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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특사 의혹 와중에 … UAE 왕세제 조카 한국 다녀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 둘째)가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UAE 간 원전 수주에서 뒷거래가 있다고 판단하고 뒷조사를 하다가 일어난 참사“라고 말했다. 왼쪽은 함진규 정책위의장, 오른쪽은 홍문표 사무총장. [강정현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 둘째)가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의혹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UAE 간 원전 수주에서 뒷거래가 있다고 판단하고 뒷조사를 하다가 일어난 참사“라고 말했다. 왼쪽은 함진규 정책위의장, 오른쪽은 홍문표 사무총장. [강정현 기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관련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UAE 왕가의 일원이 방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기로 입국, 2박 뒤 어제 출국 #외교부 “사적 방문” 청와대도 “무관” #방한 기간, 임 실장 휴가와 겹쳐 #임 실장, UAE 방문 때 왕세제 면담 #김성태 “진실 안 밝히면 특단 입장”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저희는 주한 UAE 대사관 요청에 따라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왕세제의 조카인 자예드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이 탑승한 특별기의 이착륙 관련 협조를 했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지난 10일 UAE 방문 시 왕세제와 면담했다.

자예드 만수르는 석유재벌이자 영국 맨체스터시티 FC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 부총리의 아들이다.

노 대변인은 “이번 방문은 사적 목적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적 방문(private visit)의 경우 통상 방문국의 외교당국이 의전을 맡지 않는다. 아예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 다만 공항 귀빈실 이용 등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 외교 채널을 통해 소통한다.

사적 방문을 하더라도 당국자를 면담하거나 공식 행사에 참석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만수르의 경우에는 그런 공식 일정은 없었다는 것이 외교부의 설명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출입국 시 지원 외에 별도로 관여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그의 방한은 정부와는 무관한 일정”이라고 말했다.

만수르는 전용기를 타고 19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21일 출국했다. 그는 입국 목적을 묻는 한 언론의 질문에 “한국 여행을 위해 왔다”고만 했다. 공교롭게 그의 방한 기간이 임 실장의 휴가 기간과 겹쳤다. 18일 오후부터 연차휴가에 들어간 임 실장은 22일 업무에 복귀한다.

임 실장 복귀를 앞두고 야당은 공세를 강화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UAE 측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와서 사과하든지 핵심 측근이 와서 사과하지 않으면 그냥 있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 때문에 임 실장이 긴박한 시기에 갈 수밖에 없었다는 현지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자유한국당이 특단의 입장을 내겠다”고도 했다.

그가 언급한 ‘특단의 입장’은 국정조사 요구가 유력하다고 한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UAE에 나와 있는 국정원 직원이 뭔가 일을 저질러 이를 무마하려고 국정원 1차장이 갈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닌가”라며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가)파병부대 위문을 위해 갔다더니 UAE와 박근혜 정부 때 소원해진 관계복원을 위해 갔다고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야당의 비판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직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 특사를 보냈는데 중동 지역엔 보내지 않았다”며 “중동 지역 중 우리와 가장 많은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가 UAE라 (임 실장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1일 “추가로 할 이야기가 없다. 왕세제와 나눴던 대화 내용이 나오면 왕정국가에서 또 오해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백민경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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