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전략폭격기 B-1B 랜서, 北 도발 직전 동해상 대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29일 새벽,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 미사일 화성-15형을 발사한 가운데, 이같은 도발 당시 미국의 전략 자산인 B-1B 랜서가 동해상에서 대기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B-1B가 지난 9월,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미 태평양사령부]

B-1B가 지난 9월,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미 태평양사령부]

정부 소식통은 이날 새벽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직전, B-1B 랜서가 한반도 동해상 상공에 미리 전개돼 대기했다고 밝혔다. 당시 전개된 편대 구성이나 전개 시간, 비행 경로 등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호주 공군과의 연합훈련을 위해 2대의 B-1B 랜서 등으로 구성된 편대가 사우스다코타에 위치한 엘즈워스 공군기지를 떠나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전개됐던 만큼, 해당 편대가 전개됐을 가능성이 높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두 대의 B-1B 랜서는 호주 북쪽 해안에서 실시된 '라이트닝 포커스'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미 본토에서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로 전개됐다. 호주 공군이 주도한 이 훈련은 다음달 2일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미 공군 태평양 사령부는 B-1B 2대가 27일(현지시간) 괌에서 출격해 호주에서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B-1B의 한반도 전개는 한미 군사당국이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28일 복수의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로 추정되는 전파 신호를 감지했다고 보도했다. 우리측 합참 관계자도 사전 징후 포착과 관련해 "한미 공조 하에 면밀히 추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B-1B 랜서. [사진 미 공군]

B-1B 랜서. [사진 미 공군]

한편, B-1B의 한반도 전개가 우리 군의 대응 사격훈련과는 무관했던 것으로 보인다. 합참에 따르면,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인 오전 3시 18분쯤 공군 피스아이 조기경보기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포착한 후 즉각 대응사격 훈련에 나섰다.

훈련엔 육군 미사일부대, 해군 이지스함, 공군 KF-16 등이 투입, 3시 23분부터 44분까지 해성-2(함대지), 현무-2(지대지), SPICE(스파이스)-2000(공대지) 미사일을 1발씩 발사했으며 적 도발 원점을 가정한 목표지점에 3발이 동시에 탄착됐다.

합참 관계자는 이 훈련에 대해 "적의 도발에 합동전력으로 대응한다는 개념으로 우리 전력을 운용하고 있다"며 "필요하면 언제든지 한미 연합 동시 대응사격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