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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포기가 더 이득이라는 인식 갖게 해야"...세계 5개대 연합 학술회의

중앙일보

입력

8일 고려대와 한국고등교육재단 주최로 열린 5개 대학(프린스턴대ㆍ베이징대ㆍ도쿄대ㆍ고려대ㆍ싱가포르국립대) 회의 특별 공개 세션에서는 각 대학 외교안보 분야 석학들이 나와 ‘북핵 난제,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는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열렸다.

고려대ㆍ한국고등교육재단 주최 '북핵 난제, 어떻게 풀 것인가' #프린스턴ㆍ베이징ㆍ도쿄ㆍ고려ㆍ싱가포르국립대 석학 토론자로

서울 강남구 서울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5개 대학 학술회의. 박유미 기자

서울 강남구 서울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5개 대학 학술회의. 박유미 기자

 대북 해법을 두고 중국 정부과 다른 입장을 밝혀 주목을 받고 있는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이 자리에서도 “북핵 문제와 관련 모든 당사국들이 비상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는 그런 계획을 서로 공유하지 않고 공조가 되지도 않고 있다”며 “특히 중국과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를 어떻게 관리할지, 북한 사회의 질서를 어떻게 다시 복구할지, 난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북한에 새 정부가 있어야 하는지 등 위기 상황에서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미리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제재에 대해서도 “현재 제재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북한이 만약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을 계속 강행한다면 제재 수위는 계속 높여나가야 한다”며 “대화 자체도 북에 압박이 된다. 좀 더 강한 채찍과 동시에 매력적인 인센티브 패키지를 마련해 북에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핵 포기 대가에 대해선 “미국ㆍ북한 간 공식 외교 관계는 없는 만큼 미국이 어떤 외교적 관계를 맺는 것도 대가로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체제 전환을 촉발시키는 행동을 취하지 않겠다는 약속, 다른 국가들이 북한을 침략하지 않는다는 보장, 경제 지원 등에 대한 패키지를 통해 북한에서 볼 때 핵 포기가 좀 더 이득이 된다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자 원장과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교수, 후지와라 기이치(藤原一) 도쿄대 교수, 키쇼어 마부바니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이 나섰다. 사회는 박인국 한국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이 맡았다. 다음은 주요 발언 요지.

서울 강남구 서울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5개 대학 학술회의. 박유미 기자

서울 강남구 서울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5개 대학 학술회의. 박유미 기자

▶존 아이켄베리 교수=“우리가 맞닥뜨린 미래는 과거와 다르다. 핵 협상에 따라서 군축이 가능하냐, 전쟁을 더 앞당기냐가 달라진다. 다시 한 번 ‘전략적인 끈기’라는 전략이 필요하다. 긴장을 완화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며, 계산 착오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후지와라 기이치 교수=“중국의 대북 문제 접근법은 과거 정책을 유지할지, 미ㆍ일과 협력할지 여전히 불분명하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미국과의 관계, 협력 면에서는 상당히 성공적인 외교력을 펼쳐왔다. 그러나 북한 문제 해결하려면 한국ㆍ호주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중국도 끌어들여 대북 문제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 중국을 이러한 외교 네트워크게 편입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키쇼어 마부바니 교수=“외교적 해법은 상대에 대한 이해와 함께 어떠한 인센티브를 주어야 강경 노선을 취하지 않을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체제 변화를 얘기하면 매번 북한은 핵에 더 집착했다. (핵을 포기했던) 리비아 사례가 북한에 큰 영향을 줬다. 체제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관심사항이다. 어떤 해법이든 미ㆍ중 간의 높은 신뢰 하에 이뤄져야 한다.”

▶김성한 원장=“최대한의 압박이 효과를 발휘하고, 김정은이 핵 개발로 인해 결국 정권의 안정에 위협을 받는다고 느끼면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이다. 북한이 (단기적인) 전술적 대화에 임했을 때 정권 교체나 정권 변화를 목표로 하는 전략적 대화로 변모시켜야 한다. 우리는 향후에 무엇을 요구해야 하고, 무엇을 양보해야 하는지에 대해 사전 합의가 필요하다. 공동의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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