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꺾은 이세돌 '신의 한수' 확률은···구글도 감탄

중앙일보

입력 2017.12.05 05:46

업데이트 2017.12.05 06:47

이세돌이 담배 피는 모습, 촬영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른쪽은 알파고와 경기에서 1승을 거둔 4국 기보. 빨간색 원 안이 78수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중앙포토]

이세돌이 담배 피는 모습, 촬영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른쪽은 알파고와 경기에서 1승을 거둔 4국 기보. 빨간색 원 안이 78수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중앙포토]

“이세돌, 알파고에 잠시 밀리자 호텔 테라스로 가서 홀로 담배”

이세돌 9단이 작년 3월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에서 값진 승리를 거두게 한 백78수가 0.007%의 확률을 뚫은 판단 끝에 나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구글코리아는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 대국 뒷얘기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알파고’를 언론에 공개했다. 다큐를 보면 이 9단의 4국 승리가 확정되자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 개발진은 판세를 결정한 백78수가 실제 나올 확률을 확인하고 혀를 내둘렀다.

 딥마인드의 수석 연구원인 데이비드 실버 박사는 “이런 희박한 확률을 찾아낸 인간의 두뇌에 감탄했다. 진짜 신의 수였다”고 했다. 이 9단은 대국 뒤 백78수를 둔 배경에 관해 질문이 나오자 “그 수 외에는 둘 방법이 없었다. 둘 수밖에 없었던 수”라고 답했다.

 이 9단의 1승에 대해 국내 빅데이터 전문가가 ‘일부러 져준 것’이라는 주장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학과 주임교수는 지난 1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만약 경기 결과대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다섯 경기 가운데 한 경기에서 알파고의 버그가 발생했다면 사고율이 20%라는 건데, 최첨단 인공지능에서는 도저히 나타날 수 없는 현상”이라며 “구글 딥마인드 측은 다섯 번의 대국 가운데 네 번째 대국이 져주기에 가장 적당하다 판단했고 알파고 대신 돌을 놓은 아자황 박사에게 일부러 오답을 보내 알파고의 패배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9단은 지난해 대국에서 알파고에 나머지 4개 대국에서 패배했지만, 결과적으로 알파고에 그나마 1승을 거둔 세계 유일의 프로 바둑 기사로 이름을 올렸다. 알파고가 세계 각국의 바둑 기사와 벌인 공식 전적은 68승1패로 이 9단과의 접전 외에는 인간에게 밀려본 적이 없었다. 알파고는 올해 5월 중국 커제 9단에게서 완승을 하고 바둑계를 은퇴했다.

이세돌 9단(왼쪽)이 지난해 3월 13일 4국 승리 직후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로부터 축하인사를 받는 모습 [중앙포토]

이세돌 9단(왼쪽)이 지난해 3월 13일 4국 승리 직후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로부터 축하인사를 받는 모습 [중앙포토]

 다큐멘터리는 대국 중계 때 공개되지 않은 뒷모습도 담았다. 이 9단이 알파고에 밀려 큰 중압감을 느끼자 잠시 휴식 시간에 호텔 테라스에서 홀로 담배를 피웠다. 또 알파고를 대신해 돌을 뒀던 구글 딥마인드의 아자 황 박사가 경기 당시 기계를 뺨칠 정도로 경직한 모습을 유지했던 것과 반대로 실제로는 잘 웃는 유쾌한 사람이란 사실도 화면으로 접할 수 있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 경영자(CEO) 등 알파고 개발진이 실제 “바보같이 질 수도 있다”며 대국 내내 긴장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이 9단과 접전이 치열했던 5국 막바지에 허사비스 CEO는 ‘알파고가 기권했다’는 실버 박사의 농담에 “쓰러질 뻔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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