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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체조·파크골프·대형고스톱 … 어르신 몸도 두뇌도 팔팔해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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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스포츠로 행복한 서울 <하>

지난 9월 어르신 생활체육대회에서 번외 종목인 대형 고스톱을 하는 참가자들. [사진 서울시체육회]

지난 9월 어르신 생활체육대회에서 번외 종목인 대형 고스톱을 하는 참가자들. [사진 서울시체육회]

지난 9월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시 어르신 생활체육대회에 참가한 박종수(68)씨는 신문 크기만큼 큰 화투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서울시는 이번 대회에 번외경기로 대형 고스톱을 넣었다. 전체 판세를 읽으며 패를 내고, 점수를 계산하는 고스톱은 두뇌활동이 필요해 치매 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시력이 떨어진 노인들을 위해 대형 화투로 고스톱을 하는 것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박씨는 “평소에 고스톱 게임을 즐기는데 이렇게 큰 화투로 해보는 건 처음이다. 그림이 커서 집중이 잘됐다”고 했다. 박씨는 다른 60~70대 노인 3명과 함께 성동구 대표로 나와 우승했다.

2006년부터 어르신 생활체육대회 #올해 25개 자치구 5000여명 참가 #“100세 시대 운동으로 건강한 삶”

올해 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약 720만 명이다. 전체 인구의 13.8%를 기록하면서 고령사회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서울시 노인 인구도 지속적으로 늘어 약 130만명이 넘었다. 이에 서울시는 만 65세 이상인 노인들이 활기차고 건전한 노후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생활체육대회, 축구대회, 걷기 대회 등 다양한 체육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 어르신 생활체육대회 이색종목에 출전한 어르신들. [사진 서울시체육회]

서울시 어르신 생활체육대회 이색종목에 출전한 어르신들. [사진 서울시체육회]

그 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대회는 생활체육대회다. 2006년부터 시행된 어르신 생활체육대회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5000여 명이 참가한다. 올해는 6개 종목(생활체조·배드민턴·게이트볼·탁구·파크골프·족구)과 2개 시범종목(당구·볼링), 번외경기 5종목(대형고스톱·골프퍼팅·스포츠스태킹·대형제기차기·신발양궁)의 경기가 열렸다. 참가비는 무료다. 서울시는 올해 대회 예산으로 2억원을 책정했다. 노인 참가자들이 계속 늘면서 예산이 2012년 4000만원에 비해 5배로 늘었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종목은 생활체조다. 25개 자치구에서 전담 생활체육지도자의 지도를 받은 어르신들이 한달 이상 맹훈련 끝에 출전해 화려한 군무를 펼친다.

서울시 어르신 생활체육대회 이색종목에 출전한 어르신들. [사진 서울시체육회]

서울시 어르신 생활체육대회 이색종목에 출전한 어르신들. [사진 서울시체육회]

게이트볼·탁구·파크골프 등은 운동을 자주 하는 노인들이 유리하다. 반면 대형고스톱·스포츠스태킹(컵 쌓기)·신발양궁 등은 비싼 장비 없이 간단한 규칙만 숙지하면 바로 즐길 수 있다. 마포구 대표로 신발양궁에 참가한 정창순(76·여)씨는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종목이라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다. 추운 날씨에도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앞으로 정식 종목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신발양궁은 4m 거리의 과녁을 향해 발로 신발을 던지는 종목이다.

정창수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은 “100세 시대에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부담없이 스포츠를 즐기는 게 중요하다.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운동회를 만들기 위해 참신한 종목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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