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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 대사관 들어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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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시내에 요새를 방불케 하는 ‘각설탕’ 모양의 건물 하나가 들어섰다.
미국이 10억 달러(약 1조900억원)를 투자해 만든 주영 미 대사관이다. 다음 달 16일(현지시간) 문을 여는 이 건물이 13일 언론에 공개됐다.

이 대사관 건물은 템스 강변에 자리 잡았다. 유리로 된 정육면체 모양의 12층 건물로 미국이 세계 각국에 세운 단일 대사관 가운데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입했다. 1960년 런던 그로스베너 광장에 문을 연 벽돌과 콘크리트로 된 기존 미 대사관을 대신하게 된다.

런던에 건설 중인 새 주영 미국 대사관 외부 모습.[AFP=연합뉴스]

런던에 건설 중인 새 주영 미국 대사관 외부 모습.[AF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은 얼핏 봐서는 보안시설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지만 가장 안전한 대사관으로 최첨단 보안 설비를 갖춘 ‘도시 요새’라고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런던에 건설 중인 새 주영 미국 대사관 외부 모습.[AFP=연합뉴스]

런던에 건설 중인 새 주영 미국 대사관 외부 모습.[AFP=연합뉴스]

외부에서 보면 이 대사관 건물은 공원 한가운데 위치한 것 같다. 울타리가 없고 정원과 벤치, 인공 연못이 있다. 하지만 벽이 40cm 두께의 방폭벽이고, 유리는 깨질 경우 조각난 파편이 날리는 것을 방지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이 건물의 둘레에는 30m 폭의 연못이 설치됐다. 폭스 뉴스는 이를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에 판 ‘해자’에 비유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세 시대 이래 런던 중심부에 새롭게 들어선 최초의 해자가 있는 건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못은 건물로 돌진하는 어떤 폭탄 트럭도 집어삼킬 수 있을 만큼 깊고 넓다.

런던에 건설 중인 새 주영 미국 대사관 내부 모습.[AFP=연합뉴스]

런던에 건설 중인 새 주영 미국 대사관 내부 모습.[AFP=연합뉴스]

지붕에는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패널들이 배치됐다. 산책로에는 벤치, 미 중서부를 대표하는 식물 등을 심어놓은 정원들도 있다.
이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 제임스 팀버레이크는 유럽의 성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윈저성처럼 언덕 위에 있고 길가에서 약 30m 떨어져 있다. 길과 건물 사이의 공간에는 해자 말고도 키가 큰 풀을 심을 예정이다. 또 건물의 외벽은 폭포수로 가려진다. 정문 쪽에는 8t 트럭을 차단할 수 있는 강철ㆍ시멘트 차량진입 방지 말뚝이 설치된다.

런던에 건설 중인 새 주영 미국 대사관 내부 모습.[AFP=연합뉴스]

런던에 건설 중인 새 주영 미국 대사관 내부 모습.[AFP=연합뉴스]

건물에 보안성을 강화한 건 유럽 내에서 테러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영국에서만 5차례의 테러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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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8000㎡(1만4520평) 넓이의 이 대사관에는 직원 800명이 근무하게 된다. 런던 미 대사관은 하루 1000명 정도가 찾고 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1조 900억원 들여 각설탕 모양 12층 건물 완성 #중세 성처럼 폭 30m ‘해자’로 폭탄 트럭 방어 #개방적이면서도 방폭벽 등 테러 방지 기능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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