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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인 듯 탈당 아닌 탈당 같은 주호영…원내대표 안 그만두나, 못 그만두나

중앙일보

입력

탈당인 듯 탈당 아닌 탈당 같은 상태.

9일 바른정당 탈당파 8인이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가운데 바른정당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어색한 동거를 두고 나오는 말이다.

주 원내대표는 대표 권한대행을 겸직한 원내대표로서 바른정당의 서열 1위다. 하지만 주 원내대표는 탈당계를 13일 제출하지만 이미 6일 탈당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취재진에 답변하는 주호영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국회 대표실에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11.8   srbae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취재진에 답변하는 주호영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국회 대표실에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11.8 srbae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때문에 7일 바른정당 비공개 의원간담회 때 주 원내대표는 회의장 맞은편인 원내대표실에 있었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9일 열린 최고위원·당대표 후보 연석회의에도 불참했다. 권오을 최고위원은 “당 대표 대행이 탈당했고 다른 최고위원님은 전당대회 후보로 나섰기에 제가 (회의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 의원(오른쪽)들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바른정당 탈당에 동참하기로 한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오른쪽부터 반시계방향으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정운천, 하태경 최고위원, 김세연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 의원(오른쪽)들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바른정당 탈당에 동참하기로 한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오른쪽부터 반시계방향으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정운천, 하태경 최고위원, 김세연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주 원내대표의 자격 논란이 본격화된 건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국빈만찬 참석 여부를 두고서다. 주 원내대표는 당 대표 겸 원내대표로 만찬에 참석한다고 통보한 상태였다. 6일 주 원내대표가 탈당 선언하고 다음날이자 만찬 날인 7일 오전부터 당내에서 “자격이 없다”는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당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사진을 찍으려고 탈당을 미룬 게 아니냐‘는 험한 말까지 나왔다. 유승민 의원도 “국민들께서 판단해 주실 것”이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주 원내대표는 만찬에 불참했다. 하지만 8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 후 진행된 4당 원내대표 회동엔 참석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취재진은 물론 일부 당직자들도 시시때때로 주 원내대표의 ‘탈당’ 여부를 체크하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억울해 한다.
주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식사를 한 번 하는 게 뭐 그리 대수겠냐”며 “이미 오래 전에 확정된 만찬 명단에 들어가 있는데, 갑자기 빠져버리면 큰 외교적 결례가 되기 때문에 참석하려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13일까지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는 데 대해서도 “원내대표로서 예결위 활동이나 상임위 조정 등 해결하고 가야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 중간에 이걸 새 대표에게 던지고 가기보다는 마지막 책임을 다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탈당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한다’는 게 주 원내대표의 입장이다.

8일 열린 교섭단체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열린 교섭단체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치러질 전당대회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대표 권한대행 자격으로 전대까지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현재는 한 발 물러섰다. 주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당헌·당규 상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주 원내대표가 물러나면 전당대회에서 현 최고위원 중 득표율 1·2위 순서대로 주재하게 돼 있다”며 “그런데 이에 해당하는 하태경·정운천 의원 모두 전당대회에 출마해 (주재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직 바른정당에서는 딱히 연락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 관계자는 “주 원내대표가 물러나면 전당대회 차점자 순으로 권오을 최고위원이 전당대회를 주재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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