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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85명 美공항 입국 거부 왜? 거부되면 비행기표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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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미국 교통안전청이 미국에 항공편으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한 보안규정을 강화했다. 지난달 26일부터 미국이나 미국령으로 가는 여객은 출국시에 보안 인터뷰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연합뉴스]

미국 교통안전청이 미국에 항공편으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한 보안규정을 강화했다. 지난달 26일부터 미국이나 미국령으로 가는 여객은 출국시에 보안 인터뷰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하려던 85명의 한국인이 지난 19일 미국 공항에서 단체로 입국을 거부당하는 일이 발생하자 어떤 경우에 입국을 거부당하는 지와 입국을 거부당할 때 어떻게 돌아오는지 등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이 많다. 또 이번에 입국을 거부당한 단체 관광객은 어떤 이유로 입국이 거부됐는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미 국토안보부 산하 교통안전청(TSA)이 미국에 들어오는 항공편 입국자에 대한 보안규정을 강화했고, 이에 따라 지난달 26일부터는 미국으로 출국하는 경우에 공항 인터뷰까지 추가했다. 입국거부 사례가 더 많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미 국토안보부가 발표한 최근 5년간의 이민단속현황에 따르면 연평균 1300명의 한국인이 입국을 거부당한다.

요주의 인물 뜻하는 'SSSS' 찍힌 항공권. 최근 인천국제공항에서 애틀랜타행 델타항공 항공기를 이용하려는 한 30대 여성의 항공권에 'SSSS'가 찍혀있다.   이는 미국 교통안전청(TSA)이 정하는 '2차 보안검색 대상'(Secondary Security Screening Selection)이라는 뜻이다. [연합뉴스]

요주의 인물 뜻하는 'SSSS' 찍힌 항공권. 최근 인천국제공항에서 애틀랜타행 델타항공 항공기를 이용하려는 한 30대 여성의 항공권에 'SSSS'가 찍혀있다. 이는 미국 교통안전청(TSA)이 정하는 '2차 보안검색 대상'(Secondary Security Screening Selection)이라는 뜻이다. [연합뉴스]

대표적으로 불법체류의 가능성이 있어 보이면 입국을 거부당한다. 체류지가 불분명하거나 단기 관광목적의 무비자로 왔는데 미국에 오래 살 것처럼 짐을 많이 가져온 경우 등이다. 미국 입국 심사관의 질문도 불법체류의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 많다. 질문은 어디서 왔는지, 방문 목적은 무엇인지, 여행은 누구랑 하는지, 어디를 갈 예정인지, 얼마 동안 미국에 머무를 것인지, 어디에서 머무를 것인지, 직업은 무엇인지, 돈은 얼마나 가져왔는지 등이다. 이런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입국을 거부당할 수 있다. 또한 미국 법상 약물 중독자로 판정되거나 테러리스트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정될 경우, 그리고 전염병이 있는 경우도 입국 거부될 수 있다.

85명 집단입국거부 사유는 체류목적 불분명 #불법체류나 테러리스트 가능성 있으면 거부 #85명은 ‘마음수련’이란 명상단체 회원 #한국에서 시작 40여개국에 센터있는 단체 #한국행 비행기 자리나는 대로 탑승 #항공사 환불 없어 비행기표 날리는 셈

이번에 단체로 입국을 거부당한 85명의 한국인은 모두 ‘마음수련’이라는 한국의 명상단체가 주최하는 연례 수양회 참가자들이었다. 이들은 어디를 갈 것인지를 묻는 입국심사관의 질문에 농장이라고 대답했다가 입국을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에 국내에서 처음 시작된 마음수련이라는 단체는 현재 전 세계 40여 개국에 센터가 있고, 미국에만도 26개의 지역센터가 있다. 창시자는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낸 저술가이고 시인이며 작곡가, 서예가라고 마음수련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

명상단체 홈폐이지에 안내돼 있는 해외 센터 현황. [홈페이지 캡처]

명상단체 홈폐이지에 안내돼 있는 해외 센터 현황. [홈페이지 캡처]

미국에서 입국을 거부당하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이때예약해 둔 귀국편 항공권을 이용하게 된다. 단기 출장이나 관광목적의 무비자 프로그램(전자여행허가제ㆍESTA)을 이용하려면 왕복 항공권이 필수 준비사항인데, 이번에 입국을 거부당한 단체의 경우 ESTA를 이용했다. 미국에 들어가지 못해도 항공사에서 환불을 해주지는 않기 때문에 입국을 거부당하면 왕복항공권은 날리게 되는 셈이다.

2008년 미국 비자면제 시행 첫날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서울발 애틀랜타행 승객들이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알리는 안내문 앞에서 탑승 절차를 밟고 있다.[중앙포토]

2008년 미국 비자면제 시행 첫날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서울발 애틀랜타행 승객들이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알리는 안내문 앞에서 탑승 절차를 밟고 있다.[중앙포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는 자리가 나는 대로 타게 된다. 만약 입국 일자 변경이 안 되는비행기 표를 예약했다고 해도 이런 경우에는 예외가 허용된다. 이번에 입국 된 85명 중 36명은 대한항공을, 나머지 49명은 델타항공을 이용해 미국으로 갔는데, 한국으로 돌아올 때도 36명은 대한항공, 나머지 49명은 델타항공을 타고 왔다.

입국거부된 85명의 단체관광객 중 49명은 델타항공의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다. [중앙포토]

입국거부된 85명의 단체관광객 중 49명은 델타항공의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다. [중앙포토]

예약자가 많아 귀국편 비행기 자리가 부족할 경우에는 인근 공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번에 경우 대한항공은 일부 승객을 뉴욕 등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에 탑승시켰고, 델타항공은 디트로이트를 경유하는 노선에 탑승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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