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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호 녹조 일으키는 남조류에서 흙냄새 유전자 확인

중앙일보

입력

수도권의 상수원인 팔당호에서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 중에서 흙냄새를 내는 종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됏다. 사진은 2012년 팔당호에서 발생한 녹조의 모습. [중앙포토]

수도권의 상수원인 팔당호에서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 중에서 흙냄새를 내는 종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됏다. 사진은 2012년 팔당호에서 발생한 녹조의 모습. [중앙포토]

한강 팔당호에서 자라는 남조류 일부가 흙냄새 유발 물질의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상수원인 팔당호에서 녹조가 발생했을 때 정수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수돗물에서 흙냄새가 날 수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팔당호에 출현한 남조류(시아노박테리아) 15종을 대상으로 흙냄새 물질을 생성하는 유전자 보유 여부를 분석한 결과, 남조류 4종이 관련 유전자를 가진 것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국립환경과학원 한강물환경연구소 분석 #15종 중 4종에서 '지오스민' 유전자 검출 #"녹조 발생시 정수처리 강화 정보로 활용"

흙냄새는 남조류 등이 내는 지오스민(Geosmin)이나 2-MIB 물질 때문인데, 이들 남조류 4종은 지오스민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지오스민은 인체에 독성은 없지만, 흙냄새를 유발해 수돗물 품질을 저하한다.
실제로 지난 2011년 11월 수도권 지역 수돗물에서 흙냄새가 발생한다는 민원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는데, 당시에도 지오스민이 원인이었다.
지오스민의 먹는 물 수질 감시기준인 L당 20ng(나노그램, 1ng=10억분의 1g)보다 훨씬 높은, 최고 1640ng/L까지 검출됐다.

남조류 분리 배양 실험 장면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남조류 분리 배양 실험 장면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이번 유전자 분석은 중합 효소 연쇄 반응(PCR)법을 사용했다. PCR은 특정 유전자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으로, 해당 유전자가 시료 내에 존재할 경우 이를 집중적으로 복제(증폭)함으로써 쉽게 분석, 확인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지오스민 생성 유전자를 가진 것은 아나베나(Anabaena) 속(屬)의 3종(種)과 오실라토리아(Oscillatoria) 속(屬)의 1종이었다.

흙냄새 유발 유전자를 가진 남조류 아나베나 써시날리스(Anabaena circinalis)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흙냄새 유발 유전자를 가진 남조류 아나베나 써시날리스(Anabaena circinalis)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흙냄새 유발 유전자를 가진 남조류 아나베나 크라사 ( Anabaena crassa)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흙냄새 유발 유전자를 가진 남조류 아나베나 크라사 ( Anabaena crassa)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흙냄새 유발 유전자를 가진 남조류 아나베나 플랑크토니카(Anabaena planctonica)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흙냄새 유발 유전자를 가진 남조류 아나베나 플랑크토니카(Anabaena planctonica)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흙냄새 유발 유전자를 가진 남조류 오실라토리아 프린셉스(Oscillatoria princeps)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흙냄새 유발 유전자를 가진 남조류 오실라토리아 프린셉스(Oscillatoria princeps)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특히, 오실라토리아는 호수·강 바닥에서 사는 저서성 남조류로 알려져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유순주 한강물환경연구소장은 "이번 유전자 분석 정보는 향후 팔당호 녹조 발생 시 흙냄새를 내는 종인지를 신속하게 파악, 정수장에서 곧바로 처리를 강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물환경연구소는 앞으로도 팔당호에 출연하는 남조류를 대상으로 지오스민뿐만 아니라 다양한 냄새 물질 관련 유전자의 보유 여부를 지속해서 분석할 계획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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