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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특집]⑤이 투명한 얼굴이 살인마? '그레이스' 사라 가돈

중앙일보

입력

[매거진M] 이런 호사가 있나 싶다. 극장에서나 볼 법한 배우들의 명품 연기를 언제 어디서든 감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온라인 스트리밍의 절대 강자,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발견한 보석 같은 배우들을 소개한다.

2017 넷플릭스 화제작 속 빛나는 배우들 #'그레이스' 사라 가돈


넷플릭스 ‘그레이스’ 의 사라 가돈

넷플릭스 ‘그레이스’ 의 사라 가돈

신비롭다 못해 기이한 마스크. ‘그레이스’(11월 3일 공개)의 오프닝에서, 거울에 비친 사라 가돈(30)은 마치 빈 도화지 같다. 공백을 붓으로 채색하듯, 다양한 표정으로 인간 군상을 흉내 내는 그레이스(사라 가돈). 가돈은 이 짧은 장면만으로, 그가 얼마나 투명하고 변화무쌍한 얼굴과 세밀한 감성을 타고난 배우인지 시청자에게 똑똑히 각인시킨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원작 장편 소설을 극화한 ‘그레이스’는 19세기 실존했던 캐나다의 여성 살인범 그레이스 마크스의 심리를 파헤치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배우 인생을 통틀어 “가장 복잡하고, 지적이면서 어려웠다”는 이 캐릭터. 가돈은 비현실적인 정도로 희고 말간 얼굴, 고저음이 묘하게 섞인 메마른 목소리로 서늘하게 그레이스를 연기한다. 그가 여섯 편의 에피소드에 걸쳐 발산하는 유연함과 당당함은, 종종 소름이 좍 돋을 정도로 위압적이다.

넷플릭스 ‘그레이스’

넷플릭스 ‘그레이스’

어릴 적 발레리나를 꿈꿨던 캐나다 출신의 가돈은 열한 살 무렵 TV 드라마로 배우 데뷔했다. 연기자로서 그를 크게 성장시킨 건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데인저러스 메소드’ ‘코스모폴리스’(2012) ‘맵 투 더 스타’(2014) 등 세 작품을 함께하며, 가돈의 연기 세계는 더욱 단단해졌다. 차기작은 자비에 돌란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존 F. 도노반의 죽음과 삶’(내년 개봉 예정). 이제 막 전 세계에 그의 얼굴을 알렸지만, 가돈은 할리우드의 화려한 삶이 아닌, 한 사람의 예술가로 살아가길 소망한다. “내게 주어진 자리가 꼭 ‘스타’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저 배우로 살아갈 수 있다면 충분하죠.”

주요 필모그래피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2014, 게리 쇼어 감독)
‘데인저러스 메소드’(2011,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배우 입덕 추천작 

‘에너미’ (2013, 드니 빌뇌브 감독)

'에너미'

'에너미'

앤서니(제이크 질렌할)의 정숙한 아내 헬렌. 무료할 정도로 고요한 가돈의 청초한 얼굴을 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고석희 기자 ko.seokhee@joongang.co.kr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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