서도 "모든 볼러들은 똑같다. 각자 자신만의 투구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내가 특별하다고 느끼진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 스무 살이지만 두 손 투구로 미국을 대표하고, 세계적인 볼러로서의 성장을 꿈꾸는 그는 한국에서의 우승에 대한 의미도 덧붙였다. 그는 "최근 반 년 가량 우승 경력이 없었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더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양=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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