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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경기 포천시 관인면에 숨겨진 2㎞ 보물은?…‘와불상’

중앙일보

입력

누워 계신 부처님 형상을 닮았다고 ‘와불상(臥佛像)’으로 불리는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보개산 지장봉 주변 능선의 모습. 전익진 기자

누워 계신 부처님 형상을 닮았다고 ‘와불상(臥佛像)’으로 불리는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보개산 지장봉 주변 능선의 모습. 전익진 기자

휴전선과 10여 ㎞ 거리에 불과한 접적 지역인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이곳에는 사람이 만든 게 아닌 자연이 빚어낸 누워 있는 ‘부처님 모습’을 한 산이 있다. 이름하여 ‘와불상(臥佛像)’으로 불리는 산이다. 이 와불상은 다양한 명칭으로 통한다. 지장봉 일대에 있는 능선이라고 해서 ‘지장 와불상’, 관인면에 있다고 해서 ‘관인 와불상’이라고도 한다.

부처님이 누워 계신 형상을 한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와불상' 모습. 그래픽 김영옥

부처님이 누워 계신 형상을 한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와불상' 모습. 그래픽 김영옥

누워 계신 부처님 형상을 닮았다고 ‘와불상(臥佛像)’으로 불리는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보개산 지장봉 주변 능선의 모습. 전익진 기자

누워 계신 부처님 형상을 닮았다고 ‘와불상(臥佛像)’으로 불리는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보개산 지장봉 주변 능선의 모습. 전익진 기자

와불상의 길이는 2㎞ 남짓으로 거대한 모습을 띠고 있다. 관인면 중리∼삼율리에 이르는 보개산(해발 877m)의 산봉우리를 잇는 능선을 따라 남북 방향으로 부처님이 누워 계신 것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중리와 삼율리를 잇는 왕복 2차로 87번 국도를 따라 차량으로 달리다 보면 500m∼1㎞ 거리를 두고 와불상 전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누워 계신 부처님 형상을 닮았다고 ‘와불상(臥佛像)’으로 불리는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보개산 지장봉 주변 능선의 모습. [박광복 감성 휴양마을 위원장]

누워 계신 부처님 형상을 닮았다고 ‘와불상(臥佛像)’으로 불리는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보개산 지장봉 주변 능선의 모습. [박광복 감성 휴양마을 위원장]

경기 포천시 관인면과 연천군 신서면 경계에 있는 보개산(寶蓋山)은 불교와 깊은 연관이 있는 이름이다. 보개산 최고봉인 지장봉(地藏峰)과 주변의 큰 바위봉우리들이 지장보살의 머리 위 보개(寶蓋) 장식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지장봉’도 승려의 머리같이 생긴 바위로 이뤄졌다고 해서 이름이 유래됐다고 한다. 이런 등의 이유로 현재도 일부에선 보개산을 지장산으로 부르기도 하며, 인터넷에도 지장산으로 소개되고 있기도 하다.

보개산 최고봉 지장봉(地藏峰) 일대 능선 #누워 계신 부처님 형상…아는 이 드물어 #부처님 얼굴ㆍ머리ㆍ가슴ㆍ다리 등 닮아 #요즘 짙은 단풍옷 차려 입은 부처님 모습 #명당 조망장소 ‘와불 구경하는 집’ 생겨 #감성 휴양마을, 조망대 등 설치 나서기로 #관인면사무소, 관광자원화 용역 조사 중 #불교계 “신라시대부터 지장 신앙 성지” #

이 와불상은 이마·눈·코·입 등 얼굴을 비롯해 가슴과 다리·발 등 신체 전 부위가 부처님 옆 모습과 같은 형상을 선명하게 드러내 보인다. 거대한 조각상을 사람이 정성 들여 깎아 만들어 놓은 것으로 보일 정도다. 둥글둥글한 형태의 머리카락 모양도 부처님을 연상케 한다. 양손은 가지런히 모은 채 배에 올려놓은 모습을 하고 있다.

누워 계신 부처님 형상을 닮았다고 ‘와불상(臥佛像)’으로 불리는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보개산 지장봉 주변 능선의 모습. [한명환 다운농원 대표]

누워 계신 부처님 형상을 닮았다고 ‘와불상(臥佛像)’으로 불리는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보개산 지장봉 주변 능선의 모습. [한명환 다운농원 대표]

와불상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모습을 달리하며 환상적인 광경을 선보인다. 동틀 무렵과 해 질 녘에는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할 정도로 장관을 연출한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조금 비출 때면 파노라마 영상을 감상하는 듯한 감동을 준다. 요즘은 늦가을 짙은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어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긴다.
겨울철 하얀 눈으로 뒤덮일 때면 눈꽃 세상의 부처님으로 변하고, 봄에는 초록빛 동화 속 부처님 형상으로 바뀐다. 한여름 장마철 짙은 녹음에 소나기가 퍼부으면 세상의 찌꺼기를 시원하게 씻어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와불상은 외지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주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와불상으로 불리며 마을의 상서로운 상징물로 통하는 정도다. 국토 최북단 오지 지역에 있는 데다 그동안 언론 매체를 통해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때문이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입소문을 통해 알음알음 알려졌을 정도다. 요즘은 가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등산객 등이 간간이 사진을 올려 관심을 끌기도 한다.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와불상' 위치. [관인면사무소]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와불상' 위치. [관인면사무소]

이러다 보니 최근엔 관인면 일대에 와불상을 감상하기 위해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점차 늘고 있다. 이러자 관인면 초과2리 87번 국도변 ‘감성 휴양마을’의 한 농가주택에서는 ‘와불 구경하는 집’이란 팻말을 도로변에 설치하고 꽃차를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곳과 인접한 87번 국도변 육군 모 부대 신병교육대 앞은 1㎞ 정도 거리에서 와불상의 전체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명당자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누워 계신 부처님 형상을 닮았다고 ‘와불상(臥佛像)’으로 불리는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보개산 지장봉 주변 능선의 모습을 바라보는 모습. 전익진 기자

누워 계신 부처님 형상을 닮았다고 ‘와불상(臥佛像)’으로 불리는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보개산 지장봉 주변 능선의 모습을 바라보는 모습. 전익진 기자

박광복(57·초과2리 이장) 감성 휴양마을 위원장은 “우리 마을에서는 조상 대대로 아침에 일어나면 와불상을 바라보면서 기도를 올릴 정도로 각별한 모습을 띠고 특별한 의미를 주는 산”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 마을의 상징물인 와불상을 관광 명물로 만들기 위해 조망대와 포토존을 설치해 마을의 소중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누워 계신 부처님 형상을 닮았다고 ‘와불상(臥佛像)’으로 불리는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보개산 지장봉 주변 능선의 모습. [한명환 다운농원 대표]

누워 계신 부처님 형상을 닮았다고 ‘와불상(臥佛像)’으로 불리는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보개산 지장봉 주변 능선의 모습. [한명환 다운농원 대표]

와불상의 부처님 머리 지점의 산기슭에서 아로니아를 재배하는 한명환(61) 다운농원 대표는 “가까이서 산을 바라봐도 누워 계신 부처님 형상이 선명하게 보여 신기하다”며  “중국·일본 등지의 자연 와불상과 비교해도 관인면의 와불상은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 와불상은 주변 여러 지역에서도 두루 관찰되고 있다. 강원도 철원의 고석정 등지에서도 맑은 날이면 보인다. 와불상 인근 지역에는 지장산 계곡, 산정호수·비둘기낭폭포·재인폭포, 철원 민통선 두루미 월동지, 고석정·고대산 등 다양한 관광지와 명산이 즐비해 연계 관광을 즐기기에도 좋다.

최형만 포천시 관인면 부면장은 “내년 1월까지 지역 문화재생사업 차원에서 관인면 와불상을 지역 관광 자원화하는 방안을 연구 용역조사 중”이라며 “용역조사가 완료되면 내년 초부터 구체적인 관광자원화사업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원오사 주지 원오 스님은 “보개산 와불상은 신라 시대 때부터 누워 계신 지장보살상으로 신성시됐고, 이후 1950년 6·25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불교 지장 신앙의 소중한 성지 가운데 하나로 손꼽혀 오던 곳인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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