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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박정희 등굣길 걷기 행사에 초등생들까지 참가한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정희 대통령은 어렸을 때 학교 다니면서 매일 지각했을 것 같아요. 학교가 너무 멀어서요."

12일 오전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기념공원~구미초 걷기 행사 #학생 50여명 포함 시민 300여명이 두시간 동안 등굣길 걸어 #시민들 "소년 박 전 대통령, 무슨 생각하면서 이 길 걸었을지 궁금" #구미시 11~14일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주간…다양한 행사 마련 #

12일 오전 10시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생가기념공원 및 구미초등학교 일대. 박 전 대통령의 어렸을 적 등굣길을 걷는'박정희 대통령 학교가는 길 걷기' 행사가 열렸다. 박정희 생가보존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이날 아이와 함께 온 가족·모녀·노부부 등 300명의 시민이 행사에 참가했다. 준비운동을 한 뒤 생가기념공원에서부터 박 전 대통령이 졸업한 구미초등학교까지 6.5㎞를 걸었다.

구미 정수초등 5학년 신모(11) 군은  "저도 대통령이 꿈이라서 이 행사에 왔다. (박 전 대통령이) 2시간 정도 걸리는 등굣길을 매일 아침 걸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12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 주차장에서 ‘박정희 대통령 학교 가는길 걷기 체험’ 행사가 열렸다. 프리랜서 공정식

12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 주차장에서 ‘박정희 대통령 학교 가는길 걷기 체험’ 행사가 열렸다. 프리랜서 공정식

신 군을 비롯해 이날 50여 명의 학생이 걷기 행사에 참여했다.
금호고 2학년 최예나래(17)양은 "봉사단체에 속한 친구들과 함께 행사에 왔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한국사를 통해 배웠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걸었던 등굣길을 직접 걷는 행사에 참석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김현수(17)군도 "평소대로라면 늦잠 잘 시간인데 가을 산책도 하고 뜻깊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했다.

이날 시민들은 생가기념공원~구미초 생가~철로변도시숲~구미초등학교 코스로 이어지는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다녔던 초등학교 등굣길을 함께 걸었다. 특히 철도변에는 감나무와 단풍나무가 가득해 시민들은 늦가을 경치를 만끽했다.

‘박정희 대통령 학교 가는길 걷기 체험’ 행사에서 300여명의 시민이 가을 경치를 만끽하며 걷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박정희 대통령 학교 가는길 걷기 체험’ 행사에서 300여명의 시민이 가을 경치를 만끽하며 걷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이번 행사는 '박정희 대통령 탄생100돌 기념주간' 행사의 일환이다.
구미시는 박 전 대통령 탄생100돌(14일)을 기념하기 위해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을 기념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두고 구미 YMCA 등 시민단체는 "박 전 대통령을 우상화하는 행사"라는 비난이 있었다.

행사 현장에선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등으로 행사가 조촐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전 대통령과 같은 구미초등을 졸업했다는 김모(50·여)씨는 "행사가 좀 더 성대하게 열렸으면 했는데, 아쉽다. 딸(박근혜)과 상관없이 어쨌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단단하게 일군 인물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정하영 구미시의원은 "요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과 존경의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당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알겠지만 결국 판단은 역사가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남유진 구미 시장도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길을 걸었다.
남 시장은 "단순히 시간이 흐른다고 역사가 되지는 않는다. 그 시간 속에 누가 어떤 일을 누구와 함께 무엇을 이루어냈느냐가 바로 역사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뤄낸 산업화와 조국 근대화의 역사를 가볍게 평가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정희 대통령 학교 가는길 걷기 체험’ 행사 출발에 앞서 남유진(오른쪽) 구미시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박정희 대통령 학교 가는길 걷기 체험’ 행사 출발에 앞서 남유진(오른쪽) 구미시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박정희 대통령 탄생100돌 기념주간' 동안 생가기념공원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사진・휘호 전시회도 열린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붓글씨와 삶을 엿볼 수 있는 사진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대구에서 왔다는 임종교(70) 할머니는 "사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고추와 쌈장 안주에 막걸리를 드셨다. 정말 소박하신 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회에서 시민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주간을 맞아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이 박 전 대통령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주간을 맞아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이 박 전 대통령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이번 기념 주간은 박 전 대통령의 탄생일인 14일까지다. 13일 오후 7시에는 생가 기념공원 야외특설무대에서 탄생100돌 기념 전야제 공연이 열린다. 성악·풍물, 인기가수 초청 공연이 준비돼 있다.
'박정희 대통령 탄생100돌 기념식'은 14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생가 추모관에서 숭모제가 진행된 후, 기념공원 특설무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탄신제가 열린다.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기공식도 함께 개최된다.

구미=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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