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백기…짐바브웨 무가베 대통령 사임 발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37년간 짐바브웨를 통치해 온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퇴진 거부하다 집권당 탄핵 추진에 '백기' #아내 그레이스와 면책권 보장 등 대가설도

 무가베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제출한 사임서를 통해 "나 로버트 가브리엘 무가베는 헌법 96조 항에 따라 내 사직서를 제출한다"며 "순조로운 권력 이양을 위해 즉각적이고 자발적으로 사퇴한다"고 밝혔다.

제이컵 무덴다 짐바브웨 의회 의장은 이날 오후 5시50분 현지 국영TV로 중계된 연설을 통해 무가베 대통령의 사임서 제출을 공식 발표하면서 “이는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15일 군부 쿠데타 이후 퇴진을 거부하며 정정 불안을 초래했던 무가베 대통령은 37년 간의 권좌에서 내려오게 됐다. 의사당에 모여 무가베 탄핵 절차에 들어갔던 여야 의원들은 함께 환호했고 탄핵 안건은 자동 폐기 처리됐다. 의사당 바깥에서도 시민 수천명이 모여 무가베의 퇴진을 축하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관련기사

관련기사

짐바브웨 전 부통령이자 무가베를 대신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에머슨 음난가그와.

짐바브웨 전 부통령이자 무가베를 대신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에머슨 음난가그와.

앞서 집권당인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은 무가베에게 이날 정오까지 퇴진하지 않을 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오전 한때 조건부 사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지만 시한을 넘기고도 공식 성명이 없어 집권당 주도의 탄핵 절차가 시작된 상태였다.

무가베의 후임으론 ‘무가베의 오른팔’이었다 해임된 부통령 에머슨 음난가그와(75)가 유력하다. 해임 후 해외로 도피한 음난가그와는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무가베의 퇴진을 직접 촉구하기도 했다. 이미 집권당이 지난 19일 그를 새 대표로 추대하는 등 권력 교체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분위기다.

무가베 대통령과 그레이스 여사. [AP=연합뉴스]

무가베 대통령과 그레이스 여사. [AP=연합뉴스]

음난가그와와 권력 승계 다툼을 벌이다 군부 쿠데타의 빌미를 제공한 그레이스 무가베(52)의 행방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앞서 짐바브웨 군부가 무가베 대통령에게 퇴진에 따른 대가로 무가베 대통령과 그의 부인 그레이스 여사에 대한 완전한 면책 특권, 개인 자산 지속 유지 등을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