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기간 방 빼!’…원룸서 쫓겨나는 강릉 대학생들

중앙일보

입력 2017.12.17 19:21

업데이트 2017.12.18 03:45

강릉원주대학교 강릉캠퍼스 학생생활관 일부. [사진 강릉원주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강릉원주대학교 강릉캠퍼스 학생생활관 일부. [사진 강릉원주대학교 홈페이지 캡처]

강릉 지역의 일부 대학생들이 올림픽을 앞두고 지낼 곳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월 2일부터 2월 26일까지
기숙사도 평창올림픽 측에 대여
학생들이 기숙사에도 들어갈 수 없는 상황

15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강릉원주대 등 강릉지역 학생들이 주로 살고 있는 인근 원룸촌에서 임대인들이 대학생들을 내보내고 관광객들에게 비싼 값에 방을 내주려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숙박난을 틈타 2018 평창올림픽 특수를 노리는 ‘꼼수’다. 특히 1~2월은 새학기를 앞두고 재계약 시점이 집중된 시기라 피해가 늘고 있다.

이에 강릉원주대 총학생회는 지난 13일 성명을 발표하고 “국가 행사인 올림픽을 위해 기숙사 일부를 숙박 시설로 내줄 수 있으나 그전에 이해 당사자인 학생들과 충분히 협의하는 게 상식”이라며 “피해를 받는 학생들을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취재에 의하면 이 지역 일부 원룸 임대업자들은 올림픽 기간 동안 관광객에게 비싼 값으로 방을 임대하고자 원래 살고 있던 대학생들과의 재계약을 미루고 있었다. 올림픽 기간 관광객들에게 방을 내주면 큰 임대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대학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올림픽 기간에 인근 원룸을 얻으려면 월 100만원 이상은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평소 월세가 평균 30~40만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3배 이상 치솟은 것이다.

강릉원주대 총학생회가 최근 이틀간 파악한 피해 사례만 해도 1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심지어 계약 기간이 남았는데도 “방 빼!”라고 압박한 임대인도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특히 1~2월은 새 학기를 앞두고 원룸 재계약이 집중되는 시기라 학생들의 피해는 늘어나고 있다. 재계약은 원룸 주인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아 학생들로서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 시기 계절 학기 수업을 듣기 위해 자취방에 남아있을 계획이었던 학생들은 갈 곳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학생들이 기숙사에도 들어갈 수 없다는 거다. 강릉원주대는 지난 12일 다음달 2일부터 올림픽이 마무리되는 2월 26일까지 기숙사를 평창올림픽 조직 위원회에 대여한다고 밝힌 상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선수촌이 15일 준공됐다.   2015년 7월 첫 삽을 뜬 평창선수촌, 강릉선수촌은 2년 5개월 만에 공사를 끝마쳤다. [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선수촌이 15일 준공됐다. 2015년 7월 첫 삽을 뜬 평창선수촌, 강릉선수촌은 2년 5개월 만에 공사를 끝마쳤다. [연합뉴스]

대학 측은 기숙사 외 다른 학교 시설도 올림픽 조직 위원회나 경찰 등 외부 기관에 개방된다는 사실을 공지하며 “불편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올림픽의 성공과 학교 홍보를 위해 조금만 참아 달라”고 공지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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