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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정석’ 홍성대 “자사고 폐지하면 강남 8학군 부활할 것”

중앙일보

입력

‘수학의 정석’ 저자인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은 10일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등의 일반고 전환에 대해 “학교가 아니라 사교육이 만들어낸 ‘강남 8학군’ 등이 부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학의 정석`의 저자인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 [중앙포토]

`수학의 정석`의 저자인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 [중앙포토]

홍 이사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교육부가 지난달 입법 예고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에 대해 “개인의 능력 차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오직 절대적 평등만을 지향한 후진적 정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개정안은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전기 선발권 박탈을 골자로 한다. 해당 특수고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학생은 다른 일반고를 지원하지 못한 채 강제 배정받게 된다.

홍 이사장은 “모든 국민이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라며 “2001년 김대중 정부 당시에는 자사고 설립을 설득하더니 이제 갑자기 고교서열화가 문제라니 이게 백년지대계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 주도로 시작한 자사고는 오랜 공론화 과정을 밟고 8년간의 시범운영을 거쳐 정착된 지 10년이 채 안 된다”며 “새 정부는 교육관계자들의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사실상 이를 폐지하려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정부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 자사고 특성상 미달하는 자사고는 심각한 재정 부족을 겪게 된다”며 “이런 와중에 자사고 폐지를 추진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신뢰 보호의 원칙’을 저버린 처사”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개정안으로) 고교 교육의 하향 평준화, 공교육의 황폐화, 그로 인한 사교육 팽창이 우려된다”며 “정부가 진정 고교서열화를 막기 원한다면 일반고에도 인적·물적 투자를 늘려 자사고와 같이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이사장은 이 같은 내용의 입법 예고에 대해 지난 6일 A4용지 19장에 달하는 반대 의견서를 교육부에 냈다. 상산학원을 비롯한 자사고들은 행정소송 및 위헌소송도 제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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