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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제품인데 왜 온라인이 더 싸지"…온라인 최저가의 비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8일 대형마트를 찾은 박선희(37)씨는 휴지 코너 앞에 서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마음에 드는 휴지의 상품명을 포털사이트에 치이고 최저가격을 확인하니 한 온라인몰의 판매 가격이 2000원 더 저렴했다. 박씨는 해당 온라인몰에서 휴지를 ‘장바구니에 담기’ 했다.

매장 임대료 등 제반비용 들지 않아 #산지 직배송 등 유통단계 줄여 원가 절감 #'최저가' 의식한 가격 경쟁에 파격적 할인 단행

박씨는 가격 할인 행사 중인 과자 코너로 발길을 옮겼다. 여기서도 그는 마음에 드는 상품을 고른 후 스마트폰으로 최저 가격을 검색했다. 온라인몰 판매 가격이 더 싼 것을 확인하고 같은 제품을 ‘장바구니 담기’ 한 후 모든 물건을 한꺼번에 주문했다.

박씨처럼 오프라인(매장)에서 구경하고 구입은 온라인에서 하는 쇼루밍(Showrooming)족이 점점 늘어나는 이유다. 같은 제품이라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더 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박씨는 “저녁 반찬거리처럼 당장 써야 하는 상품이 아니면 굳이 100원이라도 돈을 더 주고 바로 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같은 제품인데 온라인몰의 가격이 더 싼 이유는 뭘까. 기본적으로 매장 임대료나 운영료(관리비·전기세 등) 같은 제반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10억원의 자본금이 있다면 오프라인 업체는 매장 임대료와 관리비 등 제반 비용으로 5억원, 나머지 5억원은 운영에 쓴다. 온라인 업체는 10억원을 모두 운영에 쓸 수 있다.

매장 임대료같은 제반비용이 들지 않고 유통 단계를 줄인 온라인몰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원가 절감에 유리하다. 소셜커머스인 위메프의 광고.

매장 임대료같은 제반비용이 들지 않고 유통 단계를 줄인 온라인몰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원가 절감에 유리하다. 소셜커머스인 위메프의 광고.

‘최저가’ 경쟁을 의식한 가격 할인 지원 마케팅도 영향을 미친다. 제반 비용에 드는 자본금이 없으니 그만큼 가격 할인에 투자할 수 있다. 예컨대 로봇과 인형 가격을 평상시보다 20% 할인하는 ‘가정의 달 특별 행사’가 있다. 가격이 2만원인 인형을 이 기간 1만6000원에 판매한다면 할인한 4000원은 제조업체가 아닌 온라인몰 본사에서 지원한다.

아예 제조업체에서 공급가가 더 낮게 제공하기도 한다. ‘클릭’ 한 번이면 경쟁사 제품과 한눈에 가격이 비교되는 전자상거래 특성상 업체 스스로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다. 이승진 위메프 홍보실장은 “‘최저가’ 타이틀을 위해 직접 비용 지출이라는 출혈을 감수하는 마케팅을 벌이는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혜택이 커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유통단계를 줄인 것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원동력이다. 기본적으로 산지와 도매를 거치는 유통과정을 축소해서 산지(제조사)에서 바로 배송을 한다.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앤 것이다. 오프라인은 도매 단계를 줄인다고 해도 산지에서 일단 자사 물류센터로 제품을 가져와야 하는 구조다. 물류센터 건설이나 운영을 위한 비용이 필요하고 이 비용은 고스란히 가격에 반영된다.

최근엔 오프라인 매장도 가격 경쟁 대열에 합류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가격 차이가 많이 줄었다. 할인행사나 사은품 제공, 제휴 신용카드 할인, 할인 쿠폰 등 부가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오프라인 매장이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로 지급하는 가격 차이가 줄어든 것이다. LG경제연구원 김민희 연구원은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이라는 채널을 국한하지 말고 나의 상황과 니즈에 가장 적합한 채널에서 쇼핑을 하면 된다”며 “실제로 온·오프라인이 하나로 연결된 시장이 형성·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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