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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탑재 가능한 B-52, 자위대 전투기와 연합훈련"

중앙일보

입력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가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부대와 지난 8월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훈련을 실시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9일 보도했다. 미 핵전략폭격기가 일 자위대 전투기와 연합훈련을 실시했다는 보도는 처음이다.

아시히신문, “8월 말 동해상에서 편대 비행” # 美 핵전략폭격기와 日 연합훈련 보도는 처음 # 미 본토의 B-52, 한반도 주변 배치도 검토 # #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B-52는 8월 하순 단독으로 미국 본토에서 일본 열도 주변까지 날아와 태평양 쪽에서 도호쿠(東北) 남부 상공을 통과해 동해에 진입했다. 이후 항공자위대 고마쓰(小松) 기지를 발진한 F-15 전투기와 동해 상공에서 합류해 호위를 받으며 편대비행을 전개했다. 아사히신문은 B-52는 실제로 핵무기를 탑재하지는 않았고, 연합훈련 당시 북한 측이 이 훈련을 인식한 흔적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은 미ㆍ일 정상이 지난 5월 합의한 ‘양국의 대북 방위능력을 향상시키는 구체적인 행동’에 따른 것이라고 일 정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B-52와 F-15 간 공동훈련이 그 일환이다. 항공자위대 조종사가 B-52 비행 특성을 파악하고 편대를 짜는 움직임을 확인한 것이 극히 유익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맞서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미 전략폭격기 B-1B와 규슈(九州) 및 오키나와(沖繩) 주변에서 자주 비행 훈련을 하고 있지만 B-52와 항공자위대의 연합훈련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B-52 동향은 북한에 주는 정치적, 군사적 의미가 훨씬 크다. 일ㆍ미의 강력한 연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공표를 검토했으나 미국 측의 의향에 따라 비공개로 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한반도 상공에도 자주 날아오는 ‘죽음의 백조’ B-1B는 원래 핵과 재래식 무기를 모두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1997년 미국과 러시아 간 전략무기 감축협정인 START-II 협정에 따라 핵운용 기능을 제거했다. 추후에 B-52가 퇴역하면 핵폭격기로 개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사시 재래식 폭탄을 최대 61t을 싣고 전투에 투입된다.

j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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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성층권의 요새(Stratofortressㆍ스트래토포트리스)’로 불리는 B-52는 속력, 무기적재량(최대 32t) 등에서 B-1B에 밀리지만 여전히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고 냉전 기간을 포함해 수십 년에 걸쳐 전장에서 검증받았다는 이유로 가장 안정적인 전략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B-1B, B-2스피릿과 더불어 미 3대 전략폭격기다.
B-52는 지난해 1월 북한이 4차 핵시험을 강행하자 서울 부근을 저공비행한 바 있다.

 B-52 전략폭격기가 지난해 1월 10일 오전 대한민국 공군의 F-15K 전투기 두 대(B-52의 오른쪽)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 두 대(B-52의 왼쪽)의 호위를 받으며 한반도 상공에서 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B-52 전략폭격기가 지난해 1월 10일 오전 대한민국 공군의 F-15K 전투기 두 대(B-52의 오른쪽)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 두 대(B-52의 왼쪽)의 호위를 받으며 한반도 상공에서 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현재 현역에서 활동 중인 대부분의 B-52폭격기는 미 루이지애나 박스데일 공군기지를 본부로 출격한다. 항속거리가 2만km에 달해 공중급유 없이 한반도에 도달할 수 있다. 지난달에는 이 폭격기에 대해  ‘24시간 즉각 출격 태세’ 명령을 다시 실행할 준비를 미 공군이 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폭격기는 냉전시절 핵무기를 싣고 언제든지 출격할 준비를 했었지만 냉전 종식과 더불어 이 명령에서 자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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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 의회는 내년도 국방예산안을 담은 국방수권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핵과 재래식 무기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주변 배치를 권고하기도 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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