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SK(주) 북미 셰일가스 투자 2달만에 100억원대 수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돈 버는 지주사’로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SK㈜는 “미국의 셰일가스 이송·가공(G&P·Gathering&Processing) 사업체인 ‘유레카 미드스트림 홀딩스’로부터 1000만 달러(약 108억원)의 배당금을 확보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 10월 초 유레카에 1억 달러를 투자했으니 두 달 만에 10%의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회사는 “이번 배당금은 올해 4분기 몫으로 내년에도 분기 배당수익을 계속 받게 된다”고 말했다.

10월 지분투자 두 달만에 수익률 10% #SK(주) "로열티 의존 않는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사' 목표" #올해만 9건 투자..."내년 투자성과 가시화할 것"

 이번 배당수익은 SK㈜가 해외투자를 본격화한 뒤 거둔 첫 번째 결실이다. 이로써 장동현 사장이 연초 취임해 전면에 내세운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회사’ 체제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는 앞으로 계열사 브랜드 사용료와 배당에 의존하는 통상적인 지주사 구조에서 벗어나 직접 투자하고 수익을 거두는 사업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주요 투자 대상은 바이오와 제약, 반도체 소재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에 있어)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지만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경영권 인수는 시간과 자금이 너무 많이 드는 만큼 지분 투자나 합작법인 설립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동현 SK(주) 사장

장동현 SK(주) 사장

 올해 들어서만 SK실트론 인수를 비롯해 쏘카와의 합작법인 설립, 중국 물류기업 ‘ESR’지분투자,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 패션기업 투자 등 9건의 굵직굵직한 해외투자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사내에 총 6개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M)’실을 둬 글로벌 업계 전망과 유망 기업 발굴 및 분석, 투자 타당성 분석 등에 나서고 있다.  6개실 중 하나인 PM4실이 주도한 유레카 투자만 해도 사전 검토와 준비 과정까지 3년 이상이 걸렸다. 신성장 동력이라 할 수 있는 글로벌 천연가스 사업의 수송 단계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추가적인 사업 확장을 노린 투자다.

 특히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이 사업본부를 미국으로 옮겨 자원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고, SK㈜의 자회사인 SK E&S가 미국 내 액화천연가스(LNG) 공장 사용권을 가지고 있어 이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SK㈜는 유레카 배당 수익 확보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투자 성과가 한층 가시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적으로 SK바이오팜이 독자개발한 신약 뇌전증 치료제(Cenobamate)가 내년 3상 임상 마무리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지난 6월 SK바이오텍이 인수한 유럽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공장도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총 투자액 1조700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글로벌 투자에 쏟아부었다”면서 “2018년은 투자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의미 있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