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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크리스마스 파티에 어울리는 전통주

중앙일보

입력

항아리에 쌀, 물, 누룩을 넣고 숙성시키면 술이 된다. 익은 술을 그대로 짜내면 탁주(막걸리), 맑은 부분만 걸러내면 약주(청주), 맑은 술을 증류하면 소주가 된다. 한 항아리에서 마법처럼 여러 종류의 술이 나오는 것이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재료가 풍부한 우리나라는 절기마다 개성 있는 술을 빚어왔다. 정월대보름에는 귀밝이술 ’이명주', 춘분과 곡우 사이 농사일이 시작되는 청명절에는 ‘청명주’, 배 꽃필 무렵 만드는 ‘이화주’ 등 지역·집안·사람마다 다양한 맛을 이어왔다.

술익는 항아리. 장진영 기자

술익는 항아리. 장진영 기자

최근 전통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거봉·사과·보리·오미자 등 다양한 재료, 세련된 포장, 오크통 숙성 등으로 다양한 풍미를 내세우는 술들이 등장했다. 색다른 전통주를 맛볼 기회가 많아졌다. 이런 변화에 대해 농촌진흥청 발효가공식품과 정석태 박사는 “젊은 층에서 전통주 교육을 받고 술을 빚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렇다 보니 기존 양조장을 하던 분들도 변신을 많이 시도한다. 술 경연 대회에 새로운 술 출품도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유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역 특산주로만 머물지 않고 널리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탁주 내리는 과정. 장진영 기자

탁주 내리는 과정. 장진영 기자

색. 향. 맛. 3단계로 나눠 접근하면 전통주를 좀 더 친밀하게 즐길 수 있다. 1단계 색. 부유물질 없이 투명한 것이 좋다. 색이 있다면 맑은 톤을 가진 술이 깔끔해 보인다. 2단계 향. 향은 가벼울수록 좋다. 향이 강하면 계속 마시기에 부담스럽다. 재료의 느낌을 살짝 느낄 수 있는 정도가 좋다. 3단계 맛. 잘 빚은 술에서는 설탕의 단맛과는 다른 고유의 단맛이 난다.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출시된 전통주들. 장진영 기자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출시된 전통주들. 장진영 기자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분위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전통주로 건배를 외치는 건 어떨까. 각 지역 술을 마시며 전국 팔도를 여행한듯한 기분은 덤이다.

문경바람

Alc. 25, 40%. 375ml.
인공첨가물 없이 사과로만 만든다. 달콤하고 향긋한 사과의 풍미가 좋아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이다.

두레앙

Alc. 35%. 750ml.
천안 거봉으로 만든 와인을 증류, 숙성했다. 깔끔한 알코올이 혀를 자극하고 목 넘김 후 여운이 길게 남는다.

담솔

Alc. 40%. 500ml.
정여창 고택의 종부이자 무형문화재 35호 박흥선 명인이 빚는다. 함양의 대표 가양주(집에서 빚는 술)로 쌀, 솔잎, 송순으로 빚은 솔송주를 증류해 2년간 숙성한다. 2015년 우리 술 품평회 대상을 받았다.

황금보리

Alc. 18, 40%. 375, 750ml.
김제 특산물 황금보리를 50% 도정해 두 번 증류하고 참숯으로 여과했다. 원료 도정률이 높아 텁텁함이 없고 열대 과일의 새콤한 향과 맛이 난다.

고운달

Alc. 53%. 200, 500ml.
오미자 와인 증류주. 오크통 숙성 제품은 삼나무 향과 쌉싸름한 끝 맛, 백자 숙성 제품은 부드럽고 달콤한 향이 특징이다.

일품진로

Alc. 25%. 375ml.
하이트 진로에서 출시한 프리미엄 소주로 참나무통에서 10년간 숙성시켰다. 옹기 대신 참나무통 숙성이라 누르스름한 색을 띤다. 누룩 향이 거의 나지 않는다.

서울의 밤

Alc. 25%. 500ml.
화이트 럼주와 오크통 숙성 럼주를 매실청과 블랜딩했다. 활성탄으로 정제하여 부드럽고 연한 바닐라 향이 난다.

사진·글·동영상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촬영협조 물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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