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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에게 하면 안 되는 위로의 말 6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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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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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나 가족이 힘들어하고 우울해 할 때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위로 또는 조언의 말들이 있다.

보통의 경우 이런 말들은 상대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고, 그저 별다른 느낌 없이 지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우울증에 빠진 사람에게는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위로와 조언의 말이 독이 될 수도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정신의학 및 신경학과 교수인 아담 캐플린 박사에 따르면, 우울증의 원인과 증상은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에게 서툰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편이 낫다고 한다.

또,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에게 대수롭지 않게 던진 위로의 말이 그들의 결점이나 나약함을 더욱 부각하는 독이 될 수 있다”며 우울증 환자에게 해서는 안 될 말들을 소개했다.

“힘내”  

우리가 흔히 누군가를 위로할 때 쉽게 하는 말은 “힘내”다. 사실 “힘내”라는 말은 문제가 없다. 위로와 함께 응원이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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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울증 환자들은 이미 힘을 낼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의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그런 환자에게 ‘힘내’라는 말은 우울증을 부각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캐플린 박사는 “상대가 힘을 낼 수 있는 입장이었다면 벌써 기운을 차렸을 것”이라며 “비슷한 말이지만 ‘힘들었겠다’ 정도의 호응을 해주는 것이 더 도움된다”고 말했다.

“네가 감정을 다스려야지”

위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우울증에 환자들은 이미 스스로 우울한 감정을 통제할 수 없어 우울증에 빠진 경우다.

그런 우울증 환자에게 “네가 너 자신을 스스로 다스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조언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상대방의 우울증을 과소평가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도리어 그런 말을 들으면 자존감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우울증에 빠진 이들은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이며 불면증 등으로 이미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딱히 도움이 되는 말을 하긴 어렵지만 ‘감정을 다스려야 한다’는 조언이 도움되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

“가족을 생각해”

“네 아이를 생각해”, “힘들게 일하시는 부모를 생각해” 등의 말들 역시 우울증 환자를 더 우울하게 만든다.

조언을 건네는 사람은 우울해 보이는 지인의 삶의 동력을 찾아주기 위해 가족을 거론했겠지만, 그런 의도와 달리 우울증 환자는 자신을 책망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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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자신을 책망한다고 생각하진 않더라도, 이 말로 인해 자신을 더 책망하게 될 수 있다.

한국 사회는 그 어느 사회보다 생존과 여러 문제에 있어서 가족 단위의 유대가 강하기에 상대방은 이미 자신의 우울증이 가족에게 미치는 안 좋은 영향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 때문에 자신과 맞지 않는 선택을 해오며 우울증이 심화됐을 수도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네가 생각하기에 달렸어”

캐플린 박사는 “우울증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어’ 등의 말은 우울증을 과소평가하는 결과를 낳는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그런 훈련이 삶에 도움을 준다. 다시 언급하지만 우울증 환자에게 그런 말은 구호에 불과하다.

어쩌면 대부분 우리가 알고 있는 조언은 우울증 환자에게 소용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어떤 심정인지 알아”

만일 당신이 우울증을 겪고 있거나, 그것을 극복한 경험이 있다면 우울증 환자와 서로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만일 상대방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면 그저 들어주는 편이 낫다.

단지 “자신도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그 경험을 공유해서 상대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또, 그런 경우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한 만큼 자신의 이야기만 늘어놓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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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보다 더 안 좋은 상황에 있는 사람도 있어”

이 말은 우울증 환자뿐 아니라, 가벼운 우울감을 겪는 사람에게도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얻는 에너지는 그다지 긍정적이지도 오래가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방식을 강화하는 말은, 반대로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더 좋은 환경에 있는 사람을 보며 박탈감을 느끼는 성향이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우울증 환자에게는 “말보다 행동이 더 큰 위로가 된다”고 말한다.

주위에 우울증 환자가 있다면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위로의 말을 건네게 되겠지만, “그렇구나, 힘들었겠다” 이상의 말 대부분은 큰 도움이 되지 않고 그저 함께 있어 주고 상대가 겪는 어려움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이 차라리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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