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데뷔 100일 만에 밀리언셀러 될까 … 워너원 ‘뷰티풀’ 행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13일 신곡 ‘뷰티풀’을 공개한 워너원. 극장판 뮤직비디오도 함께 공개 했다. [사진 YMC]

13일 신곡 ‘뷰티풀’을 공개한 워너원. 극장판 뮤직비디오도 함께 공개 했다. [사진 YMC]

워너원은 4세대를 여는 아이돌이 될 수 있을까. 11인조 보이그룹 워너원은 13일 프리퀄 리패키지 앨범 ‘1-1=0(Nothing Without You)’을 들고 돌아왔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가 종영한 지 2달 만에 첫 미니앨범 ‘1X1=1(To Be One)’을 선보인 데 이어 3달 만에 새 앨범을 발매한 것이다.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MTV 유럽 뮤직 어워드 등 굵직한 시상식을 염두에 둔 발빠른 행보다.

리패키지 앨범 선주문 50만장 #광고 15개로 브랜드지수 1위 #인기 돌풍 속 “생명력 없다” 우려도

이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각기 다른 도전 이유가 공개된 만큼 자신들이 지닌 서사를 공고히 하는 방식을 택했다. 황민현은 신곡 ‘뷰티풀(Beautiful)’에 대해 “워너원으로 데뷔하기 이전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며 “누구나 혼자일 때는 불완전함을 느끼지만 함께 했을 때 더 완전해지고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앨범에서 ‘에너제틱’과 ‘활활’로 패기 넘치는 모습을 선보인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가을에 어울리는 감성적인 멜로디를 택했다.

13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된 15분 짜리 극장판 뮤직비디오 역시 같은 맥락이다. 어린 시절 잃어버린 형제를 되찾고 각각 권투선수와 경찰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으로 강다니엘과 옹성우가 주인공을 맡았다. 강다니엘은 “연기는 첫 도전이라 많이 어색했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차차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용이 감독 연출작으로 배우 차승원이 아버지 역할로 등장한다.

국제아동구호개발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점퍼데이 캠페인’도 깜짝 공개했다. 2012년 영국에서 시작돼 가정·학교·직장에서 12월 중 하루를 점퍼데이로 정해 도움이 필요한 아동을 위해 스스로 여는 모금 캠페인에 앞장섬으로써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과 보호’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이처럼 출발선부터 달랐던 워너원의 행보는 가히 기록적이다. 리패키지 앨범 선주문량만 50만장에 달하고, 지난 앨범 판매량(72만장)과 합산하면 데뷔 100일 만에 밀리언셀러라는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11월 보이그룹 브랜드 지수는 1위로 방탄소년단(2위)과 엑소(3위) 등 3세대 보이그룹을 모두 제쳤다. 맡은 광고 모델만 15개에 달하는 데다 SBS ‘마스터키’ ‘런닝맨’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면서 빅데이터량이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는 “연예기획사를 통해 처음 탄생한 1세대 아이돌 H.O.T.와 젝스키스, 음악적 성장을 보인 2세대 동방신기나 빅뱅과 달리 워너원은 방송사를 통해 탄생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즌1의 아이오아이가 구구단(김세정·강미나)·위키미키(최유정·김도연)·프리스틴(임나영·주결경) 등으로 흩어진 뒤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처럼 생명력이 길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비슷한 콘셉트와 겹치기 출연도 피로도를 높이는 원인 중 하나다. MAMA 남자 신인상의 경우 워너원을 비롯 더 이스트라이트(이우진)·사무엘·정세운 등 후보 5팀 중 4팀이 ‘프로듀스 101’ 출신이다. 워너원과 함께 남자그룹상 후보에 오르는 등 ‘프듀’를 발판으로 역주행에 성공한 뉴이스트W를 롤모델 삼아 KBS2 ‘더유닛’과 JTBC ‘믹스나인’에 출사표를 던진 그룹도 여럿이다. 5인조 보이그룹 에이스는 각각 2명, 3명으로 그룹을 쪼개서 ‘더유닛’과 ‘믹스나인’에 출연하는 등 본래 활동보다 오디션을 더욱 중시하는 풍토마저 생겨나고 있다.

방송사가 매니지먼트 사업에 뛰어들면서 생기는 수직계열화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은 “‘더유닛’의 경우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그룹을 최장 26개월까지 묶어두는 등 중소기획사의 사정은 더욱 악화됐다”며 우려를 표했다. 워너원뿐만 아니라 뉴이스트 음반을 유통하고 영화 ‘좋아해, 너를’을 CGV에서 단독개봉한 CJ E&M은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16% 성장해 127억원의 영업이익과 16% 늘어난 4401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는 “YG가 주축이 되어 만드는 ‘믹스나인’은 방송사에 주도권을 빼앗긴 음악산업과 연예기획사가 헤게모니를 되찾기 위한 노력처럼 보인다”며 “파레토 법칙처럼 음악 시장에서도 상위 20% 그룹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20%에 해당하는 팬들이 80%의 소비를 담당함으로써 과대대표되는 기형적 구조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