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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소리 나더니 손쓸 새 없이···" 또 타워크레인 사고,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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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어진 채 넘어져 있는 타워크레인. [연합뉴스]

휘어진 채 넘어져 있는 타워크레인. [연합뉴스]

경기 용인의 한 물류센터 신축공사장에서 36층 높이의 타워크레인이 옆으로 넘어지면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들이 추락해 3명이 숨졌다.

9일 오후 1시 10분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 소재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인상작업 중이던 타워크레인(높이 90m) 78m 지점이 부러지면서 옆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타워크레인 위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이 지상으로 추락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 1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관계자는 “작업자 7명이 크레인에 올라가 크레인 상부와 하부를 연결하는 인상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쿵’ 소리가 나더니 손쓸 새도 없이 크레인 상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은 “공사현장 바로 옆 텃밭에 나와 있다 쿵쾅거리는 소리가 나서 봤더니 철골 위에 달려있던 크레인이 갑자기 끊어지며 추락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휘어진 채 넘어져 있는 타워크레인[연합뉴스]

휘어진 채 넘어져 있는 타워크레인[연합뉴스]

엿가락처럼 휘어진 철골들이 사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그대로 드러냈다.

사고가 난 물류센터는 지하 5층~지상 4층 규모(연면적 5만8000여㎡)로 지난해 9월 1일 착공했으며 내년 8월 30일 준공 예정이다. 추락 근로자들은 공사 하청업체 소속 내국인 직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 경기지역에서만 세 번째로 크레인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10월 10일 오후 1시 30분쯤 의정부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20층 높이의 타워크레인을 해체하다가 넘어져 근로자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또 지난 5월 22일 오후 4시 40분쯤 남양주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도 18t 규모의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근로자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24건의 타워크레인 사고로 4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달 ‘타워크레인 중대 재해 예방 대책’을 발표해 연식이 20년 이상 지난 노후 타워크레인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사고가 난 크레인의 연식은 1년 남짓하다”며 “조사 과정에서 업무상 과실이 발견될 경우 책임자를 형사 입건해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10일 오후 2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합동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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