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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청와대에도 특수활동비 상납…비서관에 매월 200만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도 특수활동비를 상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12년 3월 21일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할 때의 장진수 당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모습. 그는 이명박 정부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해 검찰의 본격적인 조사를 이끌어냈다. [연합뉴스]

2012년 3월 21일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할 때의 장진수 당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모습. 그는 이명박 정부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해 검찰의 본격적인 조사를 이끌어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 불법사찰을 폭로했던 장진수(44) 전 주무관은 19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근무를 시작한 2009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1년 내내 매월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상납했다”고 밝혔다.

이는 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서도 특수활동비 상납이 이뤄졌다는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국정원뿐 아니라 국무총리실 등 다른 부처의 특수활동비가 청와대에 상납됐을 가능성이 높아 검찰의 수사 확대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 전 주무관은 당시 공직윤리지원관실 서무 담당으로 처음 출근하자마자 당시 상급자로부터 “저 위(청와대)에 갖다줘야 할 게 있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그곳에서 첫 임무가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일하기 전부터 이미 7, 8개월 동안 매달 청와대 비서관실에 특활비를 상납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수활동비는 고생하는 부하직원들에게 나눠주는 돈인 줄 알았는데 거꾸로 윗사람에게 상납을 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며 “위에서 결정한 일이고, 게다가 청와대에 가는 돈이라 당시에는 말단 직원이 거부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국무총리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돈을 보낸 곳은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산하의 고용노사비서관실이었다고 한다. 당시 고용노동비서관은 ‘영포라인’(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포항·영일 출신 인사들)의 핵심이던 이모씨였다.

장 전 주무관은 “비서관에게 월 200만원, 행정관 2명에게 각각 50만원, 30만원씩을 매달 갖다 줬다”며 “은행에서 현찰(280만원)을 찾아 봉투에 넣어 상급자에게 전달했다. 그들은 그 돈을 ‘용돈’으로 쓴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장 전 주무관의 직속상관이었던 국장과 과장은 특수활동비를 빼돌려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으로 기소됐다. 하지만 ‘돈을 받은 사람’은 처벌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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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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