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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 미디어 콘퍼런스] 'CNN 기자의 24시'가 궁금하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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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유민100년 미디어콘퍼런스가 29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렸다. 윌 리플리 CNN 국제 특파원이 '제2세션:모바일에서 길을 찾다'에서 'TV에서 모바일로, 디지털 시대 CNN 기자의 24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유민100년 미디어콘퍼런스가 29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렸다. 윌 리플리 CNN 국제 특파원이 '제2세션:모바일에서 길을 찾다'에서 'TV에서 모바일로, 디지털 시대 CNN 기자의 24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발표를 하는 오늘(29일) 잠을 못 자고 나왔습니다. 북한이 이날 새벽 미국 수도 워싱턴DC까지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이죠. CNN은 오전 3시 40분부터 라이브(Live) 방송을 했습니다. 저요? 저는 관련 트윗을 12~13개 올렸습니다."

TV에서 모바일로, 디지털 시대 CNN 기자의 24시

29일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소식을 전하는 윌 리플리 기자. [사진 CNN 방송 캡처]

29일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소식을 전하는 윌 리플리 기자. [사진 CNN 방송 캡처]

모바일 세상으로 진화하는 디지털 시대를 사는 기자들의 24시간은 어떨까? 윌 리플리 CNN 국제 특파원은 29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에서 열린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북한이 이날 새벽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한 것을 언급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리플리는 이날 새벽 잠도 자지 않고 자신의 트위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지고 있는 북한 소식, 각종 언론사 보도 등을 전했다. 그는 "새벽에 트윗을 올렸기 때문에 정신이 깨어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는 농담을 건넸다.

윌 리플리 기자는 29일 새벽 호텔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소식을 자신의 SNS을 통해 전했다. [사진 윌 리플리 트위터]

윌 리플리 기자는 29일 새벽 호텔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소식을 자신의 SNS을 통해 전했다. [사진 윌 리플리 트위터]

리플리 기자 말대로 이날 그의 트위터 타임라인은 북한 관련 소식들이 점령했다. 그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플리 기자는 "뉴스 보도를 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사람들이 뉴스를 처음 접하는 곳은 바로 스마트폰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CNN IS EVERYWHERE. (CNN은 어디에나 있다)"

리플리 기자는 17년 전 언론사에 발을 들였다. 당시만 해도 사람들이 TV 저녁 뉴스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접하던 때였다. 그러나 이젠 TV 채널도 플랫폼도 모두 다양해졌다. 현재 CNN은 SNS 계정 8개, TV 채널 7개, 디지털 채널 14개 등을 가지고 있다. 과거 시청자들이 TV에서 나오는 저녁 뉴스만을 기다렸다면 지금은 TV뿐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뉴스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전 세계에서 4억5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TV를 통해 CNN 뉴스를 접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고 한다. 또 다른 플랫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CNN 디지털의 월간 페이지 뷰(View)는 23억건이 넘고, CNN 각종 SNS 팔로어는 7억5000만명에 이른다. 이 같은 수치를 두고 리플리 기자는 "디지털 시대에서 저널리스트들이 '할 일이 많아졌다'는 뜻"이라고 정의했다.

CNN 기자가 CNN을 활용하는 방식  

윌 리플리 기자 뒤로 보이는 사진들은 그가 직접 촬영해 개인 SNS에 올린 북한 관련 사진이라고 한다. 김경록 기자

윌 리플리 기자 뒤로 보이는 사진들은 그가 직접 촬영해 개인 SNS에 올린 북한 관련 사진이라고 한다. 김경록 기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정보를 미리 입수하면 CNN은 이를 보도한다. 여기까지가 CNN이 할 일이다. 그다음 리플리 기자는 이 보도 내용을 자신의 SNS에 공유한다.

 윌 리플리 기자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트위터 등에 공유하는데, 반응이 꽤 좋은 편이라고 한다.

윌 리플리 기자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트위터 등에 공유하는데, 반응이 꽤 좋은 편이라고 한다.

여기에 하나 더. 주요 뉴스 내용은 아니었지만 직접 촬영한 사진 등 생생한 현장 소식 역시 SNS에 올린다. TV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것을 SNS로 공유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더 많은 독자가 CNN 뉴스를 접하게 해준다고 리플리 기자는 전했다.

CNN이 CNN 기자를 활용하는 방식 

TV에 전해지지 않는 뉴스는 CNN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파된다. 윌 리플리기자가 전한 북한의 창건절 당시 모습. [사진 CNN 홈페이지 캡처]

TV에 전해지지 않는 뉴스는 CNN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파된다. 윌 리플리기자가 전한 북한의 창건절 당시 모습. [사진 CNN 홈페이지 캡처]

리플리 기자가 SNS에 올린 내용은 개인에게서 그치지 않는다. CNN의 다양한 채널과 플랫폼들에 동시 공유가 된다. 가끔은 리플리 기자가 올린 영상이 전파를 탈 때도 있다. 리플리 기자는 "예전에는 저녁 뉴스를 위해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했으나 이제는 촬영과 동시에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면서 "잘 정제된 콘텐트는 아닐지라도 더 많은 독자에게 즉각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했다.

 윌 리플리 기자가 진행한 페이스북 라이브. 동시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한다.

윌 리플리 기자가 진행한 페이스북 라이브. 동시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 라이브'도 전에 없던 새로운 뉴스 전달 방식이다. 리플리 기자는 "북한에서 페이스북 라이브를 진행했더니 10~15분 사이에 독자 수천 명과 상호작용이 이뤄졌다"면서 "스토리텔링을 하는 방법이 혁신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내다봤다.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가 29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렸다. 이날 세선2에서 윌 리플리 CNN 국제특파원이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유민 100년 미디어 콘퍼런스가 29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렸다. 이날 세선2에서 윌 리플리 CNN 국제특파원이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리플리 기자가 보는 '디지털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기자는 어떻게 이를 맞이해야 할까. 그는 "(스마트폰을) 잡고만 있어도 현장감을 전달할 수 있다"면서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독자와 일대일로 소통해야 하는 시대"라고 했다.

'할 일이 많아진 것 아니냐'고 투덜거릴 수 있는 기자들에게 리플리 기자는 "모바일 시대는 언론인에게 강력한 힘을 주는 것"이라고 위로를 건넸다. 지역 뉴스가 전 세계로 공유될 수 있는 뉴스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경쟁의 구도가 공평해졌다. 그리고 기자가 편집국 지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독자성을 가지고 취재를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유민100년 미디어콘퍼런스가 29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렸다. 제2세션 참가자들이 질의응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행자 태인영, 글랜 멀카히 RTE테크놀로지 혁신담당 책임자, 임선영 카카오 포털부문 부사장, 윌 리플리 CNN 국제 특파원. 박종근 기자

유민100년 미디어콘퍼런스가 29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렸다. 제2세션 참가자들이 질의응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행자 태인영, 글랜 멀카히 RTE테크놀로지 혁신담당 책임자, 임선영 카카오 포털부문 부사장, 윌 리플리 CNN 국제 특파원. 박종근 기자

'모바일 저널리즘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모바일 저널리즘은 이미, 그리고 앞으로도 강력한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 "TV도 물론 중요하지만 스마트폰이 훨씬 더 강력해질 요소가 있다. 왜냐고? 스마트폰은 바로 우리 손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훌륭한 콘텐트가 있다면 어떤 플랫폼에 상관없이 소비될 수 있다. 콘텐트가 제일 중요하다"면서 "이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아래위로 (기사를) 스크롤 하면서 내용을 흡수하고 소비할 수 있게 됐다. 독자들이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뉴스를 소비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저널리즘의 미래다"라고 덧붙였다.

리플리 기자의 SNS 운영 관련 조언

리플리 기자는 트위터 팔로어만 해도 5만명이 넘는다. 그가 올린 트윗이 2500건 넘게 리트윗(공유) 될 때도 있다. 그는 ▶신변잡기식 SNS 운영은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상을 공유하거나 셀카를 올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저널리스트로서 개인 SNS 계정을 이용해서라도 소속 언론사의 대표성을 띈다고 생각하고 운영해보라. ▶공식 SNS가 공유할 수 없는 것을 공유하면서 독자에게 다가가라. 라고 조언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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