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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러시아·페루·튀니지 만나면 ‘꽃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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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2018 러시아월드컵 대륙별 예선이 16일로 마무리됐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 한국의 운명은 다음달 1일 열리는 본선 조 추첨 결과에 따라 요동칠 전망이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 32개국 확정 #한국 4번 포트, 다음달 1일 조 추첨 #유럽·남미팀과 ‘죽음의 조’ 가능성 #브라질·스페인·덴마크 만나면 최악

16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오세아니아 1위 뉴질랜드와 대륙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페루가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페루는 1·2차전 합계 1승1무를 기록, 1982년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페루를 마지막으로 본선 32개국 엔트리가 모두 가려졌다. 가장 많은 티켓(14장)이 걸린 유럽에선 개최국 러시아를 비롯해 독일·잉글랜드·스페인 등이 본선에 합류했다. 반면 이탈리아·네덜란드가 탈락하는 이변이 생겼다. 아시아는 한국·이란·일본 등 5개국, 남미는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5개국, 아프리카는 나이지리아 등 5개국, 북중미는 멕시코 등 3개국이 각각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유럽의 아이슬란드와 북중미의 파나마는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다.

월드컵진출국가표

월드컵진출국가표

러시아 월드컵 본선은 내년 6월14일부터 7월15일까지 11개 도시, 12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본선 조 추첨식은 다음달 1일 오후 11시45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9월 새롭게 바꾼 월드컵 본선 조편성 기준을 공개했다. 새 규정의 핵심 기준은 FIFA 랭킹이다. 기존처럼 톱시드를 제외한 나머지 2~4번 시드를 대륙별로 묶지 않고, FIFA 랭킹 순으로 포트(항아리)를 구분한다. 단,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대륙의 참가팀들은 같은 대륙에 속한 나라들과 조별리그에서 만날 수 없다.

지난달 랭킹 기준으로 62위에 그친 한국은 순위가 가장 낮은 나라들이 모이는 4번 포트에 속했다. 톱시드를 의미하는 1번 포트엔 개최국 러시아를 비롯해 FIFA 랭킹 1~7위(독일·브라질·포르투갈·아르헨티나·벨기에·폴란드·프랑스)가 모였다. 2번 포트엔 스페인·잉글랜드·우루과이 등 월드컵 우승 경험을 가진 나라들이 즐비하다. 3번 포트에도 덴마크·스웨덴 등 만만치 않은 팀들이 자리를 잡았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에 사용될 항아리. 한국은 4번 포트에 속했다. [사진 FIFA 홈페이지]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에 사용될 항아리. 한국은 4번 포트에 속했다. [사진 FIFA 홈페이지]

한국이 기대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러시아를 비롯해 남미의 페루, 아프리카의 튀니지와 한 조에 속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달 7일 치른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한국에 4-2로 승리했지만 1번 포트 국가들 중에선 약체다. FIFA 랭킹도 65위로 본선 32개국 중 가장 낮다.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거친 2번 포트의 페루, 월드컵 조별리그를 한 번도 통과하지 못했던 튀니지, 이집트(이상 3번 포트) 등도 해 볼 만한 상대다.

현실적으로는 ‘죽음의 조’에 속할 가능성이 더 크다. 특히 브라질·스페인·덴마크를 만나면 최악이다. 전통의 강호 브라질은 최근 A매치 7경기 무패(4승3무) 행진을 이어가며 2002년 한국·일본 대회 이후 16년 만의 우승을 꿈꾸고 있다. 2번 포트 최강국 스페인은 유럽 예선에서 이탈리아를 제치고 본선에 직행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스페인은 2번 포트에 있지만 사실상 우승 후보다. 스페인과 한 조에 묶이는 나라들은 매 경기 치열한 생존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크리스티안 에릭센(토트넘), 카스퍼 슈마이헬(레스터시티) 등 유럽 빅리거들을 다수 보유해 상대하기 껄끄럽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1무1패로 열세다. 그밖에도 톱시드의 독일·아르헨티나·포르투갈, 2번 포트의 잉글랜드·우루과이, 3번 포트의 스웨덴 등은 가급적 피해야 할 상대들이다. 신태용 감독은 김남일 코치와 함께 오는 29일 출국해 조 추첨식을 참관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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