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영상]민통선 빙애여울에 날아든 '겨울 진객' 두루미떼 '장관'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빙애여울. 두루미들이 여울에서 월동 중이다. [사진 이석우 의양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빙애여울. 두루미들이 여울에서 월동 중이다. [사진 이석우 의양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신년 연하장에 등장하는 상서로운 학(두루미)을 보며 힘찬 새해를 맞이해 보세요.”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내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 월동지에서 신년을 맞이하는 색다른 추억 만들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임진강 두루미 월동지인 빙애여울이 그곳이다.

민통선 내 연천 임진강 빙애여울 관심 #해맞이 겸 가족관광 이색 명소로 부상 #한 해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명소 #두루미 150여 마리와 재두루미 월동 중 #온종일 두루미 날고, 먹이활동 진풍경 #운 좋으면 구애 행동 ‘학춤’ 보는 행운 #인근 태풍전망대선 북한 최전방 조망 #민통선 이북이어서 신분증 확인 필요 #

민통선 이북에 있는 빙애여울은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현재 두루미 150여 마리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30여 마리가 월동 중이다. 두루미는 번식지이면서 서식지인 시베리아에서 지난달 중순부터 월동을 위해 날아와 내년 3월까지 머문다.

임진강 빙애여울. [사진 이석우 의양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임진강 빙애여울. [사진 이석우 의양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빙애여울은 깊이가 10~30㎝로 얕고 물살도 빨라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강이어서 천혜의 두루미 월동지가 되고 있다. 두루미는 강가에서 다슬기와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물도 마시고, 살쾡이 등 천적을 피해 잠도 잔다.

이석우 의양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강에서 집단서식하는 두루미를 보며 해맞이를 겸하면서 한해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기에는 빙애여울 만한 명소가 없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빙애여울은 가족과 자연관찰 여행을 겸하면서 뜻깊은 새해를 맞이하기에 제격”이라고 덧붙였다.

임진강 빙애여울. [사진 이석우 의양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임진강 빙애여울. [사진 이석우 의양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석우 공동대표는 “운이 좋을 경우 얼음 위에서 암수 두루미 한 쌍이 짝짓기에 앞서 마주 보며 사뿐히 뛰어오르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학춤’을 추는 이채로운 광경도 마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빙애여울에서는 행운의 상징이면서 세계적 멸종 위기 조류인 두루미의 생태를 겨우내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만 연천군의회 의장은 “빙애여울은 민통선 지역 두루미 생태관광과 안보관광까지 겸하며 남다른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이색적인 명소”라며 “최근엔 빙애여울을 찾아 신년을 맞이하는 탐방객들이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마추어 생태 사진작가인 그는 빙애여울 일대에서 두루미 생태 사진을 틈틈이 촬영하고, 생태사진전도 열어 두루미 보호 활동에 앞장서고 있기도 하다.

임진강 빙애여울, 장군여울 위치도. [중앙포토]

임진강 빙애여울, 장군여울 위치도. [중앙포토]

요즘 빙애여울의 폭 300여 m의 광활한 강폭 가장자리는 얼음이 얼어있고, 눈이 쌓인 빙판도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다. “뚜르루 뚜르루∼” 우렁찬 울음소리를 내며 두루미 무리가 빙애여울 위를 수시로 날아다닌다. 긴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나는 두루미의 모습은 연하장에서나 흔히 보는 멋스러운 사진 속 모습과 같다. 재두루미 무리도 가족 단위로 강 위를 날아 빙애여울를 오가고 있다.

두루미는 수심이 얕은 여울과 주변 율무밭 일대에서 먹이활동을 벌이고, 여울과 율무밭을 오가며 아름다운 비행을 선보인다. 주변엔 망원경이 갖춰진 두루미 관찰 데크도 마련돼 있다. 민통선 내 도로에서 불과 300여 m 거리에서 눈으로 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다. 망원경을 휴대하면 손에 잡힐 듯 두루미의 생태를 접할 수 있다.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빙애여울. 두루미들이 여울에서 월동 중이다. [사진 이석우 의양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민통선 내 빙애여울. 두루미들이 여울에서 월동 중이다. [사진 이석우 의양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망원경을 이용하면 두루미가 얕은 수심의 물속으로 들어가 몸을 엎드려 온몸에 물을 적신 뒤 힘찬 날갯짓을 하며 목욕하는 장면도 목격된다. 두루미가 주변 자갈밭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연신 자갈밭을 부리로 뒤지는 모습도 보인다. 빙애여울과 맞닿은 산기슭의 율무밭에서 추수가 끝난 밭 바닥을 헤치며 떨어진 율무를 먹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빙애여울은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된 조용한 자연환경을 갖춰 예민한 습성을 지닌 두루미가 살기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빙애여울 주변엔 율무밭도 넓게 조성돼 있고, 먹이터도 마련돼 있어 율무를 주요 먹이로 삼는 두루미에게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임진강 빙애여울. [사진 이석우 의양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임진강 빙애여울. [사진 이석우 의양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빙애여울 주변에는 관광명소도 즐비하다. 인근 민통선 내 남방한계선에 위치한 ‘태풍전망대’에 오르면 남북한이 군사적으로 팽팽히 대치하고 있는 비무장지대(DMZ)를 코앞에서 볼 수 있다. 설치된 망원경을 통해 북한의 최전방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도 있다. 인근 민통선 내에는 임진강 평화습지원도 있고, 이곳에도 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대가 마련돼 있다.

인근 민통선 바깥 임진강에서는 북한 황강댐에서의 방류에 대비하기 위해 조성된 홍수조절지인 군남댐도 견학할 수 있다. 댐 주변에는 탐방로도 갖춰져 있다. 임진강 빙애여울 일대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민통선 내로 들어가야 하기에 군부대 초소에서 신분증을 제출하고 신분확인을 거쳐야 한다.

임진강 빙애여울. [사진 이석우 의양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임진강 빙애여울. [사진 이석우 의양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석우 의양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경계심이 강한 두루미의 서식환경을 헤치지 않고 탐조하기 위해서는 탐조객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두루미는 사람과 천적 등을 피해 조용한 강에서 주로 서식하는 점을 고려해 월동지를 방문할 경우 소음을 내지 않고, 복장도 화려하지 않은 색으로 갖춰 입고 가는 게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연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