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report] 저소득 무주택자는 국민임대 … 신혼부부, 행복주택 노려라

중앙일보

입력 2017.11.2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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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정부가 29일 발표하는 ‘주거복지 로드맵’의 핵심은 임대주택 공급 확대다. 무주택 서민을 위해 5년간 임대주택 85만 가구, 공공분양 15만 가구 등 임대 100만 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임대 공급 문호를 넓히면서 진입 문턱은 낮추는 방향이다.

문턱 낮아지는 임대주택
85㎡ 이하 국민주택 시세 60%대
최장 30년까지 거주 가능해 유리
월세 부담되면 장기전세가 대안
전세금 싸고 20년간 빌릴 수 있어

임대주택은 무주택 서민을 위해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하는 주거시설이다. 정부 재정을 지원해 저소득층이 싼 임대료로 살 수 있도록 한 국민임대·영구임대가 대표적이다. 과거엔 질보다 양에 초점을 맞춰 공급됐다. 하지만 ‘미운 오리’ 취급을 받기도 했다.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주변 환경이 나빠져 집값이 떨어진다는 인식 때문이다. 시범지역으로 선정됐다가 주민 반대로 무산된 경우도 나왔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감시팀장은 “‘집 근처 임대주택에 사는 친구와 어울리지 말라’며 대놓고 차별하는 학부모가 나오는 등 임대주택에 대한 차별이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고 지적했다.

임대주택 올 가이드

임대주택 올 가이드

하지만 최근들어 임대주택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추세다.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행복주택(2030세대에 초점을 맞춘 공공임대) 같이 수요자 입맛에 맞춘 다양한 유형의 임대주택이 등장하면서다. 일반 아파트보다 저렴한 전세보증금, 월세만 내면 새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어 웬만한 신규 분양 아파트 못지않게 인기다. 하드웨어(설계)부터 많이 바뀌었다. 일단 집이 넓어지는 추세다. 신혼부부 임대주택의 경우 기존 전용면적 20~30㎡대 ‘원룸’ 구조에서 40㎡대 ‘투룸’ 구조로 바뀌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공급한 신혼부부 대상 임대주택에 전용 40㎡가 넘는 아파트가 속속 나오고 있다. 김철홍 국토부 공공주택정책과장은 “신혼부부가 임대주택에 입주하면 최장 10년 이상 거주한다. 아이를 낳아 식구가 늘면 방 2개는 있어야 한다고 보고 면적을 넓히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첫 공급한 국민임대 전경.

국내 첫 공급한 국민임대 전경.

LH 표준 설계상 전용면적 84㎡만 돼도 판상형 ‘4베이(방 셋에 거실 전면 배치)’ 구조가 기본이다. 4베이는 채광·통풍이 유리하다. LH가 화성 동탄2신도시에 공급할 예정인 임대주택의 경우 성냥갑 같은 디자인에서 벗어나 땅 높낮이에 따라 아파트 층수를 제각각으로 구성했다. 소프트웨어, 즉 입주민을 위한 서비스도 진화하고 있다. 최근 입주하는 임대 아파트는 생애 주기에 맞춰 단지 안에서 주택 규모를 바꿔가며 살 수 있도록 하거나 가전 렌탈 서비스도 제공한다. 주택에 대한 인식이 ‘소유’에서 ‘거주’로 바뀌는 상황에서 임대주택이 머지않아 주택 시장의 대세가 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국내 첫 공급한 국민임대 최근 평면도.

국내 첫 공급한 국민임대 최근 평면도.

이런 임대주택 종류만 영구임대·국민임대·공공임대·장기전세와 행복주택·뉴스테이 등 10여종에 달한다.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임대주택 입주를 노리는 수요자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국가유공자라면 영구임대가 제격이다.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30% 이하 수준인데다 자격 요건만 유지하면 거주기간 제한도 받지 않는다.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70% 이하 무주택자라면 국민임대를 공략해볼 만 하다.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시세의 60~80% 수준에서 공급한다. 최장 30년까지 쓸 수 있어 사실상 영구임대나 다름없다.

치솟은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젊은층에겐 행복주택이 대안이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지하철역 인근 등 대중교통이 편리한 곳에서 살 수 있도록 한 임대 유형이다. 전용면적 45㎡ 이하 소형 주택이지만 보증금+임대료가 시세의 60~80% 수준이다. 다만 입주조건이 까다롭다. 자산 기준(신혼부부 2억1900만원, 대학생 7500만원, 사회초년생 1억8700만원 등)을 만족시켜야 하고 한 번 당첨되면 재청약은 불가능하다. 공공임대는 보증금+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90% 수준이지만 임대 의무기간(5년, 10년)이 지나면 분양 전환해 세입자가 우선 분양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매달 월세가 부담이라면 ‘장기전세’가 해법이다. 전세금이 주변 시세의 약 80% 수준인데 임대 기간이 최장 20년이다. 전용 60㎡ 이하의 경우 무주택자로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면서 부동산이 2억1550만원 이하여야 하는 등 조건이 있다. 소득이 높은 유주택자라면 중산층 주거 안정 목적으로 도입한 뉴스테이를 노려볼 만하다. 자격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임대료는 시세와 같지만 8년 거주기간을 보장받고 연간 임대료 상승률을 5% 이내로 묶었다.

낮은 임대료와 좋은 임대조건 때문에 분양할 때마다 대기자가 넘치는 상황이다. 그렇더라도 임대주택을 신청하기에 앞서 유의할 점이 있다. 지난 3월 서울투자운용에서 모집한 1차 행복주택은 총 301가구 모집에 3796명이 지원해 평균 1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최초 당첨자 계약률이 76%에 불과했다. 당첨자의 4분의 1은 계약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미계약자 71가구를 설문한 결과 당첨아파트 불만족(45%), 자금마련의 어려움(21%), 접수 후 자격조건 변경(16%), 묻지마 청약(16%) 등을 이유로 꼽았다. ‘당첨아파트 불만족’이라고 응답자 중에선 청약 신청 전 평면도를 보고 지원했지만 당첨 후 실제 아파트 면적·크기 등을 보고 포기한 경우가 많았다. 고진수 광운대 경영대학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민간 주택에 비해 품질·입지가 떨어진다. 종류가 다양하고 입주 조건이 까다로워 재계약시 조건까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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