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두루미 이동경로 국내 최초 확인…철원∼러시아 연해주

중앙일보

입력 2017.12.06 11:52

GPS를 부착해 추적한 재두루미 이동경로. 2016년 3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이동경로다. [사진 경기도]

GPS를 부착해 추적한 재두루미 이동경로. 2016년 3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이동경로다. [사진 경기도]

베일에 싸인 재두루미의 이동 경로가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됐다. 인공위성 추적장치(GPS)를 활용한 덕분이다. 강원도 철원 지역 두루미 월동지에서 겨울을 하는 재두루미는 직선거리로 1000km 떨어진 러시아 연해주까지 비슷한 경로로 통해 반복해 오가며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두루미에 위치추적기를 달고 닌 뒤 방사하는 모습. [사진 경기도]

재두루미에 위치추적기를 달고 닌 뒤 방사하는 모습. [사진 경기도]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 내 야생동물구조센터는 서울대공원과 함께 국내 최초로 GPS를 이용해 재두루미의 이동 경로를파악하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천연기념물 제203호인 재두루미는 멸종위기종 2급인 희귀 겨울 철새다. 연구진은 2016년 4월부터 올해 12월까지 1년 8개월 동안 2회에 걸쳐 재두루미의 이동 경로와 번식지 추적연구를 벌였다.

강원도 철원에서 월동 중인 재두루미. [중앙포토]

강원도 철원에서 월동 중인 재두루미. [중앙포토]

이번에 이동 경로를 추적한 재두루미는 지난해 3월 남양주에서 탈진상태로 구조됐던 개체다. 구조 후 집중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시킨 후 지난해 4월 10일 평택 진위천에서 GPS 장치와 인식표 역할을 할 가락지를 부착해 방사했다. 부착된 추적장치는 가로 3.8cm, 세로 6.6cm, 두께 1.4cm, 무게 30g의 초소형 기기로 약 20만개의 위치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정밀한 기기다.

재두루미에 위치추적기를 달고 있는 모습. [사진 경기도]

재두루미에 위치추적기를 달고 있는 모습. [사진 경기도]

재두루미는 방사와 동시에 이동을 시작했다. 국내에서의 월동 기간이 끝나자 곧바로 서식지인 러시아로 출발했다. 재두루미는 같은 날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에 도착해 14일간 머물며 체력을 비축했다. 이어 같은 달 24일 철원을 떠나 북한 지역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철원을 떠난 다음 날인 25일에 러시아 연해주 칸카 호수 남부에 도착했다.

재두루미 떼가 철원평야에서 평화로이 먹이를 찾고 있다. [중앙포토]

재두루미 떼가 철원평야에서 평화로이 먹이를 찾고 있다. [중앙포토]

이후 6개월 동안 러시아 칸카호와 달네레첸스크 지역에 머물던 재두루미는 겨울이 시작되자 지난해 10월 21일 칸카호를 출발해 사흘 만에 북한 지역을 거쳐 같은 달  24일 강원도 철원으로 되돌아왔다. 이후 DMZ 습지와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 내 농경지와 4개 저수지, 한탄강 잠자리 등지에서 겨울을 보냈다.

경기도ㆍ서울대공원, GPS 이용 확인
직선 거리 1000km를 북상과 남하 해
북한 지역에는 거의 머물지 않고 통과
국내에서도 월동지 인근에서만 지내

철원에서 월동한 재두루미는 올해 3월 16일 다시 비슷한 경로로 북상을 시작해 4일 만인 3월 20일 러시아 번식지인 칸카호에 도착했다. 이어 다시 7개월을 머물다 지난 10월 24일 또다시 철원 월동지로 돌아와 현재 철원 일대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강원도 철원에서 월동 중인 재두루미. [중앙포토]

강원도 철원에서 월동 중인 재두루미. [중앙포토]

임병규 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야생조류 이동생태 연구를 통해 베일에 가려진 야생조류 이동 경로를 파악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멸종위기 야생조류 보전의 디딤돌을 마련하고, AI(조류인플루엔자) 방역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강원도 철원에서 월동 중인 재두루미. [중앙포토]

강원도 철원에서 월동 중인 재두루미. [중앙포토]

☞천연기념물 203호 재두루미=재두루미는 두루미과의 조류다. 몸길이는 약 120㎝로 몸이 회색이고, 눈 주변이 붉으며 머리와 목 뒤는 흰색이다. 새끼는 생후 1년까지 머리가 갈색을 띤다. 10월께 한반도로 날아와 탁 뜨인 평원ㆍ논ㆍ강 하구 등지에서 주로 가족 단위로 무리 지어 산다. 추수 후 떨어진 곡식이나 풀뿌리를 먹고, 물고기도 잡아먹는다. 넓은 습지 중간에 둥지를 튼다.

재두루미에 부착된 위치추적기. [사진 경기도]

재두루미에 부착된 위치추적기. [사진 경기도]

암컷은 2개의 알을 낳고, 알껍데기는 엷은 갈색 바탕에 암갈색 얼룩무늬와 반점을 띠고 있다. 아무르강 중하류 습지를 중심으로 러시아ㆍ몽골ㆍ중국에서 번식하며 우리나라와 일본 등지로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온다. 습지 감소와 도시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 연천ㆍ파주ㆍ김포, 강원도 철원, 경남 주남저수지 등지에서 월동한다. 전 세계에 5000~5500여  마리만 남은 국제적 멸종위기 조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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