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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위챗에서도 보험을 든다고?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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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표 ICT 기업 텐센트가 메신저 위챗에서 보험을 팔기 시작했다. 앞서 9월 보험업 대행 자격을 취득한지 2개월 만이다.

중국 1위 어플 위챗. [사진 www.92to.com]

중국 1위 어플 위챗. [사진 www.92to.com]

지난 11월 2일 텐센트가 만든 중국 국민 메신저 위챗(웨이신)에 '보험 서비스'가 추가됐다. 일명 웨이바오(微保). 마이크로 보험을 뜻한다. 영어로는 WeSure이다.

아직까진 테스트 중인 관계로 모든 위챗 유저에게 웨이바오 서비스가 노출되는 건 아니다. 현재 위챗 유저 중 1%(그래도 963만 명이다)에게만 서비스가 노출되고 있다. 향후 점진적으로 서비스를 개방할 예정이다.

위챗이나 QQ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보험 서비스 웨이바오. [사진 웨이바오 홈페이지]

위챗이나 QQ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보험 서비스 웨이바오. [사진 웨이바오 홈페이지]

앞으로 메신저 위챗과 QQ를 통해 보험을 들고, 조회하고, 보상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모든 것을 연결(连接一切)하는 것을 지향하는 텐센트 다운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웨이바오가 보유한 가장 큰 장점은 9억 6300만 명(MAU)에 달하는 위챗의 방대한 유저다. QQ 유저도 8억 5000만 명에 육박한다. 메신저를 통해 얼마나 보험에 가입할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건 보험이 중국인의 일상 속으로 스며든다는 점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보험 시장 비중(4.2%)은 선진국 수준(미국 7.3%)에 크게 못 미친다. 그래서 텐센트처럼 중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깊게 파고든 ICT 기업에 기회가 많다.

ICT 기업이 간편하고 저렴한 온라인 보험 상품을 내놓는다면 중국 민간 보험 시장 파이가 자연스레 커질 것이라는 게 현지 업계의 중론이다.

위챗의 월 활성 이용자(MAU)는 9억 6300만 명에 육박한다. 중국인의 일상 속에 완전히 자리 잡았다. [사진 셔터스톡]

위챗의 월 활성 이용자(MAU)는 9억 6300만 명에 육박한다. 중국인의 일상 속에 완전히 자리 잡았다. [사진 셔터스톡]

텐센트는 우선 건강보험에 주목했다. 비교적 소액이면서 커버리지가 넓어 온라인으로 잘 팔리기 때문.

실제로 중국 보험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인이 납부한 인터넷 건강보험료는 34억 5000만 위안(약 5812억 원)에 달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9%나 증가한 수치다.

텐센트가 이번에 위챗을 통해 처음 선보인 보험 상품도 웨이이바오(微医保)라는 의료보험이다. 마오쩌둥의 손녀사위 천둥성(陈东升)이 운영하는 타이캉(泰康)보험 산하 인터넷 보험업체 타이캉짜이셴(泰康在线)이 기획한 상품.

웨이이바오는 최저 100위안(1만 7000원) 납부로 600만 위안(10억 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질환이 의심되는 가입자의 경우 진찰을 빠르게 받을 수 있는 퀵 진찰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눈에 띈다.

콰이페이(快赔), 산페이(闪赔), 즈페이(直赔)라는 새로운 개념도 내놓았다.

지급 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빠르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가령 '산페이'의 경우 퇴원 즉시 보험금이 지급되며, 즈페이는 지급 신청을 하면 0초 만에 계좌에 보험금이 입금되는 서비스다.

공식계정인 위챗 스포츠(微信运动)와 연동되는 점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위챗 스포츠를 팔로우하고 8000보를 걸으면 현금이나 다름없는 훙바오(红包)를 지급받을 수 있다.

위챗 공식계정 중 하나인 위챗스포츠. 하루에 얼마만큼 걸었는지 친구들과 대결할 수 있다. [사진 www.miui.com]

위챗 공식계정 중 하나인 위챗스포츠. 하루에 얼마만큼 걸었는지 친구들과 대결할 수 있다. [사진 www.miui.com]

향후 웨이바오는 보험 상품 기획에 심혈을 쏟을 계획이다. 단순한 가격 메리트만으로 승부를 하지 않겠다는 거다.

각 보험 종류마다 2~3개의 상품만 출시할 계획으로, 불필요한 조항은 없애고 보장 커버리지는 최대한 늘릴 생각이다. 이용자 수요에 맞춘 철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웨이바오의 회장 겸 CEO는 류자밍(刘家明)이다. 그는 중국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위뱅크(微众银行) 출범을 도운 텐센트 핀테크 사업의 중역이다. 텐센트는 지분 30%를 보유한 위뱅크의 최대주주다.

2014년 출범한 위뱅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은 24억 5000만 위안, 순이익은 169% 급증한 4억 100만 위안에 육박했다. 총자산은 520억 위안 수준이다. 가히 핀테크 공룡이라 할 수 있다. 위뱅크의 성공으로 미루어볼 때 이번 위챗 보험 서비스도 상당한 선방을 할 것으로 보인다.

류자밍 웨이바오 CEO. [사진 중국보험보]

류자밍 웨이바오 CEO. [사진 중국보험보]

하지만 알아야 할 건 웨이바오는 단순한 인터넷 보험사가 아니다. 플랫폼이다. 텐센트가 잘 하는 그 플랫폼 말이다. 그래서 웨이바오의 목표는 더 많은 금융사와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다. 이번에는 타이캉보험과 손을 잡았지만, 다음에 출시될 상품은 다른 보험사의 것일 가능성이 크다.

모바일 보험에 눈독 들이는 건 비단 텐센트뿐만이 아니다. 중국 대표 인터넷 공룡 바이두, 알리바바, 징둥도 모두 보험업에 진출했다.

일단 시장 전망이 좋다.

중국 화싱캐피탈은 2020년 중국 인터넷 보험 시장 규모가 최대 1조 7500만 위안(약 166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5년 대비 15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2016년 말 기준 중국 보험업계 보험료 수입은 3조 위안(503조 5200억 원)을 웃돌았다. 이중 인터넷 보험료 수입은 2348억 위안(약 40조 원)으로, 7.6% 비중에 그친다.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 이에 더해 빅데이터 등 기술의 발달로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알리페이 보험 상품. 자동차/사고/건강/여행/생명/재산/기업/공익 등 종류가 다양하다. 심지어 연애 보험도 있다. [사진 www.chinaz.com]

알리페이 보험 상품. 자동차/사고/건강/여행/생명/재산/기업/공익 등 종류가 다양하다. 심지어 연애 보험도 있다. [사진 www.chinaz.com]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 산하 핀테크 관계사 앤트파이낸셜의 경우 앞서 4월 알리페이를 통해 기발한 보험 상품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세계 1위 모바일 페이먼트 알리페이의 가입자 수는 4억 명을 웃돈다.

알리페이의 이 보험은 오프라인 상점에서 알리페이로 결제할 때마다 건강보험 보장액이 자동으로 적립된다. 적립금은 결제 액수가 아닌 결제 횟수에 따라 적립되는데, 하루 최대 3회 적립이 가능하다.

가입 후 보장 기간은 1년. 이 기간 25종 중질환에 걸릴 경우 알리페이가 보험금을 지급한다. 보험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이 덕에 출시 후 20일 만에 가입자 130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더불어 가입자의 대부분이 20대 사회 초년생이었다.

물론 보험금 상한선은 2000위안, 우리 돈으로 34만 원이다. 중질환 치료에 턱 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따라서 이 상품의 목적은 알리페이에서 판매하는 다른 모바일 보험 상품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알리페이에는 이미 건강, 사고, 여행, 재산, 생명, 자동차 등 다양한 모바일 보험 상품이 많다.

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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