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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정복 불가능은 없다"|국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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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최근 들어 경제의 꾸준한 성장과 궤를 같이하면서 국내의 의학기술도 눈부신 발전상황을 보이고 있다. 각종 암과 성인병 등의 난치병, 또는 불치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각종 의학기술이 선진수준에 근접했거나 충분히 어깨를 겨룰 수준까지 온 분야도 있고 일부 기기의 경우는 그 성능이 선진국의 제품을 능가하는 것도 있을 정도다. 특히 올해를 포함한 향후 2∼3년간 국내 의학계는 현재 난치병과 불치병으로 고생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회복과 치료의 희소식을 전해줄 연구결실을 차근차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요즘 국내의 병원에서, 연구소에서, 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별 첨단의학기술 연구과제와 이에 따른 각종 질병의 진단 및 치료전망, 선진각국의 현황 등을 점검한다.<편집자 주>

<암>
아직까지도 난치병으로 정복되지 않고 있는 각종 암의 치료를 위한 노력은 국내환자의 급증추세에 따라 다각적인 방법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 중에서 온열치료법은 작년에 기기가 개발돼 이미 임상실험에서 성능의 우수성이 입증됐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될 것으로 전망되는 대표적인 최신 치료법.
수술요법·방사선요법·항암제요법에 이어 이른바 제4의 암 치료법으로 불리는 이 치료법은 암 부위를 고주파에 의해 섭씨 42∼45도까지 높여줌으로써 암종을 소멸 또는 증식 억제시키는 방식으로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이미 하나의 치료법으로 정착되어있는 요법이다.
84년 연세대 이공대 박민용 교수(전자공학)와 연세 암센터, 녹십자의료공업이 공동으로 기기 개발에 착수, 작년 6월 완전 국산화에 성공함으로써 보급되기 시작한 이 기기는 작년 말까지 난치 암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연세 암센터에서 실시한 임상실험결과 80%의 호전률을 보여 새로운 암 치료법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현재 전주예수병원과 연세암센터에 각각 설치돼있고 올해 10대가 더 설치될 예정으로 있는 이 온열 암 치료기는 기존의 일제 기기보다 온도상승률이 우수하고 환자에 고통을 덜 주면서도 값은 절반수준(2억원 대)으로 수출전망도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전이나 재발된 암·심부암에도 효과가 큰 것이 특징.
한편 인하대 공대 홍승홍 교수도 현재 국산 온열 치료기를 개발 중에 있다.
새로운 항암제의 개발 및 적용시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암 치료분야 과제.
아주대 공대 한보섭 교수(화공과)는 전혀 새로운 화학제제의 항암제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데 올해 말 아니면 내년 초쯤부터 임상실험에 들어가 악성 임파종·유방암·위암·수술이 불가능한 암·전이성 암 등에 시험투여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유전공학센터가 작년 5월에 개발한 인터로이킨-2라는 인체 면역물질은 현재 경기대 암센터에서 위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에 들어가 있고 서울대 의대에서 효능점검 기초실험 중에 있는데 올해부터는 투여대상을 더 늘리기로 했다.
이 약제는 미 국립보건원(NIH)에 의뢰한 실험결과 효능이 좋고 독성이 거의 없어 우수한 약제로 평가됐는데 외국에서 수입할 경우 1g당(환자 20명에 1개월간 투여가능) 18억원이나 되는 비싼 치료제다. 국산제품의 제조원가는 g당 2천만원 수준으로 싼편.
국내 개발약제는 아니지만 새로운 항암제를 써서 처음으로 다른 암에 투여하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연세암센터 노재경 교수는 1월초부터 엘립티눔이라는 프랑스제 약제를 전이성 위암환자 25명에게 투여하기 시작한다.
이 약제는 유럽에서 전이성 유방암에 적용, 40%의 치료율을 보인 획기적 치료제로 시험투여 성과가 좋을 경우 우리 나라 사람에게 많은 위암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다.
86년 5월 이 센터의 서정호 교수팀이 개발한 혈관조영제를 이용한 미사일식 간암 치료법도 1년 생존율 70%의 우수한 효능을 보여 올해부터 보편화 될 예정인데 골수암이나 자궁암, 간으로 전이된 암 등에도 적용하게된다.
한편 서울대 의대의 서정선 교수(암센터·생화학)가 암의 발생기전을 풀 물질로 여겨지는 언코진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유전공학>
첨단과학기술인 이 분야에서의 질병퇴치와 정밀진단을 위한 노력은 비록 선진 외국보다 출발은 10여년 정도 늦었지만 기존에 습득한 기초기술을 토대로 실용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국내 의료계는 물론 세계의 의료발전에도 기여가 기대되고있다.
생체 내 물질인 DNA의 재 조합, 또는 조작 등의 유전공학기법을 써서 난치·불치병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물질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응용분야의 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원 유전공학센터의 경우 작년에 개발 완료한 암 치료제 인터로이킨-2의 수율 제고와 본격적인 보급을 겨냥한 공정개선을 계속하고 있고, 여기에 림포톡신이라는 또 다른 암 치료제의 제조도 1∼2년 안에 실용화를 위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또 이 연구소 이대실 박사팀(분자생물학연구실)은 인슐린의 개발을 이미 완료하고 금년내에 시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어 고질 성인병인 당뇨병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되고있고 수술시 출혈을 단시간에 완벽하게 막는 지혈제도 올해 안에 시판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는 간염 치료제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백신의 개발도 올해 착수할 연구 과제.
한문희 연구센터 소장에 따르면 AIDS 백신의 경우 미국·프랑스 등 선발그룹보다 시작은 늦었지만 기초 기술과 필요 유전자를 보유하고있어 거의 같은 시간대에 개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에서는 동아제약과 (주)녹십자가 올해 중에 유전공학적으로 제조한 AIDS 진단시약을 시중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장기>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새로운 첨단의료기기의 개발과 질병 또는 사고로 훼손된 각종 장기를 대체할 인공장기의 제조가 이 분야에서의 주요 과제.
가장 활발한 추진력을 보이는 서울대 의대 의공학과의 경우 작년에 처음 개발한 한국형 인공심장의 동물임상실험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하려는 계획이 돋보인다.
85년 개발에 착수해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완성된 한국형 인공심장은 한국인의 체형특성 및 심장크기 등을 감안해 최적의 모델로 설계된 것으로 기존의 외국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는 공기 압축형이 아닌 모터 구동형으로 간편하고 이동도 가능해 미래형 인공심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개발책임자인 민병구 교수는 이 인공심장의 특허를 이미 미국에 출원해놓고 있다고 밝혔는데 모터구동형 인공심장은 미국·일본·서독·소련 등에서도 아직까지 확실한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성능을 좀더 향상시키고 임상실험을 충분히 실시한 후엔 국내뿐 아니라 외국의 심장질환자 구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대 민 교수팀이 진행중인 또 하나의 주요과제는 X선 촬영 등 각종 촬영진단의 디지틀화. 「영상저장 운반 시스팀」(PACS)으로 불리는 이 시스팀은 필름이나 화면에 나타난 영상을 토대로 질병의 이환여부나 질환정도를 판독하는 것이 아니라 촬영자료를 숫자화된 자료로 바꾸어 컴퓨터를 써서 그 수치를 근거로 진단소견을 가려내는 기법이다.
이 방법을 보편화 할 경우 환자나 건강진단 피검자가 굳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을 찾지 않고도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예컨대 시골보건소에서 어떤 사람이 X선 촬영을 했다면 그 사람의 X선 촬영자료를 디지틀화해서 대도시 또는 서울의 대학병원과 연결된 전산망·전화망을 통해 보내게되고 자료를 받은 병원 측에서는 그 분야의 전문의가 정확한 판단을 내서 다시 전산망·전화망을 통해 소견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진료의 질을 높이면서도 대형병원 선호현상을 줄일 수 있고 자료의 보관·운송 및 관리도 간편해지게 된다.
현재 20여명의 기존환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운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새로운 진단 및 의료관리 시스팀으로 정착하게 될 것 같다.
간 부위의 조직특성을 판독해서 간 질환의 이환 및 병발부위를 정확히 알아내도록 하는 초음파 진단기의 개발도 민 교수팀의 연구과제로 2∼3년 안에 개발을 목표로 하고있다.
이밖에 한국과학기술원 조장희 박사(전기전자공학과)가 국산 자기공명 촬영장치(MRI) 개발(83년)에 이어 다음세대 기기인 초전도 자기공명 촬영장치의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한편 연세대 의대 김원기 교수(의용공학과)는 수술환자나 무의식의 중환자를 원격 감시하는 장치의 질적인 향상을 추진하고있다.

<진단 방사선>
대부분의 심혈관계 질환, 특히 뇌경색·다발성 뇌경화증 등의 뇌질환 등 지금까지 정밀한 진단과 부외검색이 쉽지 않았던 질환의 진단정확도를 높이는 시도가 올해부터는 실효를 보게된다.
국산 자기공명 촬영장치(MRI)의 보급이 가속화되고 이 장치를 통한 진단기법의 수준향상이 이루어졌기 때문.
종래의 초음파나 CT 촬영기기로는 쉽지 않았던 뇌나 심장·혈관 등의 질환에 대한 MRI분석기법이 서울대 의대 한만청 교수팀에 의해 정착돼 이들 질환에 대한 조기 정밀진단 및 안전성과 간편성까지 보장할 수 있게된 것.
내년까지 10여대가 보급될 것으로 보여지는 국산 MRI 기기는 앞으로 3∼4년 안에 진단분석법을 더 발전시키면 심혈관 계통의 질환뿐 아니라 척추질환·근육질환·기타 다른 질환의 조기 정밀진단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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