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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함께 하는 ‘육아 품앗이’ 지원, 내년에 더 늘어난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서울의 한 공동육아나눔터에서 아이들이 체험연계활동인 '독도모형 만들기'를 하고 있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꾸려가는 육아 품앗이 사업이다. [사진 여성가족부]

지난달 서울의 한 공동육아나눔터에서 아이들이 체험연계활동인 '독도모형 만들기'를 하고 있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꾸려가는 육아 품앗이 사업이다. [사진 여성가족부]

베트남에서 이주해 3살 아이를 키우는 천 모(26·여)씨는 고민이 많았다. 한국 문화를 잘 모르고 언어가 서툴러 아이에게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역 공동육아나눔터를 다닌 이후 걱정이 줄었다. 한국 엄마들과 육아 품앗이를 통해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고 있다. “지난 추석 명절엔 나눔터를 통해서 아이들과 함께 송편도 만들었어요. 저 혼자서는 해줄 수 없는 일이어서 너무 감사해요.”

여가부, 공동육아나눔터 확대 방침 #주민들이 직접 꾸려가는 '품앗이' 육아 #현재 전국 90개 운영, 내년 47개 추가 #한국 문화 몰라 고민이던 베트남 엄마 #나눔터서 3살 아이와 송편 만들기 체험 #엄마·아빠 재능 살려 다양한 수업도 #연 61만명 이용…품앗이 참여 11만명 #이용자 만족도 꾸준히 증가, 93% 넘어 #여가부 "이웃간 소통 공간으로 큰 역할"

여성가족부는 새로운 육아문화 정착을 위해 이웃과 함께하는 ‘육아 품앗이’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고 17일 밝혔다. 현재 전국 90개 시군구에서 운영 중인 공동육아나눔터를 2018년 47개 지역에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시설보육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가정 육아의 부담을 덜기 위한 사업이다. 아파트 주민공동시설, 주민센터 빈 공간 등을 이웃간 공동돌봄 장소로 제공하고 품앗이 활동 지원한다. 2010년 5개 지역에서 시범사업 형태로 시작됐다.

정부와 지자체가 제공하는 건 장소와 연 4000만원의 운영비다. 나머지는 주민들이 채워간다. 자치적으로 프로그램을 짜고 각자 재주를 살려 음악·미술·요리·만들기·독서 등 수업도 진행한다.

올해 11월말 기준으로 연 61만 명이 공동육아나눔터를 이용했다. 품앗이 참여인원은 11만 명이다. 이용자 만족도도 높다. 2012년 90%에서 꾸준히 올라 2016년 93.6%로 증가했다.

5세·7세 두 아이 엄마인 임 모(30)씨는 주 1회 공동육아나눔터를 이용한다. 맞벌이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어린이집 등원을 거부해 둘 다 집에서 보고 있다. 임 씨는 “학교 가사 시간에도 ‘아기 키우기’는 배우지 못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일이라 막막했는데 품앗이 덕분에 육아가 행복하다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맞벌이 가정의 초등생 자녀들을 위한 방과후 돌봄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정심 여가부 가족정책관은 “공동육아나눔터는 지역사회 소통과 관계가 약화된 현 시대에 이웃 간 소통 공간으로서 중요한 역할과 의미를 가진다”며 “더 많은 지역에서 모든 부모가 집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동육아나눔터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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