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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모션캡처’ 옷 입고 움직이자 … 모니터 속 캐릭터가 따라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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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딩, 대학 가다 ③ 가톨릭대 성심교정

“대학은 주말도 열려 있네”

‘중딩, 대학 가다’ 세 번째 순서는 가톨릭대 성심교정(경기도 부천시)입니다. 중학생들과 3D 애니메이션, 가상현실(VR) 제작 과정을 체험해 봤습니다. ‘중딩, 대학 가다’는 청소년들이 대학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적성과 끼에 맞는 대학·전공을 발견하도록 돕기 위한 코너입니다. 청소년 눈높이에서 알아두면 유용할 콘텐트를 탐방 형식으로 소개합니다.

문·이과 융합 뉴미디어 인재 양성 #애니·가상현실·게임 제작 기술도 #약학 교육은 맞춤형 실습 강해 #학생당 도서비 대형 사립대 최고 #기숙사 내 영어전용카페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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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3D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작업을 살펴보고 있다. [최정동 기자]

학생들이 3D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작업을 살펴보고 있다. [최정동 기자]

“어! 움직인다. 움직여!”

일요일인 지난 10일 경기도 부천시 역곡동 가톨릭대 성심교정 다솔관 ‘모션캡처’ 실습실 안. 모션캡처 슈트를 입은 경기 내정중학교 1학년 김상원군은 컴퓨터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김군이 입은 슈트는 몸에 꼭 끼는 형태인데 여기저기 센서가 부착돼 있다. 김군이 시험 삼아 팔다리를 움직이자 모니터에선 사람의 뼈대를 구성한 듯한 점·선이 김군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했다.

“모션캡처 카메라 6대가 모션캡처 슈트에 있는 센서의 움직임을 감지해요. 여러분이 잘 아는 영화나 게임도 이런 방식으로 만들죠.”

최명걸 가톨릭대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가 설명과 함께 영상을 틀었다. 영상 속에선 외국인 연기자가 김군과 비슷한 슈트를 입고 움직이자 사람 모양의 뼈대가 움직였다. 뼈대에 컴퓨터그래픽으로 푸른색 피부와 옷이 덧붙여지자 익숙한 영화 캐릭터가 됐다. “와! 아바타다!” 김군을 비롯해 윤제우(서울 목일중1)양, 이채원(서울 동대부중1)양, 최한결(서울 상암중1)양, 홍민주(서울 광희중1)양이 함성을 질렀다.

이날 ‘중딩’ 다섯 명은 처음으로 가톨릭대를 방문했다. 중앙일보 ‘열려라 공부’가 마련한 ‘중딩, 대학 가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중학생들이 대학에 대해 친숙하게 느끼고 진로·진학 설계에 대한 관심을 갖게끔 하자는 취지로 대학들과 함께 마련한다.

중학생들이 가톨릭대 약학대학 연구실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암세포를 관찰해보고 있다. [최정동 기자]

중학생들이 가톨릭대 약학대학 연구실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암세포를 관찰해보고 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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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는 3D 애니메이션·게임·영화 분야의 뉴미디어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힘을 쏟는다. 인문계·자연계 학생 모두에게 개방된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가 대표적이다. 이 학과에선 애니메이션과 게임·광고는 물론 가상현실(VR)·사물인터넷(IoT) 등 뉴미디어 콘텐트를 만드는 기술을 배운다. 이뿐 아니라 창의적 스토리를 만들기, 마케팅 이론도 배우는 융합학과다.

중딩들은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의 연구실로 향했다. 연구실 안엔 컴퓨터 10여 대가 있었다. TV에서 방영 중인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커다란 바주카포를 쏘는 3~4초짜리 장면을 최정현 연구원이 중딩들에게 보여줬다. 학생들이 “폭발도 없고 어딘가 어색하다”고 반응을 보이자 최 연구원이 특수효과를 넣었다. 바주카포가 발사되며 불꽃이 번쩍였다. 학생들의 입이 벌어졌다. 홍민주양은 “내가 즐겨 보는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많은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지 처음 알았다. 신기하다”고 말했다.

중딩들은 이 대학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재학생 정운재(사회과학부·17학번), 장수민(프랑스어문화학과·17학번)씨 안내로 학교를 돌아봤다. 우선 찾아간 곳은 중앙도서관. 가톨릭대는 학생 수가 1만 명 이상인 사립대 중 학생당 도서자료구입비로 가장 많은 37만원을 쓴다. 정씨와 장씨는 “학생이 신청하는 책은 거의 다 학교에서 사준다. 친구들과 공부할 수 있는 스터디룸도 도서관에 있어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기숙사가 있는 김수환추기경국제관 건물 앞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중학생들. [최정동 기자]

기숙사가 있는 김수환추기경국제관 건물 앞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중학생들. [최정동 기자]

이날 630여 석 규모의 1열람실은 대학생으로 가득했다. 윤제우양은 열람실을 한 바퀴 둘러보고선 “대학생 언니·오빠들이 주말에도 이렇게 공부한다니 놀랐다. 대학에 가면 놀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딩들은 콘서트홀을 찾아갔다. 1024석 규모로 교내외 행사와 공연이 열리는 장소다. 중딩들은 학교 안에 콘서트홀이 있다는 것을 부러워했다. 최한결양은 “뮤지컬에 관심 커 초등학교 때 공연해 본 적도 있다. 이런 무대에 서보면 멋질 것 같다”며 감탄했다.

약학대학 연구실도 방문했다. 중딩들은 라텍스 장갑을 끼고 보라색 배양액이 든 샬레를 전자현미경 위에 놓았다. 배양액마다 둥그런 모양, 뾰족한 모양 등 제각각의 알갱이들이 보였다. 이곳 연구원은 “이건 유방암 세포인데, 암에 따라 세포 모양이 다양하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근처엔 약 제조 실습실도 있었다. 다양한 약을 준비하고 포장하는 연습을 해볼 수 있는 곳이다. 가톨릭대는 2011년 약대를 설립했다. 가톨릭대는 서울성모병원 등 8개 부속병원을 보유하고 있다. 단일 대학으로선 부속병원이 가장 많다. 그래서 현장 맞춤형 실습 교육이 강하다.

왼쪽부터 정운재(가톨릭대)씨, 윤제우(목일중1)·이채원(동대부중1)·최한결(상암중1)·홍민주(광희중1)양, 김상원(내정중1)군, 장수민(가톨릭대)씨. [최정동 기자]

왼쪽부터 정운재(가톨릭대)씨, 윤제우(목일중1)·이채원(동대부중1)·최한결(상암중1)·홍민주(광희중1)양, 김상원(내정중1)군, 장수민(가톨릭대)씨. [최정동 기자]

1100여 명이 생활하는 기숙사 건물인 ‘김수환추기경국제관’도 방문했다. 도중엔 계단을 올라야 했다. “이 계단을 ‘신데렐라 계단’이라 부른다. 밤 11시 기숙사 통금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뛰어오르다가 신발이 벗겨지는 학생이 많아서”라는 설명을 듣고 중딩들이 까르르 웃었다.

기숙사 건물 1층엔 영어전용 카페가 있다. 오직 영어만 써야 하는 카페다. 메뉴 주문은 물론 카페 안에서의 모든 대화를 영어로만 해야 한다. 학생들로 구성된 카페 마스터가 운영을 담당한다.

홍보대사들은 “영어 사용이 부담스럽지만 이곳 음료가 맛있어 찾아오게 된다. 처음엔 어색하지만 다니다 보면 친구들끼리도 영어 쓰기가 자연스러워진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원어민 교수들이 순번을 정해 상주한다. 학생들의 영어 인터뷰 연습, 영문 자기소개서 작성 등을 돕기도 한다.

두 시간 넘게 가톨릭대를 둘러본 중딩들은 이구동성으로 “벌써 대학 생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제우양은 “『람세스』 같은 역사 소설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 옛날이야기들을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채원양은 “영어전용 카페가 인상적이다. 영어로만 대화해야 하니까 영어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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