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부는 ‘중국어 붐’, 중국어 수업 초등학교 탄생

중앙일보

입력 2017.11.10 15:04

업데이트 2017.11.27 16:45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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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 중국어 ‘붐’이 일고 있다. 영국에 중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가르치는 학교가 들어섰다.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영유아 및 초등학생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학교는 최초다.

켄싱턴 웨이드 사립학교 모습 [사진: 학교 홈페이지]

켄싱턴 웨이드 사립학교 모습 [사진: 학교 홈페이지]

지난 9월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켄싱턴 웨이드 사립학교가 3세에서 11세까지 영유아 및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모국어인 영어와 중국어 총 2개의 언어로 모든 수업을 진행한다.

외국어 학습에만 중국어를 활용하는 건 아니다. 고대 한어를 비롯해 중국 노래, 태극권, 서예 등 중국 사회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과목을 마련했다. 특히 수학의 경우 중국식 교수법을 도입했다. 중국 본토 학생들이 쓰는 수학 교재까지 따로 들여올 정도다.

비록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지만, 이를 통해 동·서양의 서로 다른 교육방식을 접하면 지식의 폭을 한층 더 넓힐 수 있을 것으로 학교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더 나아가 모든 졸업생이 제2외국어인 중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국식 수학 교육을 위해 상하이 수학 가이드북으로 발행된 교재 <이커이롄> [사진: 바이두]

중국식 수학 교육을 위해 상하이 수학 가이드북으로 발행된 교재 <이커이롄> [사진: 바이두]

수학교육의 경우 중국식 교수법 전수를 위해 현지에서 직접 들여온 교재를 사용한다. 이는 동서양의 다른 교육방식을 통해 학생들이 지식과 판단력을 넓히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처럼 어린 나이부터 점진적으로 몰입 학습법을 진행해 제2외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이 학교의 설립 취지다.

특별한 커리큘럼을 갖춘 만큼 학비도 만만치 않다. 1년 학비 1만 7000파운드, 한국 돈 2500만 원이 넘는다. 영국 중상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설립을 추진한 이유도 크다.

물론 현재까지 학생 수는 많지 않다. 정원은 총 15명. 구성을 보면 화교 20%, 혼혈(한쪽 부모가 중국인) 50%, 영국인 20%로 구성돼 있다. 학비도 비싸다. 1년 학비 1만 7000파운드, 한국 돈으로 2500만원이 넘는다. 중상층 자제를 주요 모집 대상으로 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도 입학 문의가 폭주했고, 경쟁률 또한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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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종주국인 영국에
중국어로 수업하는 학교가 생겼다?

그만큼 영국 정부가 중국어 교육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국 정부는 2020년까지 매년 1000만 파운드(약 140억원)를 투자해 5000여 명 이상의 젊은이가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게 만든다는 구상이다. 영국 국적을 가진 전문 중국어 강사도 100명 이상 육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영국 공립학교는 물론 사립학교까지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아 벌써 34개 학교가 동참하고 있다. 학부모의 관심도 한몫했다. 영국문화교육협회는 “영국 학부모 중 57%가 중국어 능력이 아이들 장래에 매우 유용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규 교육과정에 중국어가 포함되길 바라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런 높은 관심과 호응에 학교 측도 수년 내에 정원을 500명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중국어 과정만 따로 운영하는 고등학교도 늘고 있다. 영국 내 사립고등학교는 이미 절반(45%)에 가깝고, 중국어 과정을 개설하는 공립 고등학교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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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능력시험(HSK) 응시자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국가한반주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HSK를 본 학생 수는 6237명으로 6년 전인 2011년보다 5배나 늘었다. 리팅 국가한반주 영국대표처시장개척부 책임자는 “최근 몇 년간 중국어를 배우려는 영국인이 계속 늘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해왔고, 양국 관계가 우호적인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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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영국 총리가 중국어 교육 열풍에 불을 댕긴 일도 있었다. 2013년 중국 청두를 찾은 데이비드 카메룬 전 영국 총리는 연설에서 “불어를 버리고, 중국어를 공부하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만델라의 말까지 인용해 이렇게 덧붙였다.

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언어를 알아야 한다. 영국인들이 전 세계 발전에 가장 빠른 경제권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길 바란다. 전통적으로 배워온 불어나 독일어가 중국어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중국어를 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미래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끄는 일이다.

차이나랩 선우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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