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임종 전 부모 계좌서 2억원 이상 빼면 상속세

중앙일보

입력 2017.12.05 08:00

업데이트 2017.12.06 09:27

입원. [일러스트 심수휘]

입원. [일러스트 심수휘]

고 모(61) 씨는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남편을 간호하느라 여념이 없다. 주변 지인들은 만일을 대비해 남편 계좌에서 현금을 어느 정도 빼 두었다가 병원비나 생활비 등에 지출하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야 상속세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맞는 말일까?

최용준의 절세의 기술(6)
세무당국, 피상속인 계좌의 과도한 현금인출 단속
공시지가와 시가 차이 큰 토지는 임종 후 팔아야

A. 부모님의 임종을 앞둔 상황에서 가족들은 모두 경황이 없고, 급하게 결정을 하다 보니 잘못된 대처로 상속세 부담이 더 커지는 경우가 많다. 임종 직전에 주의해야 할 사항과 상속세 절세 요령에 대해 알아보자.

고 씨의 경우 재산 대부분이 남편 명의로 돼 있다 보니 갑작스러운 남편의 사망 후 장례비나 생활비 등을 급히 써야 하는데, 남편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하지 못하면 낭패를 볼 것 같아 걱정이다. 물론 이를 대비하기 위해 급하게 쓸 현금은 미리 인출해 두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이런 지출 목적이 아니라 상속재산을 줄이기 위해 현금을 인출하면 어떻게 될까? 현재 상속세 최고 세율이 50%인 점을 고려할 때 1억원을 현금으로 미리 인출해 예금계좌 잔액을 줄여 놓으면 상속재산이 1억원 감소하게 되고 이는 결국 5000만원의 세금을 줄이는 셈이 된다. 상속 직전 현금을 인출해 상속세를 줄여 보려는 유혹을 느낄 만하다.

피상속인 계좌 인출은 2억원 이하로 
계좌. [그림 김회룡]

계좌. [그림 김회룡]

그러나 현금 인출이 너무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상속인이 피상속인 계좌에서 인출한 금액이 상속개시일 전 1년 이내에 2억원 이상이거나 또는 2년 이내에 5억원 이상인 경우 객관적으로 용도가 분명치 않으면 이를 상속인들이 가져간 것으로 보아 상속세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속이 임박해 거액을 한꺼번에 인출하는 방법은 절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만일 부득이하게 상속 전에 현금을 인출해 생활비·간병비·약초 구매비 등으로 사용했다면 최대한 증빙을 미리 갖춰 두어야 불필요한 오해를 피할 수 있다.

고 씨의 남편과 같이 임종을 앞둔 상태에서 부동산을 처분해 자녀들에게 현금으로 나누어 주려 한다면 이는 매우 좋지 않은 결정이 될 수 있다. 특히 공시지가보다 시가가 훨씬 큰 부동산을 임종 직전 양도하는 경우 상속세 부담이 무거워질 수 있다.

임종 직전 공시지가가 3억원인 부동산을 6억원에 양도했다면 상속재산은 현금 6억원이 되는 셈이다. 상속세율 40% 기준 상속세 부담은 2억 4000만원 정도가 된다. 그러나 이를 양도하지 않고 부동산인 상태로 상속됐다면 공시지가인 3억원에 대해 1억2000만원 정도의 세금만 납부했을 것이다. 즉 공시지가와 시가의 차이가 큰 부동산을 임종 직전에 양도해 현금화하는 순간 상속재산을 더 크게 만들어 상속세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임종 전 부동산 양도, 세무조사 받을 수도
양도세. [중앙포토]

양도세. [중앙포토]

그리고 부모의 임종 전에 부동산을 양도하는 경우 향후 상속세 세무조사 과정에서 그 양도대금의 흐름을 조사할 수 있다. 만약 양도대금이 자녀 계좌로 입금된 사실이 적발된다면 증여세와 가산세까지 부과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만일 재산의 대부분이 고 씨 명의로 되어 있고 남편 명의로는 별다른 재산이 없다고 가정해 보자. 남편이 사망하더라도 상속재산이 없어 당연히 상속세 문제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향후 고 씨의 상속세이다. 고 씨의 재산이 많아 상속세 부담이 크다면 지금부터 상속세를 줄이는 방법을 미리 찾아 두는 게 좋다.

지금 고 씨가 재산이 없는 남편에게 6억원을 증여해 둔다면 어떻게 될까? 배우자 증여공제로 6억원을 공제받으면 남편이 증여받을 때 증여세 부담은 없다. 그 후 남편이 투병 중 사망할 경우 상속재산 6억원을 모두 고 씨가 아닌 자녀들이 상속받더라도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공제 5억원을 공제받게 되므로 상속세 부담은 전혀 없다.

그러나 고 씨가 6억원을 남편에게 증여하지 않고 있다가 남편과 사별 후 고 씨도 사망했다면 6억원에 대해서 상속세 2억 4000만원(상속세율 40% 가정)을 내야 할 것이다. 즉, 배우자에게 증여한 후 자녀가 상속받게 한다면 2억 4000만원의 절세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이처럼 재산이 없는 배우자가 오랜 투병 생활로 먼저 임종을 맞게 된다면 그 전에 미리 증여해 놓은 뒤 그 상속재산을 자녀가 상속받도록 해야 상속세와 증여세를 보다 줄일 수 있게 된다.

최용준 세무사 tax119@msn.com

우리 집 주변 요양병원, 어디가 더 좋은지 비교해보고 싶다면? (http://news.joins.com/Digitalspecial/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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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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