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이혼했다고 딸의 친권까지 포기해야 하나요?

중앙일보

입력 2017.11.18 04:00

업데이트 2017.11.20 10:58

저는 요즘 아내와 이혼을 협의하고 있습니다. 오랜 연애 후 결혼하고 딸아이를 얻었는데, 배우자와 백년해로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지 실감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저는 10년 안팎의 결혼생활 끝에 비록 이혼하지만, 서로에게 더는 상처를 주지 말자고 약속했습니다. 이혼은 당연히 합의됐고, 재산분할도 서로의 상황을 다 아는 처지라서 쉽게 정리가 됐습니다. 

이혼. [중앙포토]

이혼. [중앙포토]

그런데 예상외로 딸아이의 친권 때문에 협의에 진전이 없습니다. 저와 아내 모두 딸아이를 무척 사랑하고 같이 살고 싶어합니다. 아내는 남자는 혼자 못산다고 하면서 제가 이혼 후 재혼할 가능성이 크고, 본인은 딸과 혼자 살 거라면서 딸의 양육을 본인이 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억울했지만, 딸아이 입장에서 보면 저보다 아내와 같이 사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러 딸의 양육을 아내가 하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배인구의 이상가족(27)
양육하는 사람이 친권 행사하는 것이 일반적
양육권·친권 항상 같은 사람에게 가는 것 아냐
'공동친권자' 지정도 가능

하지만 아내만이 딸의 친권자가 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도 아버지로서 당연히 딸의 친권자가 되고 싶습니다. 아내는 세상 물정 모른다는 소리만 합니다. 그리고 제가 직장 동료에게 이혼할지 모른다고 하자 동료들은 절대 친권을 주면 안 된다고 합니다. 갑자기 딸의 성이 바뀔 수 있다면서요.

도대체 친권이란 것이 무엇인지 무척 혼란스럽습니다. 만약 제가 계속 친권자가 되겠다고 하면 저희는 협의이혼을 하지 못하는 것인가요. 저는 법정에서 저희 부부의 잘잘못을 따지는 일만큼은 피하고 싶습니다.

[제작 조민아]

[제작 조민아]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친권은 자녀를 보호하고 기르는 부모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단어에 ‘권’자가 있어 권리라는 생각이 강하지만 속성은 의무입니다. 혼인 중의 부모는 공동으로 친권을 행사하고, 만약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가정법원의 심판을 받아 정할 수 있습니다.

혼인 중의 부모도 친권 행사에 대해 의견을 달리할 수 있는데, 이혼한 부모가 혼인 중의 부모보다 더 합리적으로 협력해 친권을 행사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 이혼하는 경우 양육자가 친권을 행사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사례자처럼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친권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분도 많기 때문에 실무상 '공동친권자' 지정도 종종 있습니다. 대법원도 이혼 시 부모가 공동으로 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가족. [사진 smartimage]

가족. [사진 smartimage]

"부모가 이혼하는 경우 부모 중 미성년 자녀의 친권을 갖는 사람과 양육자를 정할 때 자녀의 성별과 연령, 양육 의사,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능력, 자녀의 의사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녀에게 가장 도움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혼 후 친권과 양육권이 항상 같은 사람에게 돌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혼 후 자녀에 대한 양육권과 친권이 부모 중 한 사람 또는 부모에 공동으로 귀속되도록 정하는 것은 앞선 기준을 충족하는 한 허용된다."(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1므4719 판결)

따라서 미성년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도움이 된다면 사례자와 아내가 공동으로 친권자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친권자 결정문제에 관해 가정법원에 심판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심판정본을 받아 협의이혼의 의사확인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례자가 친권자가 된다고 해서 딸아이의 성이 바뀌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아이의 성과 본 변경의 기준은 친권자가 누구인가가 아니라 '당사자인 아이의 행복과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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