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내셔널] 연간 100만명, 가문의 역사 배우고 빛의 향연에 취하다

중앙일보

입력 2017.12.01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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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뿌리공원으로 진입하는 만성교와 만성교 건너편 뿌리공원 전역이 경관조명으로 빛나고 있다. 1997년 조성한 뿌리공원에는 전국 244개 문중이 세운 성씨 유래비가 있다. [사진 대전 중구]

뿌리공원으로 진입하는 만성교와 만성교 건너편 뿌리공원 전역이 경관조명으로 빛나고 있다. 1997년 조성한 뿌리공원에는 전국 244개 문중이 세운 성씨 유래비가 있다. [사진 대전 중구]

도심 외곽 야트막한 야산에 전국 244개 문중의 성씨(姓氏)유래비가 모여 있다. 성씨 유래비를 중심으로 12만 5000㎡(3만7878평)의 공원 전역에는 경관조명이 설치됐다. 공원에서는 밤마다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전국 관광명소 된 대전 뿌리공원
국내 244개 문중 성씨 유래비 유명
공원 전체 수만 개 LED 조명 설치
이색야경 입소문 타고 방문객 급증

대전시 중구 침산동 보문산 자락에 있는 뿌리공원 얘기다. 뿌리공원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효와 성씨를 주제로 조성된 테마공원이다. 올해로 개장 20주년을 맞은 뿌리공원은 요즘 경관조명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주말이면 하루 1000여명이 찾는다.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은 “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경관조명을 설치했다”며 “연간 100만명 이상 찾는 뿌리공원은 경관조명까지 설치되자 전국 명소로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조명은 18억원을 들여 지난 9월 20일 설치됐다. 이 일대 강변 산책로, 족보박물관, 중앙광장, 수변무대, 방아미다리, 은하수 터널 등에는 서로 다른 색의 발광다이오드(LED)조명 수만 개가 반짝거린다. 경관조명은 일몰시간부터 오후 9시까지 켠다.

이 가운데 강변을 거닐며 즐길 수 있는 강변 산책코스와 각 문중의 조형물을 탐방하며 자신의 뿌리를 알 수 있는 문중 산책코스는 가족 단위 관람객, 연인 등 모든 세대의 관람객에게 인기다. 이곳을 찾은 정영한(34·세종시)씨는 “기념사진을 찍고 추억을 만들기에 최고의 장소”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3월 뿌리공원을 찾았다가 문중(남평 문씨) 유래비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3월 뿌리공원을 찾았다가 문중(남평 문씨) 유래비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뿌리공원 주변에는 캠핑장, 잔디광장, 뱃놀이터, 산림욕장, 생태숲 등이 있다. 또 전국 250여 개 문중에서 기증한 족보 4000여점을 전시한 한국족보박물관이 있다.

전국의 문중이 세운 성씨 유래비(조형물)도 흥미롭다. 성씨 유래비는 뿌리공원 개장 당시인 97년 72기였다. 이후 2008년에 64기, 2016년에 88기가 추가 설치됐다. 올해도 20개 문중이 유래비를 설치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성씨 유래비를 설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각 문중이 경쟁적으로 유래비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국에는 5582개 성씨(3만 6744본관)가 있다. 2000년 조사에서는 286성(4179본관)에 불과했으나 15년만에 성씨가 19배 증가했다. 다문화 가정 증가 등으로 귀화 성씨가 증가한 게 요인으로 꼽힌다.

유래비에는 문중의 역사나 이름을 날린 사람 스토리 등을 적었다. 유래비 크기는 가로·세로 2m, 높이 3.5m로 제한돼 있다. 형태는 자유롭게 만들 수 있지만, 가문의 인물 조형물 설치는 금지하고 있다. 유명 인물의 유무에 따른 문중 간 위화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유래비 제작비는 문중 당 5000만~6000만원 정도 쓴다.

유래비는 행주 은씨가 가장 먼저 설치했다. 행주 은씨 문중 은종명(64·경기도 용인시) 사무국장은 “문중 회원들이 가끔 뿌리 공원을 찾아 조상의 의미를 되새긴다”고 말했다. 진양 화 (化), 안음 서문 (西門), 행주 은 (殷), 상곡 마 (麻), 대구 빈(賓) 씨 등 희귀 성씨 유래비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문중인 남평 문씨 유래비도 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3월 대전을 방문했다가 뿌리공원을 찾았다.

중구청은 현재 뿌리공원 맞은 편 야산에 제 2의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12만㎡ 규모로 5년 뒤쯤 조성된다. 성씨 유래비, 유스호스텔, 주차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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