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유기준ㆍ한선교ㆍ홍문종ㆍ김성태 의원의 4파전으로 접어들었다. 4파전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친홍 대 반홍의 구도로 보고 있다.
친홍 김성태, 바른정당 복당파 지원으로 초반 우세 #홍문종, 유기준 친박계 단일화 목소리 #중립지대 단일후보 한선교, 비홍비박 앞세워 #의원들, "친홍도 친박도 곤란하다" 고민
친홍 측 후보는 김성태 의원이 꼽힌다. 김 의원은 지난 5월 바른정당에서 유턴한 이른바 1차 복당파다.
이번 원대 선거에서는 홍 대표와 복당파가 전략적 제휴를 맺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친박계가 양측에 날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원외로 당내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홍 대표와 ‘탈당’ 꼬리표 때문에 당내 안착에 애를 먹는 복당파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다.ㅍ김 의원은 ‘강한 야당’에 방점을 찍고 있다.
김 의원은 8일 열린 초선의원-원내대표 후보 간담회에서도 “제1야당으로서 문재인 정권의 독단과 전횡에 맞서 싸워야 한다. 저는 강인한 투사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우택 원내대표의 예산안 처리 과정을 비판하며 “문재인 정부와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야당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모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의총에서도 복당파 의원들은 정 원내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며, 일부는 원내대표 사퇴와 장외투쟁도 요구했다고 한다. 당의 한 초선의원은 “복당파가 김 의원의 선거를 돕고, 친박계와 가까운 정 원내대표를 공격하려고 작심한 듯 ‘매파’로 돌변하더라“고 말했다.
반면 반홍 측은 유기준ㆍ한선교ㆍ홍문종 의원이 포진하고 있다.
친박계인 홍 의원은 홍준표 대표에 대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등 홍 대표 체제를 견제할 수 있는 카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 의원은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원내대표는 당 대표의 지시를 받는 것이나 당대표의 이중대가 아니다”라고 각을 세웠다. 앞서 홍 대표가 관훈토론회에서 “다음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원내 일에 관여하겠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사과하는 한편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8일 간담회에서 “대통령을 잘 모시지 못한 점, 그리고 4선 의원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과거를 딛고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할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하되 양보할 수 있는 일들은 잘 도와줘서 야당다운 야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역시 친박 후보인 유기준 의원은 ‘품격과 연륜’을 앞세우고 있다.
유 의원은 8일 “소리만 지르고 강경책만 쓴다면 결과물이 없을 것”이라며 “때로는 교활하게 협상해 많은 결과물을 얻어내고, 반대로 안 되는 것은 머리띠를 두르고 당의 선명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친박계인 양 측 후보가 경선 전까지 단일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중립지대 단일 후보를 자임하는 한선교 의원은 나경원-이주영-조경태 의원과의 단일화 협상을 통해 후보로 나서게 됐다.
그는 ‘계파 청산과 보수통합’을 강조했다. 한 의원은 “계파로부터 자유로운 후보만이 보수통합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다”며 “모든 것이 모여야 좌파 독재정치를 저지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당의 좌파독재와 싸울 때 제일 먼저 앞으로 나가고 무엇을 결정할 때는 대범하게 결정하겠다”면서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본회의장에 들어가 앉아 있어야 했다. 들어가서 샤우팅도 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현재 김 의원이 네 후보 중에서는 우세하지만 1:1 구도로 재편된다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본다. 한 재선 의원은 “최근 보여준 홍 대표의 ‘막말’ 파동 때문에 반홍 정서가 만만치 않다”며 “의원들이 ‘더이상 친박은 곤란하다’와 ‘그렇다고 친홍도 안 된다’는 고민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